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I’d always been too stuck inside myself to interrogate him. Slowly, the conversation sputtered.
하지만 나는 그를 심문하기에는 항상 내 자신 안에 너무 갇혀 있었다. 서서히, 대화는 활기를 잃어갔다.
아자는 자기 안의 생각들(세균 강박증 같은 거)이랑 싸우느라 바빠서 데이비스를 캐물어볼 여유가 없었대. 덕분에 대화는 더 깊어지지 못하고 푸덕거리며 꺼져가는 촛불처럼 끝이 나버렸어.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정적과 한계가 느껴지는 순간이야.
We started talking to each other like people who used to be close—catching each other up on our lives rather than living them together.
우리는 예전에 가까웠던 사람들처럼 서로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삶을 함께 공유하는 대신, 서로의 일상을 그저 보고하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말하지 않아도 통하고 일상을 같이 굴려가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마치 면접 보듯 근황 토크만 하는 사이가 된 거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데이터 전송만 하는 서글픈 관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By the time he paid the bill, I knew that whatever we’d been, we weren’t anymore.
그가 계산을 마칠 무렵, 나는 우리가 과거에 어떤 사이였든 간에 더 이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산서를 주고받는 짧은 찰나에 관계의 마침표가 찍히는 소리를 들은 거야. 예전의 찬란했던 우리(Whatever wed been)는 이제 박물관 유물이 되어버렸다는 서글픈 확신이지.
Still, once I was home and under the covers, I texted him. You around?
하지만 집에 돌아와 이불 속에 들어가자, 나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근처야?
아까 분명 '우린 끝이야'라고 쿨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밤에 혼자 이불 속에 있으니까 마음이 또 흔들리는 거야. 미련 가득 담아 '자니?'의 미국 버전인 '근처야?'를 날려버렸네.
You can’t do it the other way, he replied. And I can’t do it this way.
너는 다른 방식으로는 할 수 없고, 그는 대답했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는 할 수 없어.
두 사람의 사랑법이 정면충돌하는 순간이야. 에이자는 거리를 둬야 안전하다고 느끼고, 데이비스는 가까이 가야 사랑이라고 느끼지.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결코 섞일 수 없는 슬픈 평행선이야.
Me: Why? Him: It makes me feel like you only like me at a distance. I need to be liked close up.
나: 왜? 그: 네가 나를 멀리서만 좋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난 가까이에서 사랑받고 싶어.
데이비스가 아주 정곡을 찔러버렸네. 아자는 강박증 때문에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필요한데, 데이비스는 그게 자기를 밀어내는 것처럼 느껴지나 봐. 사랑의 거리가 안 맞을 때의 그 서글픈 문자 대화야. 데이비스의 외로움이 뚝뚝 묻어나는 대목이지.
I kept typing and deleting, typing and deleting. I never ended up replying.
나는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결국 답장을 보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아... 이거 전 국민 공통 증상 아니야? 할 말은 많은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커서만 깜빡거리는 그 느낌. 데이비스의 돌직구에 아자의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했는지 상상이 가. 결국 '침묵'이라는 가장 무거운 답장을 보낸 셈이야.
The next day at school, I was walking across the cafeteria to our lunch table when I was intercepted by Daisy.
다음 날 학교에서, 내가 식당을 가로질러 우리 점심 테이블로 걸어가고 있을 때 데이지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평화롭게 밥 먹으러 가던 아자 앞에 갑자기 나타난 데이지! '가로막았다(intercepted)'는 표현을 쓴 거 보니까 데이지가 아주 비장한 각오로 아자를 부른 것 같아. 점심 메뉴보다 더 핫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을걸? 기대해도 좋아.
“Holmesy, we have to talk privately.” She sat me down at a mostly empty lunch table, a few seats away from some freshmen.
“홈지, 우리 둘이서만 얘기 좀 해.” 그녀는 신입생들로부터 몇 자리 떨어진, 거의 비어 있는 점심 테이블에 나를 앉혔다.
데이지가 아자를 '홈지'라고 부르면서 은밀한 장소로 데려갔어. 신입생들 귀에도 들어가면 안 되는 아주 일급비밀인가 봐. 분위기 보니까 이건 그냥 수다가 아니라 거의 청문회급 진지함인데? 아자의 멘탈이 또 한 번 요동칠 것 같아.
“Did you break up with Mychal again?” “No, of course not. The magic of being Just Friends is that you can’t break up.
“마이클이랑 또 헤어졌어?” “아니, 당연히 아니지.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것의 마법은 절대 헤어질 일이 없다는 거야.”
데이지가 마이클과의 관계를 그냥 친구(Just Friends)로 재정의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 연인이 되면 언젠가 헤어질까 봐 무섭지만, 친구는 그럴 걱정이 없다는 논리야. 아주 기적의 논리면서도 한편으론 헤어지기 싫은 데이지의 속마음이 엿보여.
I feel like I’ve unlocked the secret of the universe with this Just Friends thing.
이 ‘그냥 친구’라는 전략으로 우주의 비밀을 풀어낸 기분이야.
데이지 특유의 유머와 과장법이 돋보이는 대목이야. 연애의 고통을 피할 방법을 찾았다고 해서 우주의 비밀까지 운운하는 게 정말 데이지답지? 아자에게 자기 논리가 얼마나 완벽한지 자랑하고 싶은 거야.
But no, we’re going on an adventure.” “We are?” “Do you feel like you’ve recovered your wits enough that you could, for instance,”
하지만 아니, 우린 모험을 떠날 거야.” “우리가?” “너 정신이 좀 돌아온 것 같아? 이를테면 이런 걸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데이지가 아자를 데리고 또 다른 사건을 꾸미려고 해. 아자가 사고로 병원에 있다가 막 복학한 상태라 정신 좀 돌아왔냐(recovered your wits)고 묻는 건데, 이게 걱정하는 건지 사고 치자는 건지 알 수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