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m seemed fascinated by a rose in the carpet. “Atticus,” he said, “she wants me to read to her.”
젬은 카펫에 그려진 장미 문양에 홀린 듯 보였어. “아빠,” 그가 말했지. “할머니가 저보고 책을 읽어달라고 하세요.”
젬 오빠가 지금 너무 당황해서 아빠랑 눈도 못 마주치고 카펫 무늬만 뚫어지게 보고 있어. '내가 왜 할머니한테 책까지 읽어줘야 돼?' 하는 억울함과 황당함이 여기까지 느껴지지 않니?
“Read to her?” “Yes sir. She wants me to come every afternoon after school and Saturdays and read to her out loud for two hours.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달라고?” “네, 아빠. 방과 후 매일 오후랑 토요일마다 가서 두 시간씩 소리 내서 읽어달라고 하세요.”
젬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 단순히 꽃밭을 망친 벌을 받는 줄 알았는데, 독서 봉사라는 추가 미션이 떨어졌어. 그것도 매일 두 시간씩이나! 젬의 영혼이 가출하기 일보 직전인 상황이야.
Atticus, do I have to?” “Certainly.” “But she wants me to do it for a month.” “Then you’ll do it for a month.”
“아빠, 꼭 해야만 해요?” “당연하지.” “하지만 할머니는 한 달 동안이나 하길 원하세요.” “그럼 한 달 동안 하면 되겠구나.”
젬의 마지막 발악! 한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 무서운 할머니 댁에 가야 한다니 믿고 싶지 않은 거야. 하지만 아빠는 단호박이야. '얄짤없음' 그 자체지.
Jem planted his big toe delicately in the center of the rose and pressed it in.
젬은 카펫에 있는 장미 무늬 한가운데에 엄지발가락을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꾹 눌렀어.
아빠의 단호한 태도에 젬은 억울함이 폭발하지만, 감히 대들지는 못하고 애꿎은 카펫만 괴롭히고 있어. 발가락 끝에 실린 그 미묘한 분노와 당혹감이 느껴지니?
Finally he said, “Atticus, it’s all right on the sidewalk but inside it’s—it’s all dark and creepy. There’s shadows and things on the ceiling…”
마침내 오빠가 말했어. “아빠, 길가 인도까지는 괜찮은데 집 안은... 너무 어둡고 으스스해요. 천장에는 그림자 같은 것들도 있고...”
젬이 왜 그렇게 가기 싫어했는지 진짜 이유가 나왔어.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머니 댁의 그 기괴하고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무서웠던 거야. 씩씩한 척해도 결국은 귀신 무서워하는 어린애라니까!
Atticus smiled grimly. “That should appeal to your imagination. Just pretend you’re inside the Radley house.”
아티커스 아빠는 단호하게 미소 지으셨어. “네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딱 좋겠구나. 그냥 네가 래들리네 집 안에 있다고 생각하렴.”
젬 오빠가 할머니 집 무섭다고 징징거리니까 아빠가 내린 특단의 조치! '네가 그렇게 무서워하던 래들리 집보다는 낫겠지?' 라며 상상력으로 공포를 승화시키라는 아빠의 고단수 농담이야. 역시 우리 아빠는 애들 다룰 줄 안다니까?
The following Monday afternoon Jem and I climbed the steep front steps to Mrs. Dubose’s house and padded down the open hallway.
그다음 월요일 오후, 젬 오빠랑 나는 듀보스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가파른 앞쪽 계단을 올라가서 탁 트인 복도를 따라 살금살금 걸어갔어.
드디어 운명의 날이 밝았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마냥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젬 오빠의 무거운 마음이 느껴지지? 살금살금 걷는 게 꼭 귀신 나올까 봐 눈치 보는 것 같아.
Jem, armed with Ivanhoe and full of superior knowledge, knocked at the second door on the left.
'아이반호' 책을 무기처럼 챙기고 지식이 뿜뿜 넘치는 표정을 지은 젬 오빠가 왼쪽 두 번째 문을 두드렸어.
책 한 권 들었다고 갑자기 자신감 충만해진 젬 오빠 좀 봐. 할머니한테 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아는 척 좀 하려는 귀여운 허세가 엿보이는 대목이지.
“Mrs. Dubose?” he called. Jessie opened the wood door and unlatched the screen door.
“듀보스 할머니 계세요?” 오빠가 불렀어. 제시가 나무 문을 열고 방충망 문고리를 풀었지.
드디어 금단의 문이 열리는 순간! 오빠의 목소리가 아마 염소처럼 떨리고 있었을걸? 방충망 고리가 풀리는 소리가 꼭 감옥 문 열리는 소리처럼 들렸을 거야.
“Is that you, Jem Finch?” she said. “You got your sister with you. I don’t know—”
“거기 젬 핀치니?” 할머니가 말했어. “동생도 같이 데려왔구나. 난 잘 모르겠다만—”
듀보스 할머니의 날 선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소름이 쫙 돋지? 스카우트까지 데려온 게 영 마음에 안 드시는 모양이야. 할머니의 까칠함이 대사 끝의 말줄임표에서 확 느껴져.
“Let them both in, Jessie,” said Mrs. Dubose. Jessie admitted us and went off to the kitchen.
“둘 다 들어오게 해라, 제시,” 듀보스 할머니가 말했어. 제시는 우리를 들여보내고 부엌으로 가버렸지.
제시가 문을 열어주긴 했는데, 눈도 안 마주치고 쌩하니 부엌으로 가버려. 이제 무서운 할머니랑 우리만 남겨진 셈이지. 폭풍전야 같은 정적이 흐르는 순간이야.
An oppressive odor met us when we crossed the threshold,
문턱을 넘어서자 숨이 턱 막히는 냄새가 우리를 맞이했어.
집 안에 발을 들이자마자 코를 찌르는 그 특유의 쾌쾌한 냄새! 환기 안 된 오래된 집에서 나는 묘한 압박감이 냄새를 통해 전달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