A small boy clutching a Negro woman’s hand walked toward us.
한 꼬마 아이가 흑인 여성의 손을 꼭 쥔 채 우리 쪽으로 걸어왔어.
젬이 혼혈 아이들에 대해 한창 썰을 풀고 있는데, 마침 저 멀리서 한 아이가 다가오는 장면이야. 마치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는 상황인 거지.
He looked all Negro to me: he was rich chocolate with flaring nostrils and beautiful teeth.
내가 보기엔 영락없는 흑인 아이였어.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예쁜 치아를 드러낸, 아주 진한 초콜릿 빛 피부를 가진 아이였지.
스카우트가 아이를 아주 자세히 관찰하고 있어. 젬이 '혼혈'이라고 설명했는데, 아이 눈에는 그냥 100% 흑인처럼 보여서 의아해하는 중이야.
Sometimes he would skip happily, and the Negro woman tugged his hand to make him stop.
가끔 아이가 신이 나서 폴짝거리면, 그 흑인 여성이 아이를 멈추게 하려고 손을 잡아끌었어.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싶어 하지만, 함께 있는 여성은 주위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아이를 자제시키려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야.
Jem waited until they passed us. “That’s one of the little ones,” he said.
젬은 그들이 우리 곁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했어. "쟤가 바로 그 어린애들 중 하나야."
젬은 예의를 차리는 건지, 아니면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들이 멀어질 때까지 기다려. 그러고는 아까 설명하던 혼혈 아이의 예시로 쟤가 바로 그 아이라고 콕 집어 말해주는 거야.
“How can you tell?” asked Dill. “He looked black to me.”
“그걸 어떻게 알아?” 딜이 물었어. “내가 보기엔 그냥 흑인 같았는데.”
젬이 아까 지나간 꼬마가 혼혈이라고 하니까, 딜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던진 말이야. 겉모습만 봐서는 도저히 구분이 안 가니까 딜 입장에서는 네가 무슨 투시력이라도 있냐는 식이지.
“You can’t sometimes, not unless you know who they are. But he’s half Raymond, all right.”
“가끔은 알 수 없을 때도 있어, 그게 누구 자식인지 모른다면 말이야. 하지만 쟤는 레이먼드네 자식이 확실해.”
젬이 척척박사 모드를 가동해서 딜의 의문을 잠재우려 하고 있어. 겉모습이 중요한 게 아니라 '족보'를 꿰고 있어야 진정한 메이콤 전문가라는 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지.
“But how can you tell?” I asked. “I told you, Scout, you just hafta know who they are.”
“하지만 대체 어떻게 아냐니까?” 내가 물었어. “말했잖아, 스카우트, 그냥 걔들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니까.”
스카우트는 집요해.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가면 끝까지 물어보는 성격이거든. 젬은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알아야 되는 거야!라며 대충 뭉개버리려는 중이야. 전형적인 현실 남매의 모습이지.
“Well how do you know we ain’t Negroes?” “Uncle Jack Finch says we really don’t know.
“음, 그럼 우리가 흑인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아?” “잭 핀치 삼촌이 그러는데, 우린 진짜로 모르는 거래.”
스카우트의 팩트 체크... 가 아니라 날카로운 질문이 터졌어! 겉모습으로 모르는 거면 우리 핏줄에도 흑인이 섞여 있을지 누가 아냐는 거지. 잭 삼촌의 엉뚱하면서도 심오한 대답이 백미야.
He says as far as he can trace back the Finches we ain’t,
삼촌 말로는 핀치 가문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확인해 볼 수 있는 데까지는 우리가 흑인이 아니래.
잭 삼촌이 우리 집안 족보를 아주 탈탈 털어봤나 봐. 일단 기록상으로는 흑인 피가 안 섞였다고 하니 안심(?)하라는 뉘앙스지. 하지만 이 말은 곧 '기록 너머'는 아무도 모른다는 복선을 깔고 있어.
but for all he knows we mighta come straight out of Ethiopia durin‘ the Old Testament.”
하지만 삼촌이 아는 바로는 우리가 구약성경 시대에 에티오피아에서 곧장 건너왔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기록 이전의 아주 먼 옛날로 가면 또 모른다는 잭 삼촌의 엉뚱한 농담이야. 인류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모두가 아프리카에서 왔을 수도 있다는 심오한 떡밥을 던지며 은근슬쩍 인종차별의 허무함을 꼬집고 있어.
“Well if we came out durin‘ the Old Testament it’s too long ago to matter.”
“글쎄, 우리가 구약성경 시대에 왔다면 그건 너무 오래전 일이라 상관없잖아.”
스카우트의 초강력 논리 등장! 수천 년 전 조상까지 따지면 끝도 없는데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냐는 거지. 아주 현실적이고 쿨한 반응으로 젬의 진지한 얘기를 한 방에 정리해버려.
“That’s what I thought,” said Jem, “but around here once you have a drop of Negro blood, that makes you all black. Hey, look—”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젬이 말했어. “하지만 이 동네에선 흑인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그건 그냥 흑인인 거야. 야, 저기 봐—”
젬은 동생의 논리에 동의하면서도 메이콤의 가혹한 현실을 짚어줘. '한 방울의 원칙(One-drop rule)'이라는 당시 남부의 차별적인 사회 인식을 꼬집는 씁쓸한 장면이지. 그러다 갑자기 광장에 사람들이 흩어지는 걸 보고 화제를 전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