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e you been hospitalized recently?” “No.” “You don’t have C. diff.”
“최근에 입원한 적이 있어?” “아니요.” “넌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이 아니야.”
박사님의 체크리스트 마지막 관문! 병원 입원 여부까지 확인하고는 최종 판결을 내리셨어. '너 입원 안 했지? 그럼 C. diff 아니야, 땅땅땅!' 에이자가 아무리 우겨봐도 전문가의 논리적 결론 앞에서는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인데... 과연 에이자가 수긍할까?
I nodded, but she wasn’t a gastroenterologist, and anyway, I literally knew more about C. diff than she did.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는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아니었다. 어쨌든, 나는 말 그대로 그녀보다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에이자가 겉으로는 박사님 말씀에 수긍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흥, 박사님이 뭘 알아? 소화기 전공도 아니면서!'라고 비웃고 있어. 자기 불안을 뒷받침하는 지식에 대해서는 하버드 의대생 뺨치는 자신감을 보이는 에이자, 참 못 말리지?
Almost 30 percent of people who died of C. diff didn’t acquire it in a hospital, and over 20 percent didn’t have diarrhea.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로 사망한 사람 중 거의 30퍼센트가 병원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었고, 20퍼센트 이상은 설사 증상조차 없었다.
에이자가 머릿속에 저장해둔 공포의 통계 자료를 꺼냈어. 박사님이 '너 입원 안 했잖아, 설사 안 하잖아'라며 안심시키려 했지만, 에이자는 이미 '예외 사례'까지 완벽하게 파악해서 스스로를 더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지.
Dr. Singh returned to the medication conversation, and as I half listened, I started thinking I might throw up.
싱 박사는 다시 약물 치료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갔고, 나는 건성으로 들으며 토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박사님은 열심히 상담 중인데 에이자는 지금 자기 뱃속 박테리아랑 대화하느라 바빠. '반쯤 듣는다(half listened)'는 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기술의 정점이지. 불안이 극에 달하니 이제 구역질까지 나려나 봐.
My stomach really hurt now, like it was twisting in on itself,
이제 배가 정말 아팠다. 마치 뱃속이 스스로 뒤틀리는 것 같았다.
불안이 드디어 육체적인 통증으로 꽃을 피웠어.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스스로 뒤틀리는(twisting in on itself)' 느낌이라니, 에이자의 묘사력은 정말 고통의 시인 수준이야. 빨래 짜듯 내장이 꼬이는 그 고통, 상상만 해도 아찔하지?
like the trillions of bacteria within me were making room for a new species in town, the one that would rip me apart from the inside out.
마치 내 안의 수조 개의 박테리아가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종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를 안팎으로 찢어발길 바로 그 종에게 말이다.
에이자의 상상력이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을 찍었어. 내 몸속 박테리아들이 '신참 악당'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있다는 거야. '안팎으로 찢어발긴다(rip me apart from the inside out)'는 표현은 에이자가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잘 보여줘.
The sweat was pouring out of me. If I could just confirm that case study.
땀이 나에게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사례 연구만 확인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에이자의 불안이 드디어 육체를 뚫고 분수처럼 터져 나왔어. 머릿속에선 박테리아가 파티 중인데, 그걸 증명할 '사례 연구'를 못 봐서 미칠 지경이지. 땀이 쏟아지는 건(pouring out) 거의 워터파크 개장 수준이야.
Dr. Karen Singh saw what was happening. “Should we try a breathing exercise?”
싱 박사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호흡 운동을 좀 해볼까?”
싱 박사님은 역시 베테랑이야. 에이자가 입 꾹 닫고 있어도 땀 흘리는 거 보고 '아, 얘 지금 공황 오기 직전이구나' 하고 바로 캐치하셨지. 그리고 전국의 모든 선생님과 의사들이 사랑하는 그 마법의 단어, '호흡 운동'을 꺼내셨어.
And so we did, inhaling deeply and then exhaling as if to flicker the candle but not extinguish it.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촛불이 흔들리되 꺼지지는 않을 정도로 숨을 내뱉었다.
호흡 운동의 정석을 보여주네. 촛불(candle)을 끄지 않고 살랑살랑 흔들리게(flicker) 하라는 건 진짜 섬세한 조절이 필요하거든. 에이자는 지금 자기 안의 폭풍을 촛불 하나만큼의 평화로 바꾸려고 애쓰는 중이야.
She told me she wanted to see me in ten days. You can kind of measure how crazy you are based on how soon they want to see you back.
그녀는 열흘 뒤에 다시 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가 얼마나 빨리 다시 오라고 하는지를 보면 자신이 얼마나 미쳤는지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싱 박사님이 열흘 뒤에 오라는 건, 에이자의 상태가 꽤 신경 쓰인다는 뜻이야. 에이자의 냉소적인 독백 좀 봐. 상담 주기가 짧으면 짧을수록 '나 진짜 제대로 미쳤구나' 하고 확인 도장 받는 기분이래. 셀프 '미친 사람' 인증 지표라고나 할까?
Last year, for a while, I’d been at eight weeks. Now, less than two.
작년 한동안은 팔 주 간격으로 방문하곤 했다. 지금은 이 주도 채 되지 않는다.
에이자의 상담 주기가 광속으로 짧아졌어. 예전엔 두 달에 한 번 가도 됐는데, 이제는 보름도 못 버티고 박사님 얼굴을 봐야 하는 신세가 된 거지. 이 정도면 거의 상담실 VIP 등극 아니야? 포인트는 주기가 짧아질수록 멘탈 지수도 낮아진다는 거야.
On the walk from her office to Harold, I looked up the case report. That woman, she did have a fever.
박사의 사무실에서 해럴드에게로 걸어가는 동안, 나는 그 사례 보고서를 찾아보았다. 그 여자는 정말로 열이 있었다.
상담 끝나자마자 참지 못하고 폰을 꺼내 든 에이자! 그 무시무시한 박테리아 기사를 드디어 확인했어. 다행히 기사 속 여자는 열이 있었대. 에이자는 지금 열은 없으니까, 이 '열(fever)' 하나가 지금 에이자에겐 구원줄이나 다름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