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ing and turning in the tightening gyre,” he said. “I’m... this, like... this doesn’t get better. You should know that.”
“점점 좁혀지는 나선 속에서 돌고 또 돌며.” 그가 말했다. “나는... 이런 게, 그러니까... 이건 나아지지 않아. 너도 알아야 해.”
데이비스가 예이츠의 시를 인용하며 에이자의 고통을 이해하려 해. 'gyre'는 에이자가 말한 소용돌이랑 비슷한 의미지. 하지만 에이자는 데이비스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이건 일시적인 감기가 아니라 평생 안고 가야 할 굴레라는 걸 못 박아. 나중에 상처받지 말고 지금 내 '진짜 모습'을 보라는 경고 같기도 해.
“I’m not in a rush.” I leaned forward, looking at the hardwood floor.
“난 서두르지 않아.” 나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원목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데이비스가 '난 급할 것 없어'라며 에이자를 안심시키려 하고 있어. 진짜 이 남자의 배려심은 유니콘급이네. 하지만 에이자는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보고 있어. 마음이 무거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는 거겠지? 바닥의 나뭇결을 세고 있는 에이자의 모습이 짠하다.
“I’m not gonna un-have this is what I mean. I’ve had it since I can remember and it’s not getting better
“이걸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다는 뜻이야. 기억이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랬고, 이건 나아지지 않아.”
에이자가 'un-have'라는 아주 기발하고도 슬픈 단어를 썼어. 이미 가지고 있는 이 병을 '안 가진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는 거야. 마치 태어날 때부터 내 영혼에 문신처럼 새겨진 고통이라 지울 수가 없다는 거지. 나아질 거라는 헛된 희망을 주기 싫어하는 에이자의 솔직함이 참 가슴 아프네.
and I can’t have a normal life if I can’t kiss someone without freaking out.”
“그리고 키스를 할 때마다 기절할 듯 놀라야 한다면, 나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하는 건 로맨틱한 일이어야 하는데, 에이자에게는 '세균 습격 사건'이 되어버리니 얼마나 괴롭겠어. 키스 한 번에 멘탈이 바스라지는데 어떻게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하고 살 수 있겠냐는 에이자의 외침이야. 평범함이라는 게 에이자에게는 히말라야 정복보다 힘든 목표인 셈이지.
“It’s okay, Aza. Really.” “You might think that now, but you won’t think that forever.”
“괜찮아, 에이자. 정말로.”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영원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야.”
데이비스는 계속해서 '괜찮다'고 토닥여줘. 정말 보살이 따로 없지? 하지만 에이자는 '영원함'을 믿지 않아. 지금은 착한 데이비스가 이해해주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국 지치고 떠날 거라는 비관적인 확신에 차 있어. 에이자의 마음속에는 이미 '이별'이라는 시한폭탄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
“But it’s not forever,” he said. “It’s now. Can I get you anything? Glass of water or something?”
“하지만 이건 영원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지금일 뿐이지. 뭐 좀 가져다줄까? 물이라도 한 잔?”
데이비스는 에이자의 비관적인 말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며 다독여줘. 그러면서 분위기를 환기하려고 물이라도 줄지 물어보지. 에이자의 불안을 먹여 살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지금'이라는 단어로 잠재우려는 거야.
“Can we... can we just watch a movie or something?” “Yes,” he said. “Absolutely.”
“우리... 그냥 영화 같은 거나 볼 수 있을까?” “응.” 그가 말했다. “당연하지.”
스킨십이 무서운 에이자가 제안한 대안은 영화 보기야. 데이비스는 실망한 기색 하나 없이 기쁘게 받아들여 줘. 에이자는 데이비스와 거리를 두면서도 함께 있고 싶은 그 복잡한 마음을 영화라는 안전한 가림막 뒤로 숨기려는 거지.
He offered me his hand, but I got up on my own. As we walked toward the basement steps, Davis said,
그는 내게 손을 내밀었지만, 나는 혼자 힘으로 일어났다. 우리가 지하실 계단 쪽으로 걸어갈 때 데이비스가 말했다.
데이비스는 신사답게 손을 내밀어주지만, 에이자는 그 손을 잡지 않아. 세균 전파에 대한 공포 때문에 다정한 호의조차 거절해야 하는 에이자의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여. 두 사람은 물리적인 거리를 둔 채 지하 영화관으로 향해.
“Here at the Pickett residence, we have both kinds of movies—Star Wars and Star Trek. What would you prefer?”
“여기 피켓 저택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어. 스타워즈랑 스타트렉. 넌 어떤 게 더 좋아?”
데이비스가 자기 집을 '피켓 저택'이라고 부르며 농담 섞인 말투로 분위기를 띄워보려 해. SF 양대 산맥인 스타워즈와 스타트렉 중 고르라는 질문은 전형적인 덕후들의 질문인데,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려는 데이비스의 노력이 가상하지.
“I’m not really a fan of space movies,” I said.
“난 우주 영화를 딱히 좋아하지 않아.” 내가 말했다.
에이자가 데이비스의 제안에 아주 솔직하게 찬물을 끼얹네. 데이비스는 지금 스타워즈냐 스타트렉이냐며 세기의 대결을 제안했는데, 에이자는 '음, 난 둘 다 별로'라며 취향 확고한 모습을 보여줘. 이 어색한 공기를 데이비스가 어떻게 수습할지 궁금하지?
“Great, then we’ll watch Star Trek IV: The Voyage Home, forty percent of which is set right here on earth.”
“좋아, 그럼 <스타트렉 4: 집으로의 항해>를 보자. 그 영화의 40퍼센트는 바로 여기 지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거든.”
데이비스의 순발력 좀 봐! 우주 영화 싫다니까 '이건 40%가 지구임!'이라며 기적의 논리를 펼치네. 어떻게든 에이자와 함께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데이비스의 스윗한 집념이 느껴지지 않아? 억지 같지만 왠지 설득력 있어!
I looked up at him and smiled, but I could not cinch the lasso on my thoughts, which were galloping all around my brain.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지만, 뇌 속을 여기저기 날뛰고 있는 생각들에 올가미를 씌워 잡아둘 수가 없었다.
에이자의 겉바속촉(?) 상태야. 겉으로는 데이비스를 보며 예쁘게 웃고 있지만, 속은 지금 야생마 수만 마리가 날뛰는 중이지. 생각을 올가미로 낚아채서 멈추게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서 미칠 것 같은 에이자의 괴로운 내면이 너무 잘 묘사되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