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her shadow was gone, replaced by the golden light of the sun.
그리고 그녀의 그림자는 사라졌고, 그 자리는 태양의 황금빛으로 채워졌다.
폭풍 같은 데이지의 드립이 끝나고 그녀가 사라진 뒤의 고요한 정적을 묘사하고 있어. 그림자가 걷히고 햇빛이 쏟아지는 게 마치 무대 위에서 조명이 바뀌는 것 같은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지.
“Is that—really?” Davis asked. “Well, I don’t think it’s exactly like The Tempest,” I said.
“그게—정말이야?” 데이비스가 물었다. “음, ‘템페스트’랑 똑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데이지가 쏘아 올린 '아자의 짝사랑 썰'에 데이비스가 제대로 낚였어! 아자는 민망함에 몸부림치며 데이지의 거창한 비유(템페스트)를 진화시키려 애쓰는 중이지. 분위기가 묘하게 썸으로 흘러가는 게 느껴지지 않니?
But I couldn’t stand to tell him the truth. Anyway, it wasn’t a lie. Not all the way.
하지만 그에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전적으로는 말이다.
아자의 내면 갈등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사실 돈 때문에 온 거지만, 그렇다고 데이비스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거든. '완전 거짓말은 아니야'라고 자기합리화하는 아자의 귀여운 양심 고백이지.
“I mean, we were just kids.” After a minute, he said, “You almost don’t even look like the same person.”
“내 말은, 우리는 그냥 어린애들이었잖아.” 잠시 후 그가 말했다. “너는 거의 예전과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아.”
아자가 어릴 때 일을 '그땐 애였잖아'라고 쑥스럽게 넘기려는데, 데이비스가 훅 들어와. 예전의 아자와 지금의 아자가 너무 달라서 낯설 만큼 변했다는 고백! 이거 그린 라이트 아니니?
“What?” “Like, you were this scrawny little lightning bolt, and now you’re...”
“뭐라고?” “그러니까, 너는 이 깡마른 꼬마 번개 같았는데, 지금은...”
데이비스의 비유가 예술이야! 어릴 적 아자를 '깡마른 꼬마 번개'라고 기억하고 있대. 작고 말랐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가 넘쳤던 아자의 이미지가 확 그려지지? 그리고 말을 잇지 못하는 저 여백... 뒷말이 뭔지 너무 궁금하다!
“What?” “Different. Grown up.” My stomach was kind of churning, but I couldn’t tell why.
“뭐라고?” “달라졌어. 어른이 된 것 같아.”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데이비스가 아자보고 어른스러워졌다고 훅 들어오는 칭찬을 날리니까 아자 마음이 요동치네. 설레는 건지 당황스러운 건지, 아자도 자기 마음을 잘 몰라서 배 속이 난리가 난 상황이야. 썸 타는 사람 특유의 그 묘한 울렁거림 알지?
I never understood my body—was it scared or excited? Davis was looking past me at the stand of trees along the river’s edge.
나는 내 몸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무서웠던 걸까, 아니면 들떴던 걸까? 데이비스는 나를 지나쳐 강둑을 따라 늘어선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자는 자기 몸의 반응이 무서운 건지 좋은 건지 헷갈려해. 그런데 데이비스는 갑자기 시선을 피하며 강가 나무들을 보네? 두 사람 사이의 묘한 정적과 간질간질한 기류가 느껴지는 대목이야.
“I really am sorry about your dad,” I said. He shrugged. “My dad’s a huge shitbag.
“너희 아버님 일은 정말 유감이야,” 내가 말했다.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아빠는 정말이지 개차반이야.”
아자가 예의 바르게 아빠 실종에 대해 위로를 건넸는데, 데이비스의 반응이 대반전이야. 위로는커녕 아빠를 '개차반'이라고 불러버리네. 아빠랑 사이가 얼마나 험악한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지.
He skipped town before getting arrested because he’s a coward.”
“그는 체포되기 전에 비겁하게 도망쳐버렸어.”
데이비스 아빠가 그냥 사라진 게 아니라 수사망이 좁혀오니까 쫄아서 튄 거래. 아들인 데이비스 눈에도 그게 너무 비겁해 보였나 봐. 억만장자의 추한 민낯을 폭로하는 중이지.
I didn’t know how to answer that. The way people talked about fathers could almost make you glad not to have one.
나는 그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은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거의 다행스럽게 느끼게 할 정도였다.
데이비스가 자기 아빠를 '비겁한 쓰레기'라고 대놓고 깎아내리니까 아자가 말문이 턱 막혀버렸어. 아빠가 일찍 돌아가신 아자 입장에서는, 저런 아빠를 가질 바엔 차라리 없는 내 처지가 나은 건가 싶은 씁쓸한 역설을 느끼는 장면이야.
“I really don’t know where he is, Aza. And if anyone does know, they’re not gonna say anything,
“아자, 그가 어디 있는지 정말 몰라. 그리고 설령 누군가 안다고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데이비스는 아빠의 행방을 진짜 모른다고 다시 한번 강조해. 아빠가 워낙 돈이 많으니까, 혹시 아는 사람이 있어도 아빠가 돈으로 입을 막았을 거라고 추측하는 중이지. 억만장자 세계의 냉혹한 논리가 엿보여.
because he can pay them a lot more than the reward. I mean, a hundred thousand dollars? A hundred thousand dollars isn’t a lot of money.”
“그가 현상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으니까. 내 말은, 10만 달러? 10만 달러는 큰돈이 아니잖아.”
데이비스의 '영앤리치' 클래스가 드러나는 대목이야. 우리 같은 서민에겐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가 거액이지만, 데이비스 아빠가 입막음용으로 찔러줄 돈에 비하면 껌값이라는 소리지. 듣는 아자 입장에선 세계관 차이가 확 느껴지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