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nce watched her for a moment, then wrapped a blanket around himself and went to their horse, tied to one of the yew tree’s branches.
왕자는 잠시 그녀를 지켜보더니, 담요를 몸에 두르고 주목나무 가지에 묶여 있던 말에게로 다가갔다.
갑자기 담요 챙겨서 말한테 가는 걸 보니 야반도주라도 하려는 걸까? 잠든 여자를 두고 혼자 가는 건 좀 매너가 없네.
The prince retrieved something from the saddlebag, then untied the horse, slapping it hard on the hindquarters to send it running off.
왕자는 안장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말의 고삐를 풀고는, 엉덩이를 세게 내리쳐 말을 멀리 쫓아버렸다.
말을 쫓아버린 건 증거 인멸이나 알리바이 조작의 냄새가 나. 왕자가 점점 수상해지는데 코너는 얼마나 놀랐을까?
The prince held up what he’d taken out of the bag. A knife, shining in the moonlight.
왕자가 주머니에서 꺼낸 것을 들어 올렸다. 달빛에 번뜩이는 칼이었다.
세상에, 칼이라니. 로맨틱한 달빛이 순식간에 공포 영화 조명으로 바뀌어버렸어.
“No!” Conor said. The monster closed its hands and the mist descended again
“안 돼!” 코너가 외쳤다. 괴물이 손을 다물자 다시 안개가 내려앉았다.
코너는 다음 장면이 뭔지 알아채고 비명을 지른 거야. 괴물은 딱 결정적인 순간에 화면을 가려버리는 센스를 발휘하네.
as the prince approached the sleeping farmer’s daughter, his knife at the ready.
왕자가 칼을 움켜쥔 채 잠든 농부의 딸에게 다가가는 사이 안개가 몰려왔다.
왕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칼로 찌르려 한다니 정말 충격이야. 이게 괴물이 말하는 '진실'인 건가?
“You said he was surprised when she didn’t wake up!” Conor said.
“왕자가 그녀가 깨어나지 않아서 놀랐다고 했잖아요!” 코너가 말했다.
아까 괴물이 말했던 스토리랑 앞뒤가 안 맞으니까 코너가 따지는 중이야. 왕자가 연기를 한 건지 괴물이 뻥을 친 건지 헷갈리지?
After he killed the farmer’s daughter, said the monster, the prince lay down next to her and returned to sleep.
그가 농부의 딸을 죽인 뒤, 왕자는 그녀 곁에 누워 다시 잠을 청했다. 괴물이 말했다.
죽여놓고 옆에서 다시 잠을 자다니 멘탈이 거의 강철급이네. 사이코패스 왕자의 탄생을 보고 있는 기분이야.
When he awoke, he acted out a pantomime should anyone be watching. But also, it may surprise you to learn, for himself.
잠에서 깬 그는 누군가 지켜보기라도 하는 듯 연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건 자기 자신을 속이기 위한 연기이기도 했다.
남들 속이려고 시작한 거짓말을 자기 자신까지 믿어버린 거야. 인간의 자기 합리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대목이지.
The monster’s branches creaked. Sometimes people need to lie to themselves most of all.
괴물의 나뭇가지들이 삐걱거렸다. 가끔 사람은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괴물이 뼈 때리는 명언을 던지네. 현실이 너무 감당하기 힘들면 스스로를 속여서라도 버티려는 습성이 있나봐.
“You said he asked for your help! And that you gave it!” I only said he told me enough to make me come walking.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줬다면서요! 그래서 도와주신 거잖아요!” “나는 그가 나를 움직이게 할 만큼 충분한 이야기를 했다고만 했다.”
괴물은 참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지. 도와준 건 맞는데 그게 꼭 정의의 편이라서 그런 건 아니라는 뜻 같애. 말 한마디로 대지를 걷게 만드는 왕자의 입담이 보통이 아니네.
Conor looked wide-eyed from the monster to his back garden, which was re-emerging from the dissipating mist.
안개가 흩어지며 뒷마당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코너는 눈을 크게 뜨고 괴물과 마당을 번갈아 보았다.
마법 같은 연출이 끝나고 현실로 복귀하는 중이야. 코너의 동공 지진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군. 안개 속에서 본 게 너무 충격이라 마당이 낯설어 보일 거야.
“What did he tell you?” he asked. He told me that he had done it for the good of the kingdom.
“그가 뭐라고 했는데요?” 코너가 물었다. “그는 왕국을 위해 그 일을 저질렀다고 내게 말했다.”
왕자의 변명 타임이지. 원래 나쁜 짓 하는 사람들이 꼭 대의를 운운하더라고. 왕국을 위한다는 말이 참 편리한 핑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