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d think that would be impossible, wouldn’t you? It’s true, though. I do exist, don’t I?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러하다. 그래도 나는 존재한다, 그렇지 않은가?
1년 내내 친구 한 명 집에 안 부르는 게 가능하냐고? 엘리너는 그게 가능하다고 당당하게 말해. 그러면서도 자기가 투명인간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장면은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찡해져.
It often feels as if I’m not here, that I’m a figment of my own imagination.
내가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 자신이 내 상상의 산물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엘리너가 느끼는 지독한 소외감을 보여주는 문장이야. 주변에 아무도 없고 대화할 사람도 없으니, 자기가 진짜 살아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냥 자기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인지 헷갈릴 지경인 거지. 존재론적인 고독이 느껴지지?
There are days when I feel so lightly connected to the earth that the threads that tether me to the planet are gossamer thin, spun sugar.
나를 이 행성에 묶어두는 끈들이 거미줄처럼 가늘거나 설탕 공예처럼 얇아서, 지구와 아주 희미하게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날들이 있다.
표현이 정말 아름다우면서도 슬프지? 자기를 세상에 붙들어 매는 인연이나 관계가 너무 약해서, 금방이라도 툭 끊어져 사라질 것 같다는 비유야. 'spun sugar'는 솜사탕처럼 달콤하지만 입에 넣으면 금방 녹아 없어지는 그 덧없음을 말해.
A strong gust of wind could dislodge me completely, and I’d lift off and blow away, like one of those seeds in a dandelion clock.
강한 돌풍 한 번이면 내가 완전히 떨어져 나가, 민들레 홀씨처럼 공중으로 떠올라 날아가 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앞 문장에서 이어지는 상상이야. 자기가 너무 가벼우니까 바람 한 번에 세상에서 로그아웃될 것 같다는 거지. 'dandelion clock'은 민들레 꽃이 지고 하얀 씨앗만 남은 그 둥근 모양을 말해. 영국 애들은 그걸 후~ 불면서 시간을 쟀다고 해서 저런 예쁜 이름이 붙었대.
The threads tighten slightly from Monday to Friday. People phone the office to discuss credit lines, send me e-mails about contracts and estimates.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그 끈들이 약간 팽팽해진다. 사람들이 신용 한도를 논의하기 위해 사무실로 전화를 걸고, 계약서와 견적서에 관한 이메일을 보내오기 때문이다.
평일엔 그나마 '일'을 하니까 세상과 연결된 느낌이 든다는 거야. 업무용 전화랑 이메일이 엘리너를 이 행성에 붙들어 매는 유일한 생명줄이라니, 워커홀릭이 아니라 그냥 '세상과의 통로'가 그것뿐인 거라 더 슬프네.
The employees I share an office with—Janey, Loretta, Bernadette and Billy—would notice if I didn’t turn up.
나와 사무실을 같이 쓰는 직원들—제이니, 로레타, 버나뎃, 그리고 빌리—은 내가 출근하지 않으면 알아챌 것이다.
동료들 이름을 하나하나 읊는 게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니? 친구라서 걱정해줄 거라는 기대보다는, '내가 안 나타나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니까 발견은 되겠지'라는 사무적인 확신에 가까워.
After a few days (I’ve often wondered how many) they would worry that I hadn’t phoned in sick—so unlike me—
며칠이 지나면 (종종 며칠이나 걸릴지 궁금하긴 했다) 그들은 평소의 나답지 않게 내가 병가를 낸다는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엘리너는 엄청나게 성실하거든. 그런 애가 연락도 없이 며칠 안 나오면 '무슨 일 있나?' 싶겠지. 근데 그게 며칠째부터일지 궁금해하는 걸 보면, 엘리너는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참 분석적으로 따져본다는 걸 알 수 있어.
and they’d dig out my address from the personnel files. I suppose they’d call the police in the end, wouldn’t they?
그러면 그들은 인사 기록 카드에서 내 주소를 찾아낼 것이다. 결국 그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는가?
주소 찾아서 경찰 부르는 시나리오까지 다 짜놓은 엘리너! 자기가 죽거나 사라졌을 때 세상과 연결될 유일한 방법이 회사에 있는 '인사 기록 카드'뿐이라는 게 참 씁쓸해. 세상과 단절된 그녀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고작 종이 서류라니...
Would the officers break down the front door? Find me, covering their faces, gagging at the smell?
경찰들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올까? 얼굴을 가린 채 시신 썩는 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며 나를 발견할까?
엘리너는 자기가 아무도 모르게 고독사했을 때의 풍경을 아주 디테일하게 상상해. 마치 범죄 수사 드라마의 한 장면 같지? 냄새에 구역질하는 경찰이라니, 상상력이 풍부하다 못해 좀 기괴한 구석이 있어.
That would give them something to talk about in the office. They hate me, but they don’t actually wish me dead.
그것은 사무실 사람들에게 얘깃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그들은 나를 싫어하지만, 실제로 내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자신의 죽음조차 동료들의 '점심시간 가십' 정도로 생각하는 엘리너의 냉소적인 시각이야. 사람들이 자길 싫어한다는 걸 쿨하게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진짜 죽는 건 좀 에바지'라고 생각할 거라는 묘한 확신이 섞여 있어.
I don’t think so, anyway. I went to the doctor yesterday. It feels like eons ago.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어제 병원에 갔다. 마치 영겁의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진다.
상상에서 툭 튀어나와서 갑자기 현실 얘기를 해. 엘리너에게는 어제 병원 간 일이 마치 수억 년 전의 전설처럼 느껴지나 봐. 그만큼 그녀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길고 지루하거나 혹은 심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는지 보여줘.
I got the young doctor this time, the pale chap with the red hair, which I was pleased about.
이번에는 젊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빨간 머리에 창백한 안색을 한 사내였는데, 그것이 마음에 들었다.
엘리너는 젊은 의사를 선호해. 빨간 머리 사내라고 묘사하는 게 왠지 도감에 나오는 동물 설명 같지 않니? 감정을 쏙 빼고 외형만 분석하는 엘리너다운 묘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