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kin bag is flawed, speckled with moles, freckles, little broken veins. And scars, of course.
이 가죽 주머니는 결함투성이야. 점이랑 주근깨, 실핏줄 터진 것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지. 그리고 당연히 흉터들도 있고.
피부를 'skin bag'이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이미 자기 혐오의 정점이야. 거울 보면서 예쁜 구석은 안 찾고 단점만 현미경으로 보듯 찾아내고 있어.
I think of a pathologist examining this carcass, noting every detail, weighing each organ. Meat inspection. Fail.
병리학자가 이 시체를 조사하면서 세세한 부분을 다 기록하고 장기 무게를 재는 상상을 해. 고기 검사 결과는 낙제야.
상상이 거의 검안실 수준까지 갔어. 자기를 산 사람으로 안 보고 죽은 고깃덩어리로 보면서 스스로에게 '불합격' 판정을 내리는 자존감 바닥의 상태야.
It is incomprehensible to me now that I could ever have thought that anyone would love this ambulant bag of blood and bones.
누군가가 이 걸어 다니는 피와 뼈다귀 주머니를 사랑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니, 지금의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돼.
술에 취해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야. 자신을 인격체가 아니라 그냥 생물학적인 덩어리로 비하하고 있어.
Beyond understanding. I think of that night—when was it, three days ago, four?—and reach for the vodka bottle.
이해의 범위를 넘어섰어. 3일 전이었나, 4일 전이었나, 그날 밤을 생각하며 보드카 병으로 손을 뻗어.
현실을 직시하기엔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시 술의 힘을 빌려 도망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지.
I retch again, remembering. The day had not augured well from the start.
그 기억에 다시 구역질이 나. 그날은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어.
과거의 기억이 육체적인 통증과 구역질로 이어질 만큼 엘리너에게 큰 트라우마를 주고 있어.
Polly the plant had died that morning. I’m fully aware of how ridiculous that sounds.
그날 아침 반려 식물 폴리가 죽었어. 이게 얼마나 황당하게 들릴지 나도 아주 잘 알아.
식물이 죽은 게 뭐 대수냐고 할 수 있겠지만, 엘리너에게 폴리는 단순한 식물 그 이상의 존재였어.
That plant, though, was the only living link with my childhood, the only constant between life before and after the fire,
하지만 그 식물은 내 어린 시절과 연결된 유일한 살아있는 끈이자, 화재 전후의 삶 사이에서 유일하게 변함없었던 존재였어.
엘리너한테 그 화초는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야. 과거의 끔찍한 사건 속에서도 같이 살아남아 준, 자기 인생의 유일한 증인이자 베프 같은 존재인 거지.
the only thing, apart from me, that had survived.
나를 제외하고 살아남은 유일한 것이었거든.
화재 참사에서 자기 몸뚱이랑 그 화초 딱 두 개만 남았다는 거야. 엘리너한테 이 식물이 동질감을 넘어 운명 공동체처럼 느껴졌을 거라는 게 확 느껴지지?
I’d thought it was indestructible, assumed it would just go on and on, leaves falling off, new ones growing to replace them.
난 그게 절대 죽지 않을 줄 알았어. 잎이 떨어지면 새 잎이 돋아나서 그 자리를 채우며 영원히 계속될 줄로만 생각했지.
식물의 생명력을 과신했다가 뒤통수 맞은 엘리너의 자조 섞인 회상이야. 자기 인생에서 절대 변하지 않을 안식처라고 믿었던 게 무너지는 순간이지.
I’d neglected my duties these last few weeks, too busy with hospitals and funerals and Facebook to water her regularly.
지난 몇 주 동안 내가 할 일을 소홀히 했어. 병원이랑 장례식 그리고 페이스북 하느라 너무 바빠서 규칙적으로 물을 주지 못했거든.
엘리너가 식물을 'her(그녀)'라고 부르는 거 보여? 식물을 인격체로 대하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딴짓하느라 물 주는 걸 까먹어서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는 중이야.
Yet another living thing that I’d failed to look after. I wasn’t fit to care for anyone, anything.
내가 돌보는 데 실패한 또 다른 생명체. 난 누구든, 무엇이든 돌볼 자격이 없었어.
자기가 유일하게 챙기던 화초까지 죽여버렸다는 생각에 엘리너가 자기혐오의 끝판왕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야. 마음이 아주 너덜너덜해졌지.
Too numb to cry, I dropped the plant into the bin, pot, soil and all,
울기엔 너무 무감각해진 채, 나는 그 식물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어, 화분과 흙까지 통째로.
슬픔도 도를 넘으면 눈물조차 안 나오는 법이지. 엘리너는 지금 완전히 영혼이 탈탈 털려서 식물을 그냥 쓰레기 처리하듯 버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