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may be rats and spiders and whatever the hell. But we shine the light on them, not the other way around.
“쥐나 거미나 그딴 것들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가 그것들에게 빛을 비추는 거야, 그 반대가 아니라.”
하수도에 뭐가 득실거리든 상관없다는 아자의 당당한 태도야. 내가 빛을 비추어 관찰하는 주체라면, 공포의 대상들도 결국 내 통제 아래 있는 구경거리에 불과하다는 논리적인 선언이지.
We know where the walls are, which way is in and which way is out.
“벽이 어디 있는지, 어디가 안쪽이고 어디가 바깥쪽인지 우리는 알고 있어.”
아까 불을 껐을 때의 그 막막함과는 정반대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어. 빛이 있으니 경계가 명확해지고, 방향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자에게는 가장 큰 안도감을 주는 거지.
This,” I said, turning off my light again, “is what I feel like when I’m scared.
“이거야.” 내가 다시 내 불을 끄며 말했다. “이게 바로 내가 무서울 때 느끼는 기분이야.”
아자가 다시 불을 끄면서 데이지에게 속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야. 눈앞에 펼쳐진 이 칠흑 같은 어둠이 바로 자기가 평소에 느끼는 공포의 정체라는 거지. 밖은 환해도 아자의 마음속은 늘 이런 암흑 같았다는 게 참 마음 아픈 부분이야.
This”—I turned the flashlight back on—“is a walk in the fucking park.”
“이건 말이지.” 나는 다시 손전등을 켰다.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어.”
아자가 어둠 속에서 손전등을 다시 켜며 내뱉는 이 대사는 중의적이야. 캄캄한 하수도에서 빛을 비추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만, 자기 머릿속의 어둠을 통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지. 아자에게 하수도는 공원 산책만큼이나 만만하다는 거야.
We walked for a while in silence. “It’s that bad?” she asked finally.
우리는 잠시 침묵 속에 걸었다. “그 정도로 심각한 거야?” 그녀가 마침내 물었다.
아자의 충격적인 고백을 듣고 데이지가 드디어 입을 뗐어. 아자의 내면이 칠흑 같은 하수도 터널보다 더 어둡다는 사실에 데이지도 꽤나 충격을 받은 모양이야. 둘 사이의 적막이 하수도 냄새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지.
“Sometimes,” I said. “But then your flashlight starts working again,” she said.
“가끔은 그래.” 내가 말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네 손전등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하잖아.” 그녀가 말했다.
데이지가 아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도, 결국 아자 스스로 빛(통제력)을 다시 찾아낸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거지. 데이지는 아자의 병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해도, 아자가 이겨낼 수 있다고 믿어주는 거야.
“So far.” As we kept walking, through the tunnel, the music behind us growing fainter, Daisy calmed down a bit.
“지금까지는 그래.” 우리가 터널을 지나 계속 걷는 동안, 뒤쪽의 음악 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데이지는 다소 진정되었다.
터널 깊숙이 들어갈수록 시끄러웠던 파티 음악은 사라지고 고요함이 찾아와. 외부의 소음이 사라지면서 데이지도 안정을 찾기 시작하지. 아자와 데이지가 서로의 깊은 내면을 공유하면서 진짜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
“I’m thinking of killing off Ayala,” she said. “Would you take that personally?”
“아야라를 죽여 없앨까 생각 중이야.” 그녀가 말했다. “사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일 거니?”
데이지가 자기 소설 속에서 아자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 '아야라'를 하차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있어. 작가들이 보통 캐릭터 죽일 때 물어보는 게 예의라지만, 본인을 모델로 한 캐릭터를 죽인다니 기분이 묘하겠지?
“Nah,” I said. “I was just starting to like her, though.” “Did you read the most recent one?”
“아니.” 내가 말했다. “그래도 이제 막 그녀가 좋아지려던 참이었는데.” “가장 최근 거 읽어봤니?”
아자는 쿨하게 괜찮다고 대답해. 사실 아야라라는 캐릭터가 처음엔 짜증 났지만, 이제 좀 정이 들려고 했나 봐. 그러면서 데이지가 쓴 최신작을 읽어봤냐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고 있어.
“The one where they go to Ryloth to deliver power converters?
“그들이 전력 변환기를 배달하러 라일로스로 가는 편 말이니?”
데이지의 소설 속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언급하고 있어. 전형적인 스타워즈풍 배달 퀘스트 느낌이지? '라일로스'니 '전력 변환기'니 하는 용어들을 보니 아자도 데이지 소설에 꽤 진심인가 봐.
I loved the scene where Rey and Ayala are waiting for that dude in a bar, and they’re just talking.
레이와 아야라가 바에서 그 남자를 기다리며 그냥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정말 좋았다.
아자는 소설 속 화려한 액션보다 이런 소소한 대화 장면이 좋았대. 주인공과 자신의 분신 같은 캐릭터가 편안하게 수다 떠는 장면에서 묘한 위안을 느꼈을지도 몰라.
I like your action scenes and everything, but the just talking is my favorite.
네가 쓴 액션 장면이나 다른 것들도 좋지만, 그냥 대화하는 장면이 제일 좋아.
아자가 데이지에게 진심 어린 칭찬을 건네고 있어. 화려한 액션보다 소소한 대화가 더 좋다는 건, 어쩌면 아자가 평범한 일상의 평화를 얼마나 갈구하는지 보여주는 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