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esn’t matter now; it’s infected,” I said. “No, it’s not.”
“이제 상관없어. 감염됐으니까.” 내가 말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에이자는 이미 멘탈 가출 상태야. '이미 감염됐어, 끝났어'라고 사형 선고를 내려버렸지. 데이지는 “아니라고!”라며 현실 부정 중인데, 둘의 온도 차이가 거의 북극과 적도급이야.
“You see this red?” I pointed at the inflamed skin on either side of the wound. “That’s infection. That’s a big problem.”
“이 붉은 거 보여?” 나는 상처 양옆의 부어오른 피부를 가리켰다. “이게 감염이야. 이건 큰 문제라고.”
에이자가 거의 명탐정 코난 빙의해서 감염의 증거를 브리핑하고 있어. '이 빨간 것 좀 봐, 이게 바로 염증이야!'라며 자기 공포를 정당화하는 중이지. 데이지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과 절망감이 뒤섞여 있어.
I rarely let anyone see my finger without the Band-Aid, but I wanted Daisy to understand.
나는 반창고를 붙이지 않은 채 내 손가락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법이 거의 없었지만, 데이지가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에이자에게 반창고 없는 손가락을 공개하는 건 거의 일급비밀을 누설하는 것만큼이나 엄청난 일이야. 하지만 절친 데이지에게만큼은 지금 이 상황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는 걸 꼭 증명하고 싶었던 거지. '이것 좀 봐, 장난 아니지?'라고 말하는 처절한 심정이랄까?
This was not like the other times. This was not irrational worry,
이번은 다른 때와 같지 않았다. 이것은 근거 없는 걱정이 아니었다.
평소엔 에이자 스스로도 '내가 좀 유난인가?' 싶었을지 몰라. 하지만 이번엔 촉이 왔어. 근거 없는 불안이 아니라 실체적인 공포가 눈앞에 뙇! 나타난 거지. 에이자가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 팩트를 발견했다는 확신에 찬 순간이야.
because dried blood was unusual, even for when the callus was cracked open.
굳은살이 갈라졌을 때조차 말라붙은 피가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굳은살이 갈라지는 거야 에이자에게는 일상이었지만, 피가 '말라붙었다'는 건 반창고 안에서 한참 방치됐다는 증거거든. 에이자에게 이 '말라붙은 피'는 마치 범죄 현장의 결정적인 지문 같은 느낌일 거야. 공포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지.
It meant the Band-Aid had been on for way too long. This was not normal.
그것은 반창고를 너무 오랫동안 붙이고 있었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에이자의 머릿속에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어. '아뿔싸, 내가 얼마나 오래 이걸 안 갈았던 거야!'라는 자책과 공포가 동시에 몰려온 거지. 평소 5분마다 확인하던 철저함이 무너졌다는 사실 자체가 에이자에게는 '시스템 붕괴'와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이야.
Then again, didn’t it always feel different? No, this felt different from the other differents. There was visible evidence of infection.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항상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던가? 아니, 이번은 다른 다름들과는 또 달랐다. 감염의 눈에 보이는 증거가 있었다.
에이자가 스스로 '항상 이랬나?' 의심하다가 '아냐, 이번엔 진짜 찐이야!'라고 결론 내리는 장면이야. '다른 다름들(other differents)'이라는 표현이 재밌는데,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공포들을 분류하고 있어. 이번엔 '눈에 보이는 증거'라는 치트키까지 있으니 에이자에겐 빼박 캔트 상황이지.
“It looks like your finger has looked every single time you’ve ever worried about it.”
“네가 걱정했던 모든 순간마다 네 손가락은 딱 저런 모습이었어.”
데이지가 팩트 폭격(앗, 쓰지 말랬지)... 아니, 팩트 미사일을 날리고 있어. '야, 너 맨날 이랬어. 새삼스럽게 왜 그래?'라며 에이자의 '특별한 공포'를 '일상적인 공포'로 격하시키는 중이야. 친구니까 가능한 돌직구지.
I squeezed some hand sanitizer onto the cut, felt a deep, stinging burn, unwrapped a new Band-Aid, and wrapped it around my finger.
나는 상처 위에 손 세정제를 짜냈고, 깊고 따가운 통증을 느꼈으며, 새 반창고를 뜯어 손가락에 감았다.
이 문장은 에이자의 '의식'을 보여줘. 세정제의 고통을 느끼며 소독됐다고 믿고, 새 반창고로 봉인하는 과정이지. 따가운 통증이 오히려 안심을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야. 독자들도 같이 따끔거리는 것 같지 않아?
I sat there for a while, embarrassed, wishing I were alone, but also terrified.
나는 한동안 그곳에 앉아 창피해하며 혼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공포에 질려 있었다.
모든 의식을 마친 후 찾아온 현타의 시간이야. 데이지 앞에서 유난 떤 게 쪽팔리기도 하고(embarrassed), 차라리 혼자였으면 맘껏 미쳐 날뛰었을 텐데 싶기도 하고(wishing I were alone), 근데 또 감염됐을까 봐 무서워 죽겠고(terrified). 감정의 짬뽕탕 그 자체지.
Couldn’t get the redness and the swelling out of my mind, my skin responding to the invasion of parasitic bacteria.
붉은 기와 부어오른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의 피부는 기생 박테리아의 침입에 반응하고 있었다.
에이자의 뇌내 망상 회로가 풀가동 중이야. 눈을 감아도 상처 부위가 4K 초고화질로 둥둥 떠다니는 거지. 박테리아들이 자기 피부를 영토 확장하듯 깃발 꽂으며 침략하고 있다는 생각에 완전히 꽂혀버렸어.
Hated myself. Hated this. “Hey,” Daisy said. She put a hand on my knee. “Don’t let Aza be cruel to Holmesy, okay?”
내가 미웠다. 이 모든 상황이 미웠다. “야,” 데이지가 말했다. 그녀가 내 무릎 위에 손을 얹었다. “에이자가 홈즈한테 너무 모질게 굴지 못하게 해, 알았지?”
스스로를 혐오하며 무너지는 에이자에게 데이지가 건네는 최고의 위로야. 강박증에 사로잡힌 '에이자(자아)'가 본인 자신인 '홈즈(별명)'를 학대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거지. 자기 자신과 싸우는 친구를 위해 심리적 중재자로 나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