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surrounded by wads of damp cotton, was a white, waxy, perfect camellia.
안에는 젖은 솜 뭉치들에 둘러싸인 채로, 하얗고 매끄러운 완벽한 동백꽃 한 송이가 들어있었어.
상자 속엔 사탕 대신 꽃이 들어있었네. 그것도 젬이 예전에 홧김에 다 짓밟아버렸던 그 동백꽃이야.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가장 예쁜 꽃을 골라 젬을 위해 정성껏 포장해두셨던 거지. 왠지 뭉클하지 않아?
It was a Snow-on-the-Mountain. Jem’s eyes nearly popped out of his head.
그건 '스노우 온 더 마운틴' 품종이었어. 젬의 눈은 거의 머리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지.
꽃 이름 한번 기가 막히지? '산에 내린 눈'이라니. 젬은 이걸 보자마자 완전 경악했어. 자기가 할머니한테 했던 짓도 생각나고, 죽은 할머니가 이걸 보냈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을 거야.
“Old hell-devil, old hell-devil!” he screamed, flinging it down. “Why can’t she leave me alone?”
“지독한 할멈, 진짜 지독한 할멈!” 젬은 꽃을 내팽개치며 비명을 질렀어. “왜 나를 가만히 안 놔두는 거야?”
젬의 반응이 예상 밖이지? 감동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화를 내. 할머니가 죽어서까지 자기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나 봐. 어린 마음에 복잡미묘한 감정이 폭발해버린 거지.
In a flash Atticus was up and standing over him. Jem buried his face in Atticus’s shirt front.
순식간에 아티커스 아빠가 일어나서 젬을 내려다보며 서 있었어. 젬은 아빠 셔츠 앞자락에 얼굴을 파묻어 버렸지.
젬이 소리를 지르며 꽃을 내팽개치니까 아빠가 빛의 속도로 다가온 거야. 젬은 지금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아주 복잡미묘한 감정 소용돌이 속에 있어서 아빠 품으로 쏙 숨어버린 상황이지.
“Sh-h,” he said. “I think that was her way of telling you—everything’s all right now, Jem, everything’s all right.
“쉬—” 아빠가 말했어. “그건 할머니가 너에게 전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아. 이제 다 괜찮다, 젬, 모든 게 다 괜찮아라고 말이야.”
아빠는 할머니가 남긴 동백꽃이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젬에게 보내는 화해의 메시지라고 다정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할머니의 까칠한 성격 뒤에 숨겨진 진심을 아빠는 꿰뚫어 본 거지.
You know, she was a great lady.” “A lady?” Jem raised his head. His face was scarlet.
있잖니, 할머니는 정말 훌륭한 숙녀였어.” “숙녀라고요?” 젬이 고개를 들었어. 젬의 얼굴은 아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
아빠가 그 독불장군 할머니를 '숙녀'라고 부르니까 젬이 완전 어이없어하는 장면이야. 자기를 괴롭히고 아빠 욕을 하던 사람이 어떻게 숙녀일 수 있냐며 분노 섞인 당혹감을 느끼는 거지.
“After all those things she said about you, a lady?” “She was.
“할머니가 아빠에 대해 그런 말들을 다 퍼부었는데도, 숙녀라고요?” “정말 그러셨단다.”
젬은 할머니가 아빠를 욕했던 게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거야. 그런 무례한 사람이 어떻게 숙녀냐고 따지는 젬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용기를 인정하는 아빠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어.
She had her own views about things, a lot different from mine, maybe… son, I told you that if you hadn’t lost your head
할머니는 사물에 대해 할머니만의 견해가 있으셨지, 아마 내 것과는 많이 달랐을 게다... 아들아, 내가 말했잖니, 네가 만약 이성을 잃지만 않았어도
아빠 아티커스가 젬에게 할머니의 독특한 가치관을 설명하면서, 왜 할머니 댁에 가서 책을 읽어주게 했는지 그 진짜 이유를 슬슬 빌드업하는 장면이야. 할머니가 좀 까칠하긴 했어도 나름의 철학이 있었다는 걸 인정해주고 계셔.
I’d have made you go read to her. I wanted you to see something about her—
내가 너를 할머니에게 가서 책을 읽어드리게 했을 거야. 난 네가 할머니에 대해 어떤 점을 보길 원했단다—
젬은 벌로 책을 읽어준 줄 알았는데, 사실 아빠는 젬이 할머니의 투병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인생의 중요한 레슨을 배우길 바랐던 '빅픽처'가 있었던 거지.
I wanted you to see what real courage is, instead of getting the idea that courage is a man with a gun in his hand.
난 네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보길 원했어, 용기란 손에 총을 든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는 대신에 말이다.
아빠는 진짜 용기가 물리적인 힘(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투쟁에서 나온다는 걸 젬에게 뼈 때리게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거야. 마을 최고의 명사수였던 아빠가 하니까 더 울림이 있지.
It’s when you know you’re licked before you begin but you begin anyway and you see it through no matter what.
그건 시작하기도 전에 네가 패배할 걸 알면서도, 어쨌든 시작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해내는 것이란다.
이게 바로 이 책의 핵심 명언 중 하나지! 결과가 뻔히 보이는 싸움이라도 그것이 옳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게 진짜 스웩이라는 말씀이야. 아빠가 왜 흑인 변호를 끝까지 하는지도 설명되는 대목이지.
You rarely win, but sometimes you do. Mrs. Dubose won, all ninety-eight pounds of her.
이기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기기도 한단다. 듀보스 할머니는 이기셨어, 그 마른 98파운드의 몸으로 말이다.
아빠 아티커스가 젬에게 '진정한 승리'가 뭔지 뼈 때리는 조언을 해주는 장면이야. 덩치 크고 힘센 놈이 이기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까지 버틴 할머니가 진짜 승자라는 거지. 할머니 몸무게가 44kg 정도밖에 안 됐다는데, 그 가녀린 몸으로 중독을 이겨내신 게 대단하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