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e did was talk to my mother, who talked to me.
할아버지가 하신 일은 우리 엄마한테 말하는 거였고, 엄마가 나한테 다시 말해줬어.
할아버지가 브라이스를 직접 부르는 게 아니라 굳이 엄마를 거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무슨 첩보 작전도 아니고, 가족끼리 소통하는 방식이 참 눈물겹게 비효율적이지?
“I don’t know what it’s about, honey,” she said. “Maybe he’s just ready to get to know you a little better.”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구나, 얘야,” 엄마가 말했어. “아마 할아버지가 너를 좀 더 알아갈 준비가 되셨나 보다.”
엄마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야. 그동안 손자한테 눈길 한 번 제대로 안 주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얘랑 대화 좀 해보련다'라고 하니까 엄마도 당황해서 추측만 하는 중이지.
Great. The man’s had a year and a half to get acquainted, and he chooses now to get to know me.
참 잘됐네. 그 양반은 친해질 시간이 1년 반이나 있었는데, 하필 지금 나를 알아가기로 마음먹으신 거잖아.
브라이스의 비꼬는 실력이 거의 수준급이야. 1년 반 동안 투명 인간 취급해놓고 이제 와서 나무 잘리고 우울한 이 시점에 대화를 하자니, 타이밍 참 거지 같다는 속마음을 'Great' 한마디에 담아냈어.
But I couldn’t exactly blow him off. My grandfather’s a big man with a meaty nose and greased-back salt-and-pepper hair.
하지만 대놓고 할아버지를 무시할 순 없었어. 우리 할아버지는 코가 큼직하고 머리는 뒤로 매끈하게 넘긴 반백의 거구시거든.
할아버지가 부르는데 싫다고 도망갈 비주얼이 아니야. 묘사하는 걸 보니까 덩치도 크시고 포스가 장난 아닌 모양이야. 브라이스도 속으로는 구시렁거려도 몸은 이미 거실로 향하고 있는 거지.
He lives in house slippers and a sports coat, and I’ve never seen a whisker on him. They grow, but he shaves them off like three times a day.
할아버지는 항상 실내용 슬리퍼에 스포츠 코트 차림으로 지내시는데, 난 할아버지 얼굴에서 수염 한 가닥 본 적이 없어. 수염이 자라긴 하지만, 할아버지는 하루에 한 세 번 정도는 밀어버리시거든.
할아버지의 성격이 얼마나 깔끔하고 철저한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집에서도 대충 입지 않고 코트까지 챙겨 입으시는 데다, 수염 자국조차 허용하지 않는 그 결벽증에 가까운 관리력을 봐봐. 거의 인간 제모기 수준이지?
It’s a real recreational activity for him. Besides his meaty nose, he’s also got big meaty hands.
면도가 할아버지한테는 진짜 여가 활동이라니까. 큼직한 코는 말할 것도 없고, 손도 아주 크고 두툼하셔.
면도를 취미 생활처럼 즐기신다니, 할아버지가 얼마나 정적인 분인지 알겠지? 근데 외모 묘사를 보면 코랑 손이 'meaty' 하다고 해. 포스가 장난 아닌 거대 체구의 할아버지 이미지가 딱 그려지지?
I suppose you’d notice his hands regardless, but what makes you realize just how beefy they are is his wedding ring.
뭐 어차피 할아버지 손이 워낙 커서 눈에 띄긴 하겠지만, 그 손이 얼마나 두툼한지 진짜 실감 나게 하는 건 바로 할아버지의 결혼반지야.
할아버지 손이 워낙 커서 그냥 봐도 눈에 들어오겠지만, 반지가 손가락에 꽉 끼어서 살이 올록볼록 나온 걸 보면 '와, 진짜 두껍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거지. 시각적 대비를 통한 강조랄까?
That thing’s never going to come off, and even though my mother says that’s how it should be, I think he ought to get it cut off.
그 반지는 절대 안 빠질 거야. 우리 엄마는 원래 그래야 하는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내 생각엔 할아버지가 그걸 잘라내야 할 것 같아.
반지가 손가락에 파묻혀서 이제는 빼고 싶어도 못 빼는 상황이야. 엄마는 로맨틱하게 '평생 뺄 수 없는 운명의 반지'라고 하지만, 브라이스는 실용주의자답게 '저러다 피 안 통해서 손가락 잘라야 하는 거 아냐?'라며 걱정(혹은 오지랖) 중이지.
Another few pounds and that ring’s going to amputate his finger.
살이 몇 파운드만 더 쪘다간 저 반지가 손가락을 아주 절단 내겠더라고.
할아버지 손가락이 거의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뜻이야. 반지가 장신구가 아니라 거의 고문 기구가 되기 일보 직전인 살벌한 상황이지. 브라이스 눈에는 할아버지의 건강보다 손가락의 안위가 더 걱정될 지경이야.
When I went in to see him, those big hands of his were woven together, resting on the newspaper in his lap.
할아버지를 뵈러 들어갔을 때, 그 큰 손들을 깍지 끼고 무릎 위에 놓인 신문 위에 올려두고 계셨어.
할아버지가 아주 경건하고 진지한 자세로 대기 타고 계신 모습이야. 평소에 말도 안 걸던 분이 이러고 계시니 분위기가 묘하게 압도적이지. 무슨 중대한 발표라도 하실 기세야.
I said, “Granddad? You wanted to see me?” “Have a seat, son.”
내가 "할아버지? 저 보자고 하셨어요?"라고 하니까, "앉거라, 얘야"라고 하셨어.
브라이스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는데 할아버지 대답이 아주 짧고 간결해. 평소엔 남남처럼 굴다가 갑자기 'Son(얘야/아들아)'이라니, 브라이스 입장에서는 털끝이 쭈뼛 서는 순간이지.
Son? Half the time he didn’t seem to know who I was, and now suddenly I was “son”?
얘야? 평소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시는 것 같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내가 '얘'가 된 거야?
브라이스 입장에서는 어이가 털리는 상황이지. 1년 반 동안 투명 인간 취급하더니 갑자기 친한 척 아들이라고 부르니까 당황스러울 수밖에.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