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ook the bag. “I’ll call you,” I said. “We’ll see.”
나는 가방을 받았다. “전화할게.” 내가 말했다. “두고 보자고.”
일단 가방을 넙죽 받긴 했는데, 에이자의 대답이 참 에이자답지? '전화할게'는 약속이고 '두고 보자'는 츤데레의 정석이야. 1억 원짜리 가방을 들고 '두고 보자'니, 에이자 너 진짜 깡다구 대단하다!
I left the cabin calmly, then sprinted through the golf course, skirting the pool complex, and ran up to the mansion.
나는 침착하게 오두막을 나섰고, 그러고는 골프 코스를 가로질러 달려가 수영장 단지를 지나치며 대저택으로 뛰어 올라갔다.
나올 때는 침착한 척하더니, 밖으로 나오자마자 전력 질주! 1억 원 든 가방이 무거울 법도 한데, 아드레날린 폭발해서 골프장을 가로지르고 있어. 수영장이고 뭐고 눈에 안 들어오겠지. 저택까지 마라톤 찍는 중이야.
I ran upstairs and walked along a hallway until I could hear Daisy talking behind a closed door. I opened it.
나는 위층으로 달려가 복도를 따라 걸었다. 닫힌 문 너머로 데이지가 말하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나는 그 문을 열었다.
에이자가 1억 원이 든 가방을 들고 전력 질주해서 저택 안으로 들어왔어. 친구 데이지를 찾으려고 남의 집 복도를 헤매는 중이지. 닫힌 문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 과연 행운의 문일까, 대참사의 문일까?
Daisy and Mychal were kissing in a large four-poster bed. “Um,” I said. “A bit of privacy, please?” Daisy asked.
데이지와 마이클이 커다란 사주식 침대에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음,” 내가 말했다. “사생활 좀 지켜줄래?” 데이지가 물었다.
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건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 아니, 에이자 입장에서는 '눈 버린' 현장이지. 남의 집 침대를 점령한 데이지의 뻔뻔함이 하늘을 찔러. 오히려 방해받았다는 듯 사생활을 요구하다니, 역시 데이지다워.
I closed the door, muttering, “Well, but it isn’t your house.” I didn’t know where to go then. I walked back downstairs.
나는 “그치만 여기 네 집 아니잖아.”라고 중얼거리며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데이지의 뻔뻔함에 어이없어하며 복수(?)의 한마디를 날렸지만, 결국 쫓겨나듯 아래층으로 내려온 에이자. 1억 든 가방은 무거운데 마음은 갈 곳을 잃어버렸어. 집이 너무 커서 유령처럼 떠도는 신세가 됐지.
Noah was on the couch watching TV. As I walked over to him, I noticed he was wearing actual pajamas—
노아는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갔을 때, 나는 그가 진짜 잠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래층으로 오니 데이비스의 동생 노아가 소파를 지키고 있어. 위층엔 키스 빌런들이 있고, 아래층엔 TV 빌런이 있네. 근데 노아의 패션이 심상치 않아. 진짜 잠옷이라니, 이 집 애들은 집안에서 완전 무장 해제 상태인가 봐.
Captain America ones—even though he was thirteen.
캡틴 아메리카 잠옷을—그는 열세 살인데도 말이다.
잠옷의 정체는 무려 캡틴 아메리카! 중학교 1학년이 어벤져스 코스프레 잠옷을 고집하다니, 노아의 취향 참 확고하지? 열세 살이면 한창 쿨한 척할 나이인데, 히어로 사랑이 나이를 이겨버렸어.
On his lap, there was a bowl of what appeared to be dry Lucky Charms. He took a handful and shoved them into his mouth.
그의 무릎 위에는 말라 비틀어진 럭키 참스 시리얼이 담긴 사발이 놓여 있었다. 그는 시리얼을 한 움큼 집어 입안으로 쑤셔 넣었다.
노아는 지금 밥 대신 생 시리얼을 씹어 먹으며 은둔형 외톨이 생활 중이야. 억만장자 아들이라도 아빠 가출 앞에선 장사 없지. 시리얼 이름이 '럭키 참스(행운의 부적)'인데, 노아 상황은 전혀 운이 없어 보여서 더 짠해.
“’Sup,” he said while chewing. His hair was greasy and matted to his forehead, and up close he looked pale, almost translucent.
“안녕.” 그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의 머리카락은 기름기로 떡이 져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가까이서 본 그는 창백하다 못해 거의 투명해 보였다.
노아의 몰골이 말이 아니야. 며칠 안 씻은 게 분명한 떡진 머리에 혈색 없는 얼굴... 캡틴 아메리카 잠옷이 무색하게 노아는 지금 당장 힐링이 필요한 상태야. 인사가 'Sup'인데, 전혀 안 'Sup'한 분위기지.
“You doing okay, Noah?” “Kickin’ ass and takin’ names,” he said. He swallowed, and then said, “So, did you find anything yet?”
“노아, 잘 지내니?” “아주 잘 나가요.” 그가 대답했다. 그는 시리얼을 꿀꺽 삼키더니 다시 물었다. “그래서, 뭐라도 좀 찾아냈어?”
노아가 내뱉는 "Kickin ass and takin names"는 원래 아주 잘나갈 때 쓰는 허세 섞인 표현이야. 근데 몰골은 영 아니니까 에이자가 보기에 얼마나 안쓰럽겠어? 속으로는 아빠 소식만 기다리는 어린애의 모습이 딱 걸렸지.
“Huh?” “About Dad,” he said. “Davis said you were after the reward. Did you find anything?” “Not really.”
“어?” “아빠 말이야.” 그가 말했다. “데이비스 형이 누나가 보상금을 노리고 있대. 뭐라도 좀 알아냈어?” “아니, 딱히.”
노아는 지금 에이자가 탐정이라도 된 줄 알고 있어. 형한테 들어서 에이자가 돈 벌려고 아빠 찾는 거 다 알고 있다는 거지. 근데 "Not really"라는 대답을 들었을 때 노아의 그 실망한 눈빛... 에이자도 마음이 편치 않을 거야.
“Can I send you something? I took all the notes off Dad’s phone from iCloud. They might help you. Might be a clue or something.
“뭐 좀 보내줘도 돼? 아빠 휴대폰에 있던 메모를 아이클라우드에서 다 가져왔거든. 누나한테 도움이 될지도 몰라. 단서 같은 게 될 수도 있고.”
노아가 갑자기 휴대폰을 내밀며 비장한 제안을 해. 아빠의 행방을 찾으려고 아이클라우드까지 털어본 모양이야. 열세 살짜리 꼬마 탐정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