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h, progress toward an infection. I’ll do it at the bank. It’s probably already too late.
‘그래, 감염을 향한 진전이겠지.’ 은행에 가서 갈 거야. ‘아마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몰라.’
머릿속 빌런이 에이자의 희망을 비웃으며 바로 훼방을 놔. '진전? 감염되는 진전이겠지!'라며 비아냥거리는 거야. 은행 가서 갈겠다는 에이자의 다짐에도 '이미 늦었어'라고 찬물을 끼얹는 저 인성 좀 봐.
That’s ridiculous. Once the infection is in your bloodstream—Stop that makes no sense it’s not even red or swollen.
말도 안 된다. 일단 감염균이 혈류 속에 들어가면— 그만해, 말도 안 돼. 붉게 변하거나 부어오르지도 않았잖아.
에이자가 드디어 이성을 되찾고 반격해! '부어오르지도 않았는데 무슨 감염이야!'라며 팩트(앗, 그 단어 아님)를 기반으로 따지기 시작했어. 하지만 '혈류'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또 무너질 것 같은 불안함이 느껴지네.
You know it doesn’t have to be—Please just stop I will change it at the bank—YOU KNOW I’M RIGHT.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 알잖아—제발 그만해. 은행에 가서 갈 테니까—내가 맞다는 거 너도 알잖아.”
에이자의 머릿속 싸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어. 한쪽은 '제발 그만 좀 괴롭혀!'라고 애원하고, 다른 한쪽은 '아냐, 내가 맞다니까?'라며 쐐기를 박고 있지. 거의 1인 2역 스릴러를 찍는 수준이야. 보고 있는 내가 다 기가 빨리네.
“Did I go to the bathroom before lunch?” I asked Daisy quietly.
“내가 점심 먹기 전에 화장실에 갔었나?” 내가 데이지에게 조용히 물었다.
에이자가 드디어 옆에 있는 데이지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친구 찬스만큼 든든한 게 없지. 하지만 데이지는 에이자의 이 엄청난 내면 전쟁을 꿈에도 모르고 있을 텐데, 과연 뭐라고 답할까?
“Dunno,” she said. “Um, you sat down after us, so I guess?”
“몰라.” 그녀가 말했다. “음, 네가 우리보다 늦게 앉았으니까, 그랬겠지?”
데이지의 대답이 아주 시큰둥해. '몰라, 늦게 왔으니 갔겠지 뭐~'라는 식이지. 에이자한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인데 데이지는 세상 태평해. 역시 남의 강박증은 나에겐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수다일 뿐인가 봐.
“But I didn’t say anything about it?” “No, you didn’t say, ‘Greetings, lunch tablemates. I have just returned from the bathroom.’”
“하지만 내가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래, ‘안녕, 점심 식탁의 동지들이여. 나는 방금 화장실에서 돌아왔노라’라고 말하진 않았지.”
에이자는 자기가 화장실 간 걸 왜 중계방송 안 했냐며 당황해하고, 데이지는 그걸 또 찰지게 비꼬고 있어. '동지들이여~ 화장실 다녀왔노라~'라고 말하는 에이자를 상상해보니 좀 웃기긴 하다. 데이지 유머 감각 인정!
Felt the tension between the urge to pull over and change the Band-Aid and the certainty of Daisy thinking me crazy.
차를 세우고 반창고를 갈고 싶은 충동과, 데이지가 나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확신 사이에서 갈등이 느껴졌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 머릿속은 온통 반창고 생각뿐이야. 차를 당장 세우고 싶지만, 옆에 탄 데이지가 '너 진짜 왜 이래?'라고 할까 봐 눈치 게임 중인 에이자의 마음이지. 머릿속의 악마와 현실의 데이지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기분이랄까?
Told myself I was fine, this was a malfunction in my brain, that thoughts were just thoughts,
나는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이것은 내 뇌의 오작동일 뿐이며,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라고 타일렀다.
에이자가 스스로를 진정시키려고 폭풍 셀프 가스라이팅 중이야. '이건 뇌가 잠깐 버그 난 거야, 생각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구름 같은 거야!'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어. 거의 정신 승리의 끝판왕이지.
but when I glanced at the Band-Aid again I saw the pad was stained. I could see the stain. Blood. Or pus. Something.
하지만 반창고를 다시 힐끗 보았을 때 패드가 더러워진 것을 보았다. 얼룩이 보였다. 피였다. 아니면 고름. 무엇인가였다.
이성이 무너지는 찰나야. '생각은 생각일 뿐'이라며 다독였는데, 눈으로 직접 '얼룩'을 확인해버렸으니 이제 난리 난 거지. 피인지 고름인지 모를 그 무언가가 에이자의 모든 평화로운 생각을 집어삼켰어.
I pulled into an optometrist’s parking lot, took off the Band-Aid, and looked at the wound.
나는 안과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 반창고를 떼어내고 상처를 살펴보았다.
결국 에이자가 항복했어. 길가에 차를 세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주차장으로 쏙 들어갔지. 반창고를 뗄 때의 그 긴박함... 에이자에게는 거의 폭탄 해체 작업만큼 중대한 순간이야.
It was red at the edges. The Band-Aid had dried blood on it. Like it hadn’t been changed in some time.
가장자리가 붉었다. 반창고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한동안 갈지 않은 것 같았다.
에이자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증거'가 눈앞에 나타났어. 붉게 변한 피부와 말라붙은 피... 이건 강박증이 보내는 '너 망했음'이라는 알람 소리나 다름없지. '한동안 안 갈았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거야.
“Holmesy, I’m sure you went to the bathroom. You always go to the bathroom.”
“홈즈, 네가 화장실에 갔던 게 확실해. 넌 항상 화장실에 가잖아.”
데이지가 필살 위로를 던지고 있어. '넌 화장실 마니아잖아!'라며 에이자의 습관을 근거로 안심시키려는 거지. 친구의 강박증을 너무 잘 알아서 오히려 덤덤하게 팩트를 꽂아버리는 데이지식 우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