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that it was happening, though, I accepted it with equanimity. There was a certain pleasure in ceding control.
하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자 나는 담담하게 그것을 받아들였어. 통제권을 넘겨주는 데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었거든.
기억들이 제멋대로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포기하면 편하다는 걸 깨달은 엘리너의 심리야. 항복 선언인데 왠지 모를 해방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지.
“Mummy. She’s angry. Mummy was sleeping but we’ve woken her up again. Mummy’s had enough of us now.”
엄마. 엄마가 화났어. 엄마는 자고 있었는데 우리가 다시 깨워버렸어. 이제 엄마는 우리한테 질려버린 거야.
엘리너가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서 엄마에 대한 공포를 쏟아내는 장면이야. 아이 같은 말투지만 내용은 아주 섬뜩하고 긴장감이 넘쳐.
I feel tears on my cheeks as I relate this, but I don’t feel particularly sad. It’s as though I’m describing a film.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뺨에 눈물이 흐르는 게 느껴지지만 딱히 슬프지는 않아. 마치 영화 한 편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거든.
자신의 비극적인 과거를 말하면서도 마치 남의 이야기처럼 느끼는 엘리너의 해리 현상을 보여줘. 슬픔조차 객관화해서 보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지.
“That’s great, Eleanor, you’re doing really well,” Maria said. “Can you tell me more about Mummy?” My voice is tiny.
“잘하고 있어, 엘리너. 아주 잘하고 있단다,” 마리아가 말했다. “엄마에 대해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니?” 내 목소리는 아주 작다.
상담 선생님 마리아가 엘리너의 아픈 기억을 조심스럽게 꺼내려고 우쭈쭈 해주는 장면이야. 엘리너는 지금 겁을 잔뜩 집어먹어서 목소리가 모기만 해진 상태지.
“I don’t want to,” I say. “You’re doing great, Eleanor. Let’s try to keep going. So, about Mummy... ?”
“하기 싫어요,” 내가 말한다. “잘하고 있어, 엘리너. 계속 노력해 보자. 그래서, 엄마는...?”
싫다는 엘리너와 어떻게든 상담을 진전시키려는 마리아의 집요한 밀당이야. 마리아의 인내심이 거의 보살급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지.
I said nothing for the longest time, allowing my mind to wander where it needed to go in that house,
나는 아주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내 마음이 그 집 안에서 가야 할 곳으로 흘러가게 두었다.
침묵 속에서 엘리너의 정신이 과거의 트라우마가 서린 집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있어. 뇌가 자동 항법 장치를 켜고 어두운 기억의 심연으로 들어가는 아주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지.
letting the memories out like trapped birds. Finally, I whispered. Two words. “Where’s Marianne?”
갇혀 있던 새들처럼 기억들을 풀어주었다. 마침내, 나는 속삭였다. 딱 두 마디. “매리앤은 어디 있죠?”
꾹꾹 눌러 담았던 기억들이 파다닥 튀어나오는 해방의 순간이야. 그리고 마침내 터져 나온 의문의 이름, '매리앤'. 여기서 소름이 쫙 돋아야 하는 아주 중요한 반전 포인트지.
Sunday. I had to leave the house at twelve to meet Raymond for lunch.
일요일. 레이먼드랑 점심 먹으려고 12시에 집을 나서야 했어.
평소라면 술 마시고 누워 있었을 일요일인데, 이제 레이먼드라는 소중한 친구와 약속도 잡고 외출 준비를 하는 엘리너의 인간다운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야.
Glen was dozing in her new bed, and I used the camera function on my mobile telephone to take some more shots of her.
글렌은 새 침대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나는 휴대폰 카메라 기능으로 글렌 사진을 좀 더 찍었어.
고양이 글렌이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참지 못하고 셔터를 눌러대는 엘리너의 '프로 집사'다운 면모가 돋보여. 'mobile telephone'이라고 풀네임을 쓰는 엘리너의 진지함이 웃음 포인트지.
In the final picture, she had one paw covering her eyes as if to block out the light.
마지막 사진에서 글렌은 마치 빛을 가리려는 듯 한쪽 앞발로 눈을 가리고 있었어.
고양이가 자다가 눈부셔서 앞발로 얼굴을 가리는 소위 '눈가리기 샷'을 묘사하고 있어. 엘리너의 마음이 완전히 녹아내리는 순간이지.
I knelt down on the floor beside her and buried my face in the biggest patch of fur.
나는 글렌 옆 바닥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서 가장 털이 수북한 곳에 얼굴을 파묻었어.
이건 고양이 집사들이라면 참을 수 없는 유혹이지. 엘리너가 글렌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고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극강의 친밀감을 표현하는 장면이야.
She wriggled slightly, then increased the volume of her purring. I kissed the softness on the top of her head.
그녀는 살짝 꿈틀대더니 골골송 소리를 키웠어. 난 그녀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그 부드러운 부분에 입을 맞췄지.
엘리너가 고양이 글렌이랑 꽁냥꽁냥하는 중이야. 고양이 집사라면 이 촉감과 소리 그리고 정수리 냄새는 절대 못 참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