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be I should have been honest then, but it didn’t feel like the right time.
그때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그땐 타이밍이 좀 아닌 것 같았어.
찰리도 알고 있어. 선물이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말하는 게 정답이었다는 걸. 하지만 메리 엘리자베스가 너무 신나서 떠들고 있는데 찬물을 끼얹는 건, 소심한 찰리에게는 에베레스트 등반보다 어려운 일이었을 거야. 타이밍을 놓치면 진실을 말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법이지.
When I left school that day, I didn’t go home because I just couldn’t talk to her on the phone,
그날 학교 끝나고 바로 집으로 안 갔어. 왜냐하면 전화로 메리 엘리자베스랑 얘기할 자신이 도저히 없었거든.
학교 끝나면 집으로 튀어가는 게 국룰인데, 찰리는 지금 집에 못 가. 집에 가면 전화기가 있을 거고, 전화기 너머엔 '내 선물 어때? 쩔지?'라고 물어볼 메리 엘리자베스가 대기 중일 테니까. 찰리는 지금 전략적 도주를 선택한 거야.
and my mother is not a very “adroit” liar about things like that.
그리고 우리 엄마는 그런 거짓말을 '능수능란하게' 해줄 수 있는 분이 아니시잖아.
찰리가 집에 없다고 거짓말해 달라고 엄마한테 부탁할 수도 없었어. 찰리네 엄마는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나 지금 뻥치는 중'이라고 쓰여 있는 타입인가 봐. 찰리의 도피 계획에 엄마는 훌륭한 공범이 되어줄 수 없었던 거지.
So, instead, I walked to the area where all the shops and video stores are.
그래서 대신 상점이나 비디오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지.
집에도 못 가고 학교에도 있을 수 없는 찰리의 선택은? 바로 시내 번화가야. 목적지 없이 걷는 찰리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이지만, 사실은 비디오 가게 구경하면서 시간 때우기 딱 좋은 곳을 고른 현명한 선택일지도 몰라.
I went straight to the bookstore. And when the lady behind the counter asked me if I needed any help,
서점으로 곧장 갔어. 카운터에 계신 직원분이 뭐 도와드릴 거 있냐고 물으셨을 때,
찰리의 발길이 닿은 곳은 결국 서점이었어. 문제의 발단이 된 그 책을 처리하러 온 거지. 점원 아주머니의 친절한 인사가 찰리에게는 마치 심문처럼 느껴졌을지도 몰라. 범행 현장에 다시 돌아온 범인의 심정이랄까?
I opened up my bag, and I returned the book Mary Elizabeth bought me.
난 가방을 열고, 메리 엘리자베스가 사준 그 책을 반품해 버렸어.
찰리가 기어이 일을 저질렀어! 가방을 열고 책을 꺼내는 그 짧은 순간, 찰리의 심장박동 수는 아마 테크노 음악 템포였을 거야. 선물을 반품하다니, 이건 사실상 메리 엘리자베스의 마음을 반품한 거나 다름없거든.
I didn’t do anything with the money. It just sat in my pocket.
그 돈으로 아무것도 안 했어. 그냥 내 주머니 속에 가만히 있었지.
책을 반품하고 받은 돈이 찰리에게는 마치 장물처럼 느껴졌나 봐. 떡볶이 사 먹을 생각은커녕, 주머니 속에서 그 돈이 자기를 찌르는 것 같은 기분이었을 거야. 양심이 살아있는 우리 찰리, 돈을 써버리면 정말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나 봐.
When I walked home, all I could think was what a terrible thing it was that I just did, and I started crying.
집으로 걸어가는 내내 내가 방금 저지른 일이 얼마나 끔찍한가 하는 생각뿐이었어. 그러다 눈물이 터져버렸지.
반품 영수증을 쥐고 나오는 순간, 찰리의 멘탈은 이미 유리처럼 깨져버렸어. 길을 걷는데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 같고, 메리 엘리자베스의 진심을 쓰레기통에 던진 것 같은 후회가 폭풍처럼 밀려온 거지.
By the time I walked in the front door, I was crying so much that my sister stopped watching television to talk to me.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때쯤엔 하도 울어서, TV를 보던 누나가 나랑 얘기하려고 보던 걸 멈출 정도였어.
보통 남매라면 동생이 울든 말든 TV에 집중할 텐데, 누나가 TV를 껐다는 건 찰리의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는 증거야.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들어오는 동생을 보고 누나도 이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거지.
When I told her what I did, she drove me back to the bookstore because I was too messy to drive,
누나한테 내가 한 짓을 말했더니, 누나가 다시 서점까지 차를 태워줬어. 내가 직접 운전하기엔 제정신이 아니었거든.
평소엔 툴툴거려도 이럴 땐 역시 누나밖에 없어! 찰리가 멘붕 와서 헛소리하는 걸 듣고는 바로 차 키를 챙겨 들었어. 동생이 사고 친 걸 수습해주러 가는 누나의 멋짐이 폭발하는 순간이지.
and I got the book back, which made me feel a little better.
그래서 그 책을 다시 찾아왔어. 그랬더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더라고.
돈을 돌려주고 다시 책을 손에 쥐었을 때의 안도감! 찰리는 이제야 숨을 좀 쉴 수 있게 됐어. 비싼 수업료 치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은 찰리, 이제 다신 그런 짓 안 하겠지?
When Mary Elizabeth asked me where I had been all day on the phone that night,
그날 밤 전화로 메리 엘리자베스가 하루 종일 어디 있었냐고 물었을 때,
드디어 메리 엘리자베스의 전화가 왔어! 찰리가 전화를 피하려고 서점까지 원정을 다녀왔는데, 결국 운명의 시간이 닥친 거지. '어디 있었어?'라는 단순한 질문이 찰리에게는 마치 수사관의 취조처럼 들렸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