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yes jumped from the digital clock—my return flight was in a few hours—to the mailbox numbers on the tree-lined suburban street.
내 시선은 디지털시계에서—돌아가는 비행기 표가 몇 시간 뒤였거든—가로수가 늘어선 교외 거리의 우체통 번호로 왔다 갔다 했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상태야. 교수님 댁 주소를 찾으면서도 머릿속엔 '빨리 이거 끝내고 비행기 타러 가야 하는데'라는 생각뿐이지. 진득하게 누굴 만날 준비가 전혀 안 된 모습이야.
The car radio was on, the all-news station. This was how I operated, five things at once.
카오디오는 켜져 있었는데, 뉴스 전문 채널이었어. 이게 내 방식이었지, 한꺼번에 다섯 가지 일을 하는 거 말이야.
미치의 일상적인 생활 방식을 아주 잘 보여주는 대목이야. 뉴스 들으면서 운전하고, 통화하고, 주소 찾고... 거의 1분 1초를 아껴 쓰는 멀티태스킹의 노예랄까?
“Roll back the tape,” I said to the producer. “Let me hear that part again.” “Okay,” he said. “It’s gonna take a second.”
“테이프 좀 뒤로 돌려봐요,” 내가 프로듀서한테 말했어. “그 부분 다시 들어볼게요.” “알았어요,” 그가 말했지. “잠깐만 기다려요.”
교수님 댁 문 앞에 거의 다 도착해서도 전화기를 못 놓고 일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야. 이때까지만 해도 미치에게는 교수님과의 만남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완성도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
Suddenly, I was upon the house. I pushed the brakes, spilling coffee in my lap.
갑자기 집 앞에 도착해버렸어. 브레이크를 콱 밟았는데, 바지에 커피를 다 쏟아버렸지 뭐야.
멀티태스킹의 달인인 척하다가 결국 사고를 쳤네. 일하랴 운전하랴 정신없다가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급브레이크라니! 바지가 축축하게 젖어버린 상태로 교수님을 뵙게 생겼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겠어?
As the car stopped, I caught a glimpse of a large Japanese maple tree and three figures sitting near it in the driveway,
차가 멈췄을 때, 커다란 일본 단풍나무랑 그 근처 진입로에 앉아 있는 사람 셋이 눈에 들어왔어.
커피 때문에 찝찝한 와중에도 시선은 이미 마당 쪽으로 가 있어. 16년 만에 다시 보는 풍경과 그 속에 섞여 있는 낯선 사람들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이야.
a young man and a middleaged woman flanking a small old man in a wheelchair.
젊은 남자랑 중년 여성이 휠체어에 앉은 작고 마른 노인을 양옆에서 지키고 있었지.
이제 세 사람의 정체가 선명해져. 보조자 두 명 사이에 휠체어를 탄 노인... 누가 봐도 투병 중인 모리 교수님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슬프고도 경건한 장면이야.
Morrie. At the sight of my old professor, I froze. “Hello?” the producer said in my ear. “Did I lose you?...”
모리 교수님이었어. 옛 스승님을 보자마자 난 얼어붙고 말았지. 귀에서는 프로듀서가 "여보세요? 제 말 들려요?..."라고 말하고 있었어.
드디어 마주한 교수님! 그런데 미치는 지금 멘붕 상태야. 감동적인 재회를 해야 하는데, 한쪽 귀엔 일 전화가 들리고 무릎엔 커피가 쏟아져 있고... 성공한 기자인 척했지만 사실은 엉망진창인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웠을지도 몰라.
I had not seen him in sixteen years. His hair was thinner, nearly white, and his face was gaunt.
16년 동안이나 교수님을 못 봤어. 머리숱은 더 적어지셨고 거의 백발이셨지. 얼굴은 아주 수척하셨어.
성공 가도를 달리느라 정신없이 살다 보니 벌써 16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린 거야. 강산이 한 번 반이나 변할 시간 동안 잊고 지냈던 스승님의 변한 모습을 마주하니 미안함과 당혹감이 동시에 몰려오는 장면이지.
I suddenly felt unprepared for this reunion—for one thing, I was stuck on the phone—
갑자기 이 재회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 전화기에 매여 있었거든.
교수님을 뵙는다는 설렘보다는 당혹감이 먼저 앞서는 상황이야. 한 손엔 전화기, 한 손엔 커피... 성공한 사회인 코스프레는 하고 왔는데 정작 중요한 마음의 준비는 1도 안 된 미치의 당황스러운 속마음이 느껴지지?
and I hoped that he hadn’t noticed my arrival, so that I could drive around the block a few more times, finish my business, get mentally ready.
그리고 교수님이 내가 도착한 걸 못 보셨기를 바랐어. 동네 한 바퀴 더 돌면서 하던 일도 끝내고 마음의 준비도 좀 할 수 있게 말이야.
진짜 비겁해서 도망가려는 게 아니라, 너무 소중한 사람을 너무 오랜만에 보려니까 겁이 나는 거야. 완벽하게 준비해서 멋진 제자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은데, 현실은 엉망진창이라 시간을 벌고 싶은 미치의 마음, 이해 가지?
But Morrie, this new, withered version of a man I had once known so well, was smiling at the car,
하지만 내가 그토록 잘 알았던 분의 새롭고 쇠약해진 모습인 모리 교수님은 차를 보며 웃고 계셨어.
미치는 도망가고 싶은데 교수님은 이미 다 알고 인자하게 웃고 계셔. '어이구, 우리 제자 왔니?' 하는 느낌? 예전의 건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쇠약해진 모습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순간이야.
hands folded in his lap, waiting for me to emerge.
무릎 위에 손을 모으고 내가 내리기를 기다리시면서 말이야.
교수님은 재촉하지 않아. 그냥 그 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려 주시는 거야. 미치가 차 안에서 혼자 쌩쇼를 하든 말든, 교수님의 그 평온한 자세가 오히려 미치를 더 반성하게 만들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