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looked surprised at my question, and there was a pause before he answered.
그는 내 질문에 놀란 기색이었고, 대답하기 전 잠시 침묵이 흘렀다.
평소에 남극 빙하처럼 차갑게 굴던 엘리너가 갑자기 살갑게(?) 말을 거니까 빌리가 당황한 거야. 빌리 머릿속에선 아마 '이 누나가 왜 이러지? 오늘 해가 서쪽에서 떴나?' 하는 물음표가 백만 개쯤 떴을걸?
“Aye, it was OK,” he said. Articulate as ever. This was going to be hard work.
“네, 괜찮았어요.” 그가 말했다. 언제나처럼 조리 있는 대답이었다.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빌리의 대답이 너무 짧아서 엘리너가 속으로 엄청나게 비꼬고 있어. 'OK' 한마디 한 걸 두고 '조리 있다(articulate)'고 하는 건 엘리너식의 고급진 반어법이야. 빌리한테 정보를 캐내려는데 대답이 단답형이니 엘리너는 벌써부터 지치는 거지.
“Were the other singers of a similar standard to...” I paused and pretended to wrack my brains “... to Johnnie Lomond?”
“다른 가수들도... 그러니까...”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기억을 더듬는 척했다. “...조니 로몬드와 비슷한 수준이었나요?”
엘리너의 여우 같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야! 조니 로몬드한테 푹 빠져 있으면서, 이름조차 잘 기억 안 나는 척 연기를 하고 있어. 짝사랑하는 티를 안 내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척하는 그 디테일... 거의 오스카상 후보급이지?
“They were all right, I guess,” he said, shrugging. Such insight, such clear, descriptive prose.
“뭐, 다들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참으로 통찰력 넘치고, 명쾌하며, 묘사가 풍부한 문장이었다.
빌리의 두 번째 단답형 대답에 엘리너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있어. '그럭저럭(all right)'이라는 성의 없는 대답을 두고 '통찰력(insight)' 운운하며 비꼬는 중이지. 엘리너는 지금 빌리의 머릿속에 든 게 없다고 확신하는 모양이야.
Bernadette piped up, as I knew she would, unable to resist an opportunity to draw attention to herself by any means available.
내가 예상했던 대로 버나데트가 끼어들었다. 그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킬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는 법이었다.
엘리너의 예상대로 버나데트가 대화에 낚였어! 버나데트는 관심받는 걸 너무 좋아해서 남 얘기할 때 자기가 아는 척하며 슥 끼어드는 타입이거든. 엘리너는 이미 버나데트의 이런 '관종' 기질을 간파하고 미끼를 던진 거지.
“I know him, Johnnie Lomond,” she told me proudly. “He used to be pals with my brother, at school.”
“나 그 사람 알아요, 조니 로몬드.” 그녀가 내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 오빠랑 학교 다닐 때 단짝이었거든요.”
버나데트가 드디어 '인맥 카드'를 꺼내 들었어! 조니 로몬드가 자기 오빠랑 'pals(절친)'였다니, 엘리너에겐 이보다 더 짜릿한 수확이 없겠지? 엘리너의 '오프닝 갬빗'이 제대로 통한 순간이야.
“Really?” I said, not, for once, having to feign interest. “Which school was that?”
"정말인가요?" 이번만큼은 관심을 꾸미낼 필요가 없었다. "그게 어느 학교였나요?"
엘리너가 평소에는 남의 말에 영혼 없이 "아, 네~" 하면서 리액션 봇 노릇을 했는데, 이번엔 진짜 궁금해서 눈이 번쩍 뜨인 거야. 짝사랑하는 그 남자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니까!
The way she said the name of the establishment implied that I ought to be aware of it.
그녀가 학교 이름을 언급하는 방식은 내가 당연히 그곳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투였다.
버나데트가 학교 이름을 댈 때 마치 "야, 너 설마 여기 모르냐?" 하는 자부심 뿜뿜하는 말투였나 봐. 엘리너는 그 미묘한 뉘앙스까지 다 캐치하고 분석하고 있어.
I tried to look impressed. “Are they still friends?” I asked, stirring my tea again.
나는 감명받은 척 애를 썼다. "여전히 친구 사이인가요?" 차를 다시 저으며 내가 물었다.
엘리너는 지금 버나데트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영혼을 쥐어짜서 감탄하는 표정을 짓고 있어. 마치 맛없는 반찬을 먹고 "음~ 맛있네요!"라고 하는 명절날 사위 같은 마음일 거야.
“Not really,” she said. “He came to Paul’s wedding, but I think they drifted apart after that.
"그렇지는 않아요." 그녀가 말했다. "오빠 결혼식에는 왔었지만, 그 뒤로는 사이가 멀어진 것 같아요."
버나데트가 드디어 엘리너가 기다리던 고급 정보를 흘려주네. 둘이 예전엔 친했지만 지금은 '남남'에 가깝다는 소식이야. 엘리너에겐 짝사랑남이 오빠 친구라는 사실보다, 현재는 인맥이 끊겼다는 게 더 중요할지도 몰라.
You know what it’s like—when you’re married with kids,
당신도 알잖아요—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에요.
버나데트가 엘리너한테 "애 엄마들은 다 공감하지?" 하는 투로 말을 걸고 있어. 사실 엘리너는 싱글인데 말이야. 버나데트 혼자 신나서 아줌마들 수다 타임을 시전하고 있네.
you sort of lose touch with your single pals, don’t you? You don’t have that much in common anymore...”
싱글인 친구들과는 아무래도 연락이 뜸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안 그래요? 더 이상 공통점도 별로 없고요..."
결혼한 사람들은 애 키우느라 바쁘고, 싱글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노느라 바쁘니까 서로 소원해진다는 인생의 진리를 버나데트가 읊고 있어. 엘리너는 이 말을 들으면서 '아, 그 남자는 결혼 안 한 싱글이구나!' 하고 알짜 정보만 필터링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