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it was getting on with its own, private life, not caring about Conor at all.
마치 코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시계는 제 할 일만 묵묵히 하고 있었다.
세상은 난리인데 혼자 평온한 물건들 보면 짜증 나지. 시계의 무심함이 코너의 화를 제대로 돋웠어. 시계의 운명이 왠지 불안해 보여.
He approached it slowly, his fists clenched. It was only a moment before it would bong bong bong its way to nine o’clock.
그는 주먹을 꽉 쥔 채 시계에 천천히 다가갔다. 시계가 아홉 시를 알리는 종소리를 울리기 직전이었다.
이제 시계랑 맞짱이라도 뜨러 가나 봐. 아홉 시면 일찍 자야 할 시간인가? 저 팽팽한 긴장감 좀 봐.
Conor stood there until the second hand glided around and reached the twelve.
코너는 초침이 미끄러지듯 돌아가 12를 가리킬 때까지 그곳에 서 있었다.
폭발 직전의 고요함 같은 거지. 1초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만 해도 쫄깃하네.
The instant the bongs were about to start, he grabbed the pendulum, holding it at the high point of its swing.
종소리가 시작되려는 찰나, 그는 시계추를 붙잡아 진동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멈춰 세웠다.
시계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어. 물리적인 힘으로 흐르는 시간을 멈추고 싶은 마음일까?
He could hear the mechanism of the clock complaining as the first b of the interrupted bong hovered in the air.
가로막힌 첫 종소리가 허공을 맴도는 동안, 시계 내부 장치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시계도 당황해서 쇳소리를 내는 거지. 억지로 멈춘 소리가 꽤나 불길하게 들리지?
With his free hand, Conor reached up and pushed the minute and second hands forward from the twelve.
남은 한 손으로 코너는 12에 멈춰 있던 분침과 초침을 억지로 밀어 앞으로 돌렸다.
시계추는 잡고 바늘은 돌리고. 아주 시계를 박살 내기로 작정한 모양이야. 손가락 힘이 대단한걸.
They resisted but he pushed harder, hearing a loud click as he did so that didn’t sound especially good.
바늘들이 저항했지만 그는 더 세게 밀어붙였다. 그러자 무언가 부러지는 듯한 커다란 소리가 났는데,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방금 뚝 소리 났지? 원래 저항하는 거 억지로 하면 사달이 나는 법이야.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어.
The minute and second hands sprung suddenly free from whatever was holding them back,
분침과 초침을 붙잡고 있던 무언가가 갑자기 풀려나며 바늘들이 자유롭게 튀어 올랐다.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바늘이 춤을 추네. 시계 내부에서 영혼이 탈탈 털린 소리가 들리는 듯해.
and Conor spun them around, catching up with the hour hand and taking it along, too,
코너는 바늘들을 마구 돌렸고, 시침까지 휩쓸어 함께 돌아가게 만들었다.
시간 여행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 분노의 바늘 돌리기 기술이 아주 현란해.
hearing more complaining half-bongs and painful clicks from deep inside the wooden case.
나무 케이스 깊은 곳에서 반쯤 끊긴 종소리와 고통스러운 금속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나무 상자 안에서 시계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지? 듣기만 해도 소름 돋는 소리야.
He could feel drops of sweat gathering on his forehead and his chest felt like it was glowing with heat.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가슴속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오르는 기분이었다.
아드레날린 폭발 상태인가 봐. 화가 나면 몸에 열이 오르는 건 인간의 본능이지. 땀까지 흘리는 걸 보니 진심이야.
(–almost like being in the nightmare, that same feverish blur of the world slipping off its axis,
(—마치 악몽 속에 있는 것처럼, 세상이 축에서 벗어나 어지럽게 뒤섞이는 그 똑같은 열병 같은 혼란이 찾아왔다.)
현실 감각이 흐릿해지는 거지. 악몽의 기운이 여기까지 스며든 건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