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was unlike Cecil to hold out for so long; once he pulled a joke he’d repeat it time and again.
세실이 이렇게 오래 버티는 건 평소 걔답지 않았어. 걔는 한 번 장난을 치면 입이 근질거려서 자꾸 되풀이하는 녀석이었거든.
젬은 이제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했어. 세실 제이콥스는 관심받는 걸 좋아해서 장난치면 바로 나타나야 정상인데, 어둠 속에서 조용히 따라만 오니까 '이거 세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싹트는 거야.
We should have been leapt at already. Jem signaled for me to stop again.
벌써 누군가 우리한테 덮쳤어야 했거든. 젬 오빠가 나한테 다시 멈추라고 신호를 보냈어.
보통 세실 제이콥스 같은 장난꾸러기라면 진작에 '왁!' 하고 튀어나왔어야 하는데, 사방이 너무 고요하니까 젬 오빠도 촉이 온 거야. '이거 뭔가 냄새가 나는데?' 싶은 거지. 그래서 다시 한번 멈춰 서서 상황을 살피는 거야.
He said softly, “Scout, can you take that thing off?”
오빠가 조용히 말했어. “스카우트, 그 옷 좀 벗을 수 있어?”
야광 햄 의상이 너무 번쩍거리니까, 젬 오빠는 이게 적한테 위치를 다 까발리는 '인간 비콘'이라는 걸 깨달은 거야. 그래서 제발 그 눈에 띄는 햄 껍데기 좀 벗어 던지라고 조심스럽게 속삭이는 거지.
“I think so, but I ain’t got anything on under it much.”
“그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 안에 입은 게 별로 없어.”
스카우트의 충격 고백! 햄 의상 안에 원피스를 입은 게 아니라 거의 속옷 차림이거나 맨몸에 가깝다는 소리야. 옷을 벗으라는 오빠의 말에 '나 지금 이거 벗으면 거의 자연인인데?'라며 당황해하는 상황이지.
“I’ve got your dress here.” “I can’t get it on in the dark.”
“내가 네 원피스 여기 가지고 있어.” “어두워서 입을 수가 없단 말이야.”
젬 오빠는 여벌 옷(원피스)까지 챙겨주는 스윗함을 보였지만, 지금 상황은 칠흑 같은 어둠! 스카우트는 안 그래도 복잡한 옷을 이 깜깜한 데서 어떻게 입냐며 앙탈을 부리고 있어. 지금 뒤에서 누가 쫓아올지도 모르는데 패션쇼 할 판이야.
“Okay,” he said, “never mind.” “Jem, are you afraid?”
“알았어,” 오빠가 말했어, “신경 쓰지 마.” “젬 오빠, 무서워?”
깜깜한 데서 옷 갈아입기 힘들다는 동생의 투정에 젬 오빠가 쿨하게 포기하는 장면이야. 근데 공기가 좀 싸늘하니까 스카우트가 오빠의 마음속 불안함을 콕 찔러보고 있어. 현실 남매의 전형적인 대화지?
“No. Think we’re almost to the tree now. Few yards from that, an’ we’ll be to the road.
“아니. 이제 거의 나무까지 다 온 것 같아. 거기서 몇 야드만 더 가면 도로가 나올 거야.”
젬 오빠는 자기가 무섭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침착하게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 '곧 도로야, 거의 다 왔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 같은 말이기도 해.
We can see the street light then.” Jem was talking in an unhurried, flat toneless voice.
그러면 가로등이 보일 거야.” 젬은 서두르지 않는, 단조롭고 무색무취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어.
가로등 빛만 보이면 살 것 같은 심정인데, 정작 젬 오빠 목소리는 너무나 침착해. 근데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 알지? 애써 동요하지 않으려는 오빠의 포커페이스랄까.
I wondered how long he would try to keep the Cecil myth going.
오빠가 세실이라는 신화를 얼마나 더 오래 유지하려고 할지 궁금해졌어.
스카우트는 이제 확실히 깨달았어. 뒤에서 따라오는 게 세실 제이콥스가 아니라는걸. 근데 젬 오빠는 동생이 무서워할까 봐 끝까지 '세실일 거야'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그 눈물겨운 뻥이 언제까지 갈까 궁금해하는 중이지.
“You reckon we oughta sing, Jem?” “No. Be real quiet again, Scout.” We had not increased our pace.
“우리 노래 불러야 할까, 젬 오빠?” “아니. 다시 아주 조용히 해, 스카우트.” 우리는 걸음걸이를 빨리하지 않았어.
지금 뒤에 정체 모를 누군가가 따라오고 있어서 무서워 죽겠는데, 스카우트는 이 공포를 잊어보려고 노래라도 부르자고 제안해. 하지만 젬 오빠는 오히려 소리를 죽이라고 엄하게 말하지. 공포 영화에서 꼭 노래 부르거나 소리 지르는 애들이 먼저 당하는 거 알지? 젬은 그걸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거야.
Jem knew as well as I that it was difficult to walk fast without stumping a toe, tripping on stones, and other inconveniences, and I was barefooted.
발가락을 찧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등 다른 불편함 없이 빨리 걷는 게 어렵다는 걸 나만큼이나 젬 오빠도 잘 알고 있었고, 게다가 난 맨발이었어.
어두컴컴한 밤에 맨발로 숲길을 걷는다고 상상해봐. 빨리 뛰고 싶어도 돌에 걸릴까 봐, 발가락 찧을까 봐 못 뛰는 그 답답함! 스카우트의 발바닥이 지금 얼마나 고생 중인지 느껴지지? 거의 지뢰밭 걷는 기분일걸.
Maybe it was the wind rustling the trees. But there wasn’t any wind and there weren’t any trees except the big oak.
어쩌면 나무들을 흔드는 바람 소리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바람은 전혀 불지 않았고, 커다란 떡갈나무 말고는 나무도 없었어.
자꾸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니까 '에이, 바람이겠지~' 하고 행복 회로를 돌려보는데, 아뿔싸... 주변을 둘러보니 바람 한 점 없고 나무도 없네? 그럼 대체 그 소리는 누구 소리겠어? 진짜 소름 돋는 깨달음의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