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wow,” I said, following her eyes to the painting in question.
“와, 세상에.” 나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문제의 그 그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피카소라는 말에 아자 입에서 육성으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어. '이게 진짜 그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면서 눈이 자석처럼 그림에 착 달라붙은 거지.
A man made of wavy lines rode atop a horse made of wavy lines.
물결 모양의 선들로 이루어진 남자가 물결 모양의 선들로 이루어진 말 위에 올라타 있었다.
피카소 특유의 추상적인 화풍을 묘사하고 있어. 그냥 말이 아니라 '물결 선'으로 된 말이라니, 우리 같은 일반인 눈에는 조금 난해해 보일 수도 있겠지? 역시 예술의 세계는 심오해.
“It’s like working in a museum,” she said. I looked at her and thought about Daisy’s observation about uniforms.
“박물관에서 일하는 기분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유니폼에 대한 데이지의 관찰을 떠올렸다.
이 여인도 자기가 일하는 곳이 평범한 집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아. 아자는 그 하얀 옷을 보고 데이지가 했던 '유니폼은 사람을 무색무취하게 만든다'는 말을 곱씹고 있어. 사람보다 배경이 된 것 같은 기분 말이야.
“Yeah, it’s a beautiful house,” I said. “They have a Rauschenberg, too,” she said, “upstairs.”
“네, 정말 아름다운 집이네요.” 내가 말했다. “위층에는 라우션버그 작품도 있어요.” 그녀가 덧붙였다.
집 구경 시켜주는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해. 근데 이번엔 피카소에 이어 '라우션버그'래. 이름부터가 입에 잘 안 붙는 게, 딱 봐도 보통 비싼 양반 작품이 아닐 것 같지? 억만장자 집이라 그런지 언급되는 이름들 클래스가 어나더 레벨이야.
I nodded, although I didn’t know who that was. Mychal would, probably.
나는 아는 척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그가 누구인지는 전혀 몰랐다. 아마 마이클이라면 알고 있었을 것이다.
모르는 이름 나왔을 때 무지성으로 시전하는 '끄덕끄덕' 스킬! 아자도 지금 예술알못이라 당황했지만 티 안 내려고 애쓰고 있어. 이럴 때 예술 덕후 친구 마이클이 옆에 있었다면 설명충 빙의해서 1시간 동안 떠들었을 텐데 말이야.
“You can go and see.” She gestured toward the stairs, so I walked up,
“가서 구경하셔도 돼요.” 그녀가 계단 쪽을 가리키자, 나는 위로 걸어 올라갔다.
가사 도우미 아주머니의 쿨한 허락이 떨어졌어! 드디어 미지의 2층으로 입성하는 순간이야. 부잣집 2층 계단을 오를 때의 그 묘한 설렘과 주눅 드는 기분을 아자가 잘 느끼고 있는 것 같아.
but didn’t pause to examine the assemblage of recycled trash at the top of the staircase.
하지만 계단 꼭대기에 놓인, 재활용 쓰레기들을 모아 만든 것 같은 예술 작품을 찬찬히 뜯어보기 위해 멈춰 서지는 않았다.
아까 말한 '라우션버그'의 정체가 이거였어? 아자 눈에는 그냥 '재활용 쓰레기 뭉치'로 보였나 봐. 현대 미술의 심오함은 아자에게도, 우리에게도 너무 높은 벽인 것 같지 않니? 예술인지 쓰레기인지 헷갈리니까 아자는 그냥 쌩 지나가 버려.
Instead, I took a quick look inside the first open door I came to.
대신 나는 발길이 닿은 첫 번째 열린 문 안쪽을 슥 훑어보았다.
현대 미술 작품에는 관심 없고, 아자의 본능은 지금 데이비스의 사생활로 향하고 있어. 열린 문틈으로 남의 방 훔쳐볼 때 그 짜릿함, 다들 알지? 아자도 지금 탐정 모드 발동 중이야.
It seemed to be Davis’s room, immaculately clean, lines still in the carpet from a vacuum cleaner.
그곳은 데이비스의 방인 것 같았다. 티 하나 없이 깨끗했고, 카페트에는 진공청소기가 지나간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방이 얼마나 깨끗한지 청소기 줄무늬가 선명하대. 억만장자 집이라 그런지 매일매일 칼같이 청소하는 모양이야. 아자 눈에는 이 완벽한 청결함이 꽤나 인상적이었나 봐.
King-size bed with lots of pillows, and a navy-blue comforter.
수많은 베개가 놓인 킹사이즈 침대, 그리고 남색 이불이 있었다.
침대 사이즈 보소. 킹사이즈에 베개까지 잔뜩인 걸 보니 데이비스는 잠자리에서도 럭셔리함을 잃지 않는 모양이야. 남색 이불이 왠지 차분한 데이비스 성격이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지?
In a corner of the room, by a wall of windows, a telescope, pointed up toward the sky.
방 구석, 전면 창가 옆에는 하늘을 향해 놓인 망원경 한 대가 있었다.
방 구석에 망원경이라니, 밤마다 별 보며 사색에 잠기는 데이비스의 모습이 그려져. 벽 하나가 다 창문이라니 뷰도 환상적이겠어. 억만장자 집 클라스는 망원경 위치 선정부터 다르네.
Pictures on his desk of his family—all from years ago, when he was little.
그의 책상 위에는 가족사진들이 놓여 있었다. 모두 그가 어렸던 수년 전의 것들이었다.
데이비스의 책상 위를 슬쩍 훑어보는데, 가족사진들이 죄다 꼬꼬마 시절 사진뿐이네. 억만장자 집안이라도 행복했던 순간은 저 멀리 과거에 멈춰있는 것 같아서 왠지 짠한 느낌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