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stitutional corridors with floral friezes and Artex ceilings down which I have walked in my life are legion.
내 인생에서 걸어온, 꽃무늬 띠벽지와 아텍스 천장이 있는 시설 복도들은 셀 수 없이 많아.
엘리너가 거쳐온 수많은 위탁 가정이나 공공기관의 전형적인 인테리어를 회상하는 거야. 촌스러운 꽃무늬 벽지를 보며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반추하는 셈이지.
I knocked on the door—thin plywood, gray, no nameplate—and, too quickly, as though she had been standing right behind it,
나는 얇은 합판으로 된, 이름표도 없는 회색 문을 두드렸고, 마치 그녀가 바로 문 뒤에 서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도 빨리,
문을 똑똑 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벌컥 열리는 상황이야. 엘리너는 상담사가 문 뒤에서 대기 타고 있었나 싶어서 소름이 살짝 돋은 상태지.
Maria Temple opened it and invited me in.
마리아 템플이 문을 열고 나를 안으로 들였어.
드디어 운명의 첫 상담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야. 마리아 템플이 엘리너를 자기 공간으로 정식으로 초대한 셈이지.
The room was tiny, a dining chair and two institutional armchairs (the wipe-clean, uncomfortable kind)
방은 코딱지만 했고 식탁 의자 하나랑 공공기관에서나 쓸 법한 안락의자 두 개가 있었어. (닦기만 하면 되는 불편한 스타일 말이야)
상담실에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거의 80년대 취조실 급으로 삭막한 상황이야. 엘리너의 인내심이 테스트받고 있지.
arranged opposite a small, low table, on which was placed a box of nonbranded “man-size” tissues.
작고 낮은 탁자 맞은편에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이름도 없는 맨사이즈 티슈 한 상자가 있었지.
엘리너는 지금 이 구린 가구 배치와 뜬금없는 거대 티슈의 존재에 어이가 털린 상태야.
I was momentarily thrown. Their noses are, with a few exceptions, more or less the same size as our own, are they not?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했어. 몇몇 예외를 빼면 그들의 코도 우리 코랑 거의 비슷한 크기잖아 안 그래?
'남자용 티슈'라는 단어에 꽂혀서 갑자기 인류학적인 고민에 빠진 엘리너의 모습이야. 엉뚱함이 폭발하지.
Did they really need a vastly bigger surface area of tissue, simply because they were in possession of an XY chromosome?
단지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나 훨씬 더 넓은 티슈 면적이 정말로 필요했던 걸까?
남자가 티슈를 많이 쓰는 이유를 오직 코 크기와 염색체로만 해석하려는 엘리너의 순수한 뇌구조가 돋보여. 우린 다른 이유를 알지만 말이야.
Why? I suspected that I really did not want to know the answer to that question.
왜일까? 그 질문의 답을 정말 알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남성용 티슈의 용도에 대해 깊게 파고들려다가,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브레이크를 밟는 장면이야.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면 피곤해진다는 걸 엘리너도 본능적으로 아는 거지.
There was no window, and a framed print on the wall (a vase of roses, made using a computer by someone who was dead inside)
창문은 없었고, 벽에 걸린 액자(영혼 없는 인간이 컴퓨터로 대충 만든 장미 꽃병 그림)는
상담실 인테리어가 엘리너 눈에는 거의 공포물 수준인 거야. 감수성 1도 없는 사람이 찍어낸 듯한 조악한 그림을 보며 엘리너의 안구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어.
was more offensive to the eye than a bare wall. “You must be Eleanor?” she said, smiling.
그냥 빈 벽보다 눈에 더 거슬렸다. “당신이 엘리너군요?”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벽이 나을 정도로 그 그림이 꼴 보기 싫다는 뜻이지. 그 와중에 상담사는 친근하게 말 거는데, 엘리너는 이미 그림 때문에 기분이 상할 대로 상했어.
“It’s Miss Oliphant, actually,” I said, taking off my jerkin and wondering what on earth to do with it.
“실은 올리펀트 양이라고 불러주세요.” 내가 말하며 겉옷을 벗었고, 도대체 이걸 어디다 둬야 할지 고민했다.
초면에 바로 이름 부르는 상담사에게 '선 넘지 마'라고 정색하며 성으로 불러달라는 엘리너식 방어 기제야. 옷 하나 벗어두는 것도 이들에겐 엄청난 고뇌의 연속이지.
She pointed to a row of hooks on the back of the door,
그녀는 문 뒤쪽에 일렬로 늘어선 고리들을 가리켰다.
옷을 어디다 둘지 몰라서 뚝딱거리는 엘리너에게 상담사가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장면이야. 물론 엘리너는 그 고리들조차 맘에 안 들어 하겠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