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 these would become his work clothes, and his other set would be washed.
내일이면 이 옷들은 작업복이 될 것이고, 다른 한 벌은 세탁될 터였다.
캠프의 무한 굴레! 오늘 입고 쉰 '깨끗한' 옷은 내일 바로 흙구덩이 작업복이 되고, 오늘 입었던 땀 젖은 옷은 드디어 세탁소행이지. 오렌지색 점프수트 두 벌로 돌려막기 하는 스탠리의 서글픈 패션 라이프야.
He could think of no reason why Zero would dig his hole for him. Zero didn't even get any sunflower seeds.
그는 제로가 왜 자신을 대신해 구덩이를 파 주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제로는 해바라기 씨를 조금도 얻어먹지 못했다.
스탠리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해. 해바라기 씨 훔친 범인으로 몰렸을 때 제로는 옆에서 구경만 했고, 보상으로 씨앗 한 톨 구경도 못 했거든. 그런데 왜 내 구덩이를 대신 파준 걸까? 대가 없는 호의가 낯선 사막 한가운데서 스탠리는 '멘붕'이 온 거지.
“I guess he likes to dig holes,” Armpit had said. “He's a mole,” Zigzag had said.
“내 생각에 쟤는 그냥 구덩이 파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암핏이 말했다. “쟤는 두더지야.” 지그재그가 말했다.
아이들은 제로가 스탠리를 도와준 이유를 도저히 이해 못 해서 자기들끼리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고 있어. '삽질 중독자'라느니 '인간 두더지'라느니 하면서 말이야. 제로의 진심을 단순한 동물적 본능으로 치부해버리는 아이들의 시니컬함이 돋보이지.
“I think he eats dirt.” “Moles don't eat dirt,” X-Ray had pointed out. “Worms eat dirt.”
“쟤 흙도 먹을걸.” “두더지는 흙 안 먹어.” 엑스레이가 지적했다. “지렁이가 흙을 먹지.”
이제 드립이 선을 넘기 시작했어. 제로가 흙을 먹을 거라는 근거 없는 소문에, 엑스레이는 또 그걸 '과학적'으로 정정해주고 있지. 제로를 사람으로 안 보고 생물학적 탐구 대상으로 삼는 애들의 짓궂은 농담이야.
“Hey, Zero?” Squid had asked. “Are you a mole or a worm?” Zero had said nothing.
“야, 제로?” 스퀴드가 물었다. “너 두더지냐, 아니면 지렁이냐?” 제로는 아무 말이 없었다.
스퀴드가 제로에게 직접 확인 사살을 하네. '너 두더지야, 지렁이야?'라며 대놓고 비아냥거리는데, 제로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해. 제로의 침묵은 바보라서가 아니라, 이런 유치한 도발에 대응할 가치를 못 느껴서 아닐까?
Stanley never even thanked him. But now he sat on his cot and waited for Zero to return from the shower room.
스탠리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조차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간이침대에 앉아 제로가 샤워실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지금까지 제로를 투명인간 취급하며 '고마워' 한마디 안 했던 스탠리가 드디어 양심의 가책을 느꼈나 봐. 샤워실 입구만 뚫어지라 쳐다보며 제로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모습이 마치 주인 기다리는 강아지 같아 보이기도 해.
“Thanks,” he said as Zero entered through the tent flap.
“고마워.” 제로가 텐트 입구를 통해 들어오자 그가 말했다.
드디어 스탠리의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터져 나왔어! 제로가 텐트 천을 젖히고 들어오는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툭 던졌지. 무뚝뚝한 두 남자의 묘한 화해 무드랄까?
Zero glanced at him, then went over to the crates, where he deposited his dirty clothes and towel.
제로는 그를 슥 쳐다보고는 나무 상자들 쪽으로 걸어가, 그곳에 더러운 옷가지와 수건을 두었다.
고맙다는 말에 제로는 쿨하게 눈길만 한 번 주고 자기 할 일을 해. 역시 사막의 쿨가이 제로답지? 감동적인 포옹 대신 꼬질꼬질한 빨래를 던져두는 저 현실적인 모습 좀 봐.
“Why'd you help me?” Stanley asked. Zero turned around.
“왜 나를 도와준 거야?” 스탠리가 물었다. 제로가 몸을 돌렸다.
스탠리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핵심을 찔렀어. 대가도 없는데 왜 그렇게 고생하며 내 구덩이를 팠냐고 묻는 거지. 제로가 천천히 몸을 돌리는 순간, 텐트 안에는 묘하게 묵직한 공기가 흘러.
“You didn't steal the sunflower seeds,” he said. “So, neither did you,” said Stanley.
“너는 해바라기 씨를 훔치지 않았어.” 그가 말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스탠리가 말했다.
제로는 스탠리가 해바라기 씨 도둑이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도와준 거래! 스탠리도 지지 않고 '너도 안 훔쳤잖아'라며 맞장구를 치는데, 억울하게 누명 쓴 동지들끼리 통하는 뜨거운 전우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야.
Zero stared at him. His eyes seemed to expand, and it was almost as if Zero were looking right through him.
제로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눈이 커지는 것 같더니, 마치 제로가 그의 속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제로의 눈빛이 갑자기 레이저처럼 변했어! 아무 말 없이 쳐다보는데 스탠리는 자기 영혼까지 털리는 기분이 들었을 거야. 제로의 과묵함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지.
“You didn't steal the sneakers,” he said. Stanley said nothing. He watched Zero walk out of the tent.
“너는 운동화를 훔치지 않았어.” 그가 말했다. 스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제로가 텐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제루의 폭탄 발언! 해바라기 씨는 시작에 불과했어. 스탠리가 운동화 도둑이 아니라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니... 스탠리는 너무 놀라서 입이 안 떨어지는 중이야. 제로는 쿨하게 할 말만 하고 퇴장하는데, 뒷모습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