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he e-mailed me less than twenty-four hours after we’d met,
어느 날, 우리가 만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그가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어.
레이몬드 이 친구, 엘리너한테 제대로 꽂힌 게 분명해. 만난 지 하루도 안 지나서 칼같이 메일을 보내다니, 이건 거의 5G급 속도의 대시라고 볼 수 있지.
to invite me for lunch again the very next day.
바로 다음 날 점심을 같이 먹자고 또 초대하려고 말이야.
어제 밥 먹고 헤어졌는데 오늘 연락해서 '야 내일 또 밥 먹자' 하는 상황이야. 밥에 진심인 한국인도 당황할 법한 이 속도감, 레이몬드 너 정체가 뭐니?
I could almost believe that someone might enjoy, or at least tolerate, my company over the duration of a brief luncheon,
짧은 오찬 시간 동안 누군가가 나의 동행을 즐기거나, 적어도 견뎌줄 수도 있다는 건 거의 믿을 수 있었어.
자존감이 바닥을 치다 못해 내핵까지 뚫고 들어가는 엘리너의 독백이야. 남들이 자기랑 밥 먹는 걸 '즐긴다'는 건 꿈도 못 꾸고 '참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 중이지.
but it stretched credibility to think that it could happen twice in one week.
하지만 일주일에 그런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믿기 힘들었지.
한 번은 실수나 동정일 수 있어도, 두 번은 진심이라는 건데... 엘리너는 도저히 그 '진심'을 믿을 수가 없는 거야. 세상에 그런 기적이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Dear R, I’d be delighted to meet you for lunch again, but am somewhat perplexed due to the proximity to our previous meeting.
친애하는 R에게, 당신과 다시 점심 식사를 하게 된다면 정말 기쁘겠지만, 지난번 만남과 너무 가까운 시일이라 다소 당황스럽네요.
레이몬드가 어제 봤는데 오늘 또 보자고 메일을 보내니까, 우리의 유교걸 엘리너가 '이건 예의에 어긋나는 과속인데?'라며 극도로 격식을 차려서 답장하는 장면이야. 거의 18세기 귀족 부인 빙의 수준이지.
Is everything in order? Regards, E He replied thus: Got something I need to tell you. See you at 1230 R
별일 없으신가요? 안부 전하며, E. 그는 이렇게 답장했습니다: 할 말이 좀 있어. 12시 30분에 봐. R.
엘리너는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건가 싶어서 격식 있게 안부를 묻는데, 레이몬드는 쿨내 진동하게 '용건 있음. 이따 봐' 한마디로 종결해버리는 상황이야. 온도 차이 무엇?
We were so habituated to our lunchtime meetings that he did not even need to specify the venue.
우리는 점심 모임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는 장소를 정해줄 필요조차 없었다.
이제 둘이 '늘 가던 그곳'이 생긴 거야. 굳이 말 안 해도 척하면 척인 단계까지 온 거지. 엘리너 인생에 이런 소울메이트 같은 모먼트가 오다니 눈물 난다.
When I arrived, he wasn’t there, so I perused a newspaper that was lying on the chair next to me.
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거기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옆 의자에 놓여 있던 신문을 정독했다.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레이몬드가 늦는 상황이야. 보통 사람 같으면 핸드폰을 보겠지만, 엘리너는 아주 고전적으로 옆에 버려진 신문을 집어 들고 공부하듯 읽고 있어.
Strangely, I’d come to like this shabby place;
이상하게도, 나는 이 허름한 곳이 좋아지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장소가 어느새 내 집 안방처럼 편해지기 시작하는 그 묘한 감정 알지? 엘리너가 지금 딱 그런 상태야.
the staff, whilst off-putting in appearance, were uniformly pleasant and friendly,
직원들은, 외모는 좀 거부감이 들었지만, 하나같이 친절하고 다정했지,
엘리너가 처음엔 그곳 직원들의 문신이나 피어싱 같은 힙스터스러운 외모를 보고 쫄았나 봐. 근데 겪어보니 세상 천사들이었다는 반전이지.
and now more than one of them was able to say “The usual, is it?” to me,
그리고 이제 그들 중 한 명 이상이 나에게 “늘 드시던 걸로 드릴까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
단골의 상징인 '늘 먹던 거' 콤보! 엘리너가 이제 사회의 일원이 되어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가슴 뭉클해지는 대목이야.
and then bring my coffee and cheese scone without my having to request it.
그러고는 내가 요청할 필요도 없이 내 커피와 치즈 스콘을 가져다주는 거야.
주문하기도 전에 메뉴가 딱! 이런 게 바로 VIP 대접 아니겠어? 엘리너의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는 장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