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am?” asked Jem. Atticus spoke. “Where’re your pants, son?”
“네, 아주머니?” 젬이 되물었어. 그때 애티커스 아빠가 입을 떼셨지. “아들아, 네 바지는 어디 갔니?”
젬이 당황해서 '네?' 하고 얼버무리는데, 날카로운 우리 아빠 눈을 피할 수는 없었어. 드디어 올 것이 왔지. 아빠의 차분한 목소리가 가슴을 옥죄는 순간이야. 바지 행방불명 사건의 정식 수사가 시작된 거야.
“Pants, sir?” “Pants.” It was no use. In his shorts before God and everybody. I sighed.
“바지 말씀이세요, 아빠?” “그래, 바지.” 소용없었어. 하느님과 온 동네 사람들 앞에서 속옷만 입고 서 있는 꼴이라니. 난 한숨을 내쉬었어.
젬의 '바지요?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식의 어설픈 발뺌은 아빠의 단호한 확인 사살에 1초 만에 컷 당했어. 가로등 아래에서 팬티 바람으로 서 있는 오빠를 보며 내가 다 부끄러워서 고개가 숙여지더라고.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지.
“Ah—Mr. Finch?” In the glare from the streetlight, I could see Dill hatching one: his eyes widened, his fat cherub face grew rounder.
“저— 핀치 아저씨?”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나는 딜이 또 무슨 구라를 하나 만들어내고 있는 걸 볼 수 있었어. 딜의 눈은 커지고, 포동포동한 천사 같은 얼굴이 더 둥글게 변하더라고.
위기의 순간, 우리의 뻥쟁이 대장 딜이 등판했어! 딜의 얼굴 근육이 움찔거리는 걸 보니 뇌가 풀가동되면서 엄청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게 분명해. 과연 이번엔 어떤 기상천외한 거짓말로 이 바지 실종 사건을 덮으려나? 딜의 '구라 본능'이 빛을 발하는 타이밍이야.
“What is it, Dill?” asked Atticus. “Ah—I won ‘em from him,” he said vaguely.
“무슨 일이니, 딜?” 애티커스 아빠가 물으셨어. “아— 제가 젬한테서 딴 거예요,” 딜이 얼버무리며 말했지.
아빠의 예리한 질문에 딜이 드디어 입을 뗐어. 젬의 바지가 어디 갔냐는 질문에 '도박해서 땄다'는 어마무시한 구라를 던져버린 거지. 딜의 저 뻔뻔한 연기력 좀 봐, 완전 남우주연상감이라니까?
“Won them? How?” Dill’s hand sought the back of his head. He brought it forward and across his forehead.
“땄다고? 어떻게?” 딜의 손이 뒷머리를 더듬거렸어. 그러더니 손을 앞으로 가져와 이마를 쓱 훑었지.
아빠의 추궁에 딜이 식은땀을 닦는 건지, 아니면 다음 거짓말 시나리오를 짜느라 머리를 굴리는 건지 아주 가관이야. 심장이 쫄깃할 때 나오는 특유의 바디랭귀지, 뒷머리 긁적이고 이마 짚는 그 모습이 딱 그려지지?
“We were playin‘ strip poker up yonder by the fishpool,” he said.
“저기 위쪽 연못가에서 옷 벗기 포커를 하고 있었거든요,” 딜이 말했어.
딜이 내뱉은 거짓말 좀 봐! 애들끼리 옷 벗기 포커라니... 동네 어른들이 들으면 뒷목 잡고 쓰러질 소리지만, 젬이 담장 넘었다가 총 맞을 뻔한 사실보다는 이게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야. 딜의 순발력 진짜 대단하다.
Jem and I relaxed. The neighbors seemed satisfied: they all stiffened.
젬이랑 나는 마음이 놓였어. 이웃들도 만족한 것 같았지. 다들 몸이 뻣뻣하게 굳었거든.
총 맞을 뻔한 도둑으로 몰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박꾼으로 찍히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젬이랑 나는 '휴~ 살았다' 했어. 근데 어른들 반응이 대박이야. '도박'이라는 단어에 너무 충격받아서 다들 돌부처처럼 굳어버렸거든.
But what was strip poker? We had no chance to find out: Miss Rachel went off like the town fire siren:
근데 옷 벗기 포커가 대체 뭐야? 그걸 알아낼 틈도 없었어. 레이첼 아주머니가 마을 소방차 사이렌처럼 비명을 질러댔거든.
애들이 '스트립 포커'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내뱉은 말인데, 어른들 반응이 아주 난리가 났어. 특히 레이첼 아주머니는 자기 집 앞마당에서 그런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소리에 거의 기절초풍 직전이지. 동네 시끄럽게 사이렌 울리듯 소리 지르는 아주머니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니?
“Do-o-o Jee-sus, Dill Harris! Gamblin‘ by my fishpool? I’ll strip-poker you, sir!”
“세상에 맙소사, 딜 해리스! 내 물고기 연못가에서 도박을 했다고? 네 옷을 확 다 벗겨버리겠다, 이 녀석아!”
레이첼 아주머니가 진짜 뚜껑 열리셨어. '오 주여'를 길게 늘어뜨리며 외치는 폼이 예사롭지 않지? 딜을 혼내주겠다는 협박이 아주 살벌해. 딜이 거짓말 한번 잘못 했다가 진짜로 옷 다 뺏기게 생긴 웃픈 상황이야. 아주머니의 분노 지수가 거의 만렙이야.
Atticus saved Dill from immediate dismemberment. “Just a minute, Miss Rachel,” he said.
애티커스 아빠가 딜이 당장 사지가 찢기는 비극을 면하게 해줬어. “잠깐만요, 레이첼 아주머니,” 아빠가 말씀하셨지.
레이첼 아주머니 기세가 너무 무서워서 딜이 진짜 가루가 될 뻔했는데, 우리 구세주 아빠가 딱 등판해서 말려주셨어. 'dismemberment'라는 단어가 좀 무시무시하긴 한데, 그만큼 아주머니가 딜을 잡아먹을 듯이 화가 났다는 걸 해학적으로 표현한 거야.
“I’ve never heard of ‘em doing that before. Were you all playing cards?”
“애들이 그런 짓을 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너희들 카드놀이라도 한 거니?”
아빠는 역시 예리하셔. 이 동네 꼬맹이들이 옷 벗기 포커 같은 걸 할 리가 없다는 걸 단박에 아시는 거지. 그래서 조용히 핵심을 찔러보는 거야. 카드 게임을 진짜로 했는지 확인하시려는 건데, 젬이랑 딜은 지금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을걸? 아빠의 취조 모드 시작이야!
Jem fielded Dill’s fly with his eyes shut: “No sir, just with matches.”
젬은 눈을 질끈 감고 딜이 던진 뻥카를 넙죽 받아냈어. "아니요 아빠, 그냥 성냥 가지고 놀았어요."
딜이 내뱉은 '스트립 포커'라는 무리수를 젬이 순발력 있게 수습하는 장면이야. 아빠의 날카로운 질문에 젬이 '카드는 없었고 그냥 성냥개비로 내기한 거예요'라고 둘러대는데, 거의 야구에서 눈 감고 뜬공 잡는 수준의 기적적인 수비라고 볼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