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ought to be a train or a shuttle bus, I thought. It was a place we were all guaranteed to be visiting at some point.
기차나 셔틀버스가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곳은 우리 모두가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방문하게 될 곳이었으니까.
죽음이라는 게 무슨 선택 관광도 아니고 누구나 죽을 땐 여기 올 텐데 셔틀버스 하나 안 굴리는 시스템에 엘리너가 분노하고 있어. 실용주의 끝판왕다운 생각이지.
Raymond paid the driver and we stood for a moment, taking it in. “Ready?” he said. I nodded.
레이먼드가 기사님께 요금을 지불했고 우리는 잠시 서서 그 풍경을 살폈다. '준비됐어?' 그가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택시비 계산하고 내려서 화장장의 우중충한 분위기를 파악하는 중이야. 들어가기 전의 폭풍전야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지?
There were lots of other mourners, moving through the grounds like slow black beetles.
다른 조문객들이 많았는데, 느릿느릿 움직이는 검은 딱정벌레들처럼 경내를 지나가고 있었다.
검은 상복 입고 느릿느릿 걷는 사람들을 딱정벌레 떼로 묘사하는 저세상 감수성 좀 봐. 역시 엘리너는 슬픈 상황에서도 비유가 남달라.
We walked up the path, in silent agreement that we were in no hurry to leave the trees and the roses and the sunshine and go inside.
우리는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는데, 나무와 장미, 그리고 햇살을 뒤로하고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조용한 합의가 우리 사이에 있었어.
장례식장 분위기가 너무 무거우니까 밖의 예쁜 풍경을 핑계 삼아 최대한 늦게 들어가고 싶은 엘리너와 레이먼드의 무언의 밀당 중이야.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지?
A long hearse sat at the front door, and we looked at the coffin, which was covered in wreaths.
기다란 운구차가 정문 앞에 서 있었고, 우리는 화환으로 뒤덮인 관을 바라보았어.
이제 드디어 장례 현장의 핵심 소품들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엄숙해지는 타이밍이지. 길쭉한 운구차를 보며 한 번 더 긴장 타는 엘리너의 시선을 따라가 봐.
A coffin was a wooden box in which Sammy’s corpse would be lying.
관이란 새미의 시신이 누워 있을 나무 상자였어.
관이라는 단어를 굳이 '나무 상자'라고 아주 건조하게 정의 내리는 엘리너의 이성적인 태도 보이지? 슬픔을 감당하기 힘드니까 사물을 아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What was he wearing in there? I wondered. I hoped it was that nice red jumper; cozy, smelling of him.
그는 저 안에서 무엇을 입고 있을까? 나는 궁금해졌어. 그가 즐겨 입던 멋진 빨간색 스웨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포근하고 그의 냄새가 밴 그 옷 말이야.
차가운 나무 상자 안에 있는 새미가 걱정돼서, 엘리너는 그가 가장 좋아하던 옷을 입고 있기를 바라. 엉뚱해 보이지만 사실은 새미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는 대목이야.
We sat down on the left-hand side of the room, in a pew not too far from the front.
우리는 방 왼쪽, 앞에서 그리 멀지 않은 긴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어.
드디어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왔어. 너무 앞은 부담스럽고 너무 뒤는 안 보이니까, 적당히 '명당'을 찾아 앉은 상황이야.
The place was half full already, and there was a low hum of muttered conversation,
장소는 이미 절반 정도 차 있었고, 웅얼거리는 대화 소리가 낮게 깔려 있었어.
사람들이 꽤 모여서 분위기가 묘해. 다들 크게 떠들진 못하고 쑥덕거리는 소리만 들리는 그 특유의 장례식장 바이브를 묘사하고 있어.
a muted, insect-like buzzing that I hadn’t heard in any other venue or set of circumstances.
다른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죽은 듯 조용한 벌레 소리 같은 웅성거림이었지.
엘리너의 예민한 귀가 포착한 소리야. 보통의 웅성거림과는 다른, 장례식에서만 느껴지는 그 소름 돋는 소음을 곤충 소리에 비유한 거지.
I picked up one of the sheets that had been placed along the pews: Samuel McMurray Thom, it said, 1940–2017.
나는 긴 의자들을 따라 놓여 있던 안내장 하나를 집어 들었어. 거기엔 '새뮤얼 맥머레이 톰, 1940년에서 2017년'이라고 적혀 있었지.
무심코 집어 든 종이 한 장에 고인의 생애가 숫자로 딱 찍혀 있는 걸 본 거야. 탄생과 죽음의 연도를 보는 건 언제나 기분이 묘하지.
Inside it told us what would happen, listed the readings and hymns, and suddenly I was overwhelmed
그 안에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적혀 있었고, 낭독할 구절과 찬송가 목록이 나와 있었는데, 갑자기 압박감이 확 밀려왔어.
장례식 순서지를 받아 들고 한 장씩 넘겨보는데, 아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싶은 생각에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상황이야. 계획적인 엘리너조차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파도가 온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