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all you want is to always feel happy for them because you know that if you do, then it means that you’re happy, too.
네가 바라는 건 오직 그들을 보며 계속 행복해하는 거야. 왜냐면 네가 그들을 위해 기뻐할 수 있다면, 그건 너도 행복하다는 뜻이니까.
찰리는 지금 자기 마음의 온도를 체크하고 있어. 남의 행복을 보고 화가 난다는 건 내가 불행하다는 증거니까, 억지로라도 기뻐하며 자기가 괜찮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거지. 참 속이 깊으면서도 짠하다, 우리 찰리.
I just remembered what made me think of all this. I’m going to write it down because maybe if I do I won’t have to think about it.
갑자기 왜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됐는지 떠올랐어. 일단 글로 적어봐야겠어. 글로 남기면 아마 더 이상 이 생각을 안 해도 될지도 모르니까.
찰리가 드디어 이 철학적 고찰의 원인을 깨달았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할 땐 글로 쏟아내는 게 최고의 정화법이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대나무 숲 같은 느낌이랄까? 찰리는 글을 쓰면서 복잡한 마음을 덜어내려고 해.
And I won’t get upset. But the thing is that I can hear Sam and Craig having sex,
그러면 마음이 상할 일도 없겠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 샘이랑 크레이그가 섹스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아... 찰리의 멘탈이 바스라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게 아니라 느껴지네. 찰리의 짝사랑 대상인 샘이 다른 남자랑 있는 걸 실시간으로 알게 됐어. 약 기운에 취해 철학자가 됐던 진짜 이유가 바로 이 씁쓸한 현실 도피였던 거지.
and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 understand the end of that poem.
내 평생 처음으로,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가더라.
찰리가 예전에 읽었던 비극적인 시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고 있어. 사랑과 고통, 소외감이 뒤섞인 그 감정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것도 아주 아프게 이해해버린 거지. 역시 지식은 고통을 통해 완성되는 건가 봐.
And I never wanted to. You have to believe me. Love always, Charlie
정말이지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내 말 믿어줘. 항상 사랑을 담아, 찰리가.
이런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시를 이해하고 싶진 않았을 거야. 편지의 끝인사까지 슬픔이 뚝뚝 묻어나네. 찰리는 지금 자신의 진심을 누군가 알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 자신의 아픔을 믿어달라는 말이 참 먹먹하게 들려.
Part 3
제 3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파트야. 찰리의 고등학교 생활 전반전이 끝나고 이제 더 깊고 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준비를 하고 있어. 분위기가 확 바뀌는 전환점이지.
January 4, 1992
1992년 1월 4일
새해가 밝았어! 하지만 찰리의 분위기는 여전히 조금 무거운 것 같네.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그 묘한 설렘과 압박감이 공존하는 시기야.
Dear friend, I’m sorry for that last letter. To tell you the truth, I don’t really remember much of it,
친애하는 친구에게, 지난번 편지는 미안해. 솔직히 말해서 그때 쓴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지난 파티에서 약에 취해 횡설수설했던 편지에 대해 사과하고 있어. 찰리도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그날 밤 자기가 무슨 소리를 적었는지 가물가물한가 봐. 흑역사 생성 후의 그 민망함, 우리 모두 알지?
but I know from how I woke up that it probably wasn’t very nice.
하지만 자고 일어났을 때 내 꼴을 생각하면, 아마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니었을 것 같아.
필름은 끊겼지만 '숙취'처럼 밀려오는 그 찝찝한 기분 알지? 찰리는 자기 상태가 엉망이었다는 걸 몸이 먼저 기억하고 있는 거야. 얼마나 괴로운 밤이었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지.
All I remember from the rest of that night was looking all over the house for an envelope and a stamp.
그날 밤 남은 시간에 대해 기억나는 건 봉투랑 우표를 찾으려고 집 안을 온통 뒤졌던 것뿐이야.
약 기운에 취한 상태에서도 찰리의 머릿속엔 오직 하나, '이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나 봐. 제정신이 아닌 와중에 봉투랑 우표를 찾겠다고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녔을 찰리의 모습이 눈에 그려져.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필사적이었을 거야.
When I finally found them, I wrote your address and walked down the hill past the trees to the post office
마침내 그것들을 찾아냈을 때, 난 네 주소를 적고 나무들을 지나 언덕 아래 우체국까지 걸어갔어.
드디어 준비물을 챙긴 찰리가 야밤의 행군을 시작해. 환각 때문에 주변 풍경이 일그러져 보였을 텐데, 언덕을 내려가고 나무 사이를 지나는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하게 느껴졌을까? 오직 '편지 배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버틴 거야.
because I knew that if I didn’t put it in a mailbox that I couldn’t get it back from, I would never mail the letter.
왜냐하면 한 번 넣으면 다시는 꺼낼 수 없는 우체통에 넣지 않으면, 이 편지를 영영 못 보낼 거라는 걸 알았거든.
찰리는 자기 마음이 바뀔까 봐, 혹은 이 용기가 사라질까 봐 두려웠던 거야. 일단 넣어버리면 절대로 되찾을 수 없는 우체통에 편지를 던져넣음으로써, 자신의 고백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려는 찰리만의 배수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