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ther of them had particularly strident voices, and I listened to the carriage clock on the mantelpiece tick loudly.
두 사람 모두 특별히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에, 나는 벽난로 선반 위에 놓인 휴대용 시계가 크게 똑딱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조용한 집 안 분위기를 에리너답게 묘사하고 있어. 목소리가 'Strident(귀에 거슬리는)'하지 않대. 즉, 다들 조곤조곤 말한다는 거지. 그래서인지 평소엔 들리지도 않던 시계 똑딱 소리가 에리너의 예민한 청각에 아주 크게(loudly) 박히고 있어.
It was warm, just on the right side of oppressively hot.
실내는 따뜻했는데,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워지기 직전의 딱 적당한 온도였다.
에리너의 온도 감각, 정말 소름 돋게 정확하지 않니? 그냥 따뜻하다고 안 하고, '숨 막히게 덥기 직전의 온도'래. 조금만 더 더웠으면 불쾌했을 텐데, 지금이 딱 '임계점'이라는 에리너식의 물리적 분석이야.
One of the cats, lying on its side in front of the fire, stretched out to its full length with a shudder, and then went back to sleep.
벽난로 앞에 옆으로 누워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더니 기지개를 쭉 켜고는,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딱이야! 따뜻한 난로 앞에서 기지개 한 번 켜고 다시 자버리는 고양이. 에리너는 고양이의 그 사소한 떨림(shudder)까지 아주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평화로움 그 자체지?
There was a photograph next to the clock, the colors muted with age.
시계 옆에는 사진이 한 장 놓여 있었는데,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색이 바래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 속에 등장한 낡은 사진 한 장. '색이 바랬다(muted with age)'는 표현이 참 시적이지 않니? 에리너는 이 집의 역사가 담긴 소품들을 보며 레이먼드 가족의 과거를 조용히 엿보고 있는 거야.
A man, obviously Raymond’s father, grinned broadly at the camera, holding up a champagne flute in a toast.
한 남자가, 분명 레이먼드의 아버지인 그가, 샴페인 잔을 들어 건배를 제의하며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고 있었다.
에리너가 레이먼드네 거실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했어. 사진 속 남자가 레이먼드랑 붕어빵인 걸 보니 딱 봐도 아빠인 거지. 샴페인 잔까지 들고 '광대 승천' 웃음을 짓는 걸 보니 정말 기쁜 날이었나 봐. 레이먼드의 밝은 에너지가 어디서 왔는지 알 것 같지 않니?
“That’s Raymond’s dad,” his mother said, noticing. She smiled.
“저 사람이 레이먼드 아빠란다.” 에리너가 사진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어머니가 말했다.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에리너가 사진을 뚫어지게 보니까 레이먼드 어머니가 다가와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 남편을 소개하는 어머니의 목소리에서 그리움과 다정함이 동시에 묻어나오는 것 같아. 에리너도 이런 따뜻한 대화가 낯설지만 나쁘지 않은 눈치야.
“That was taken the day Raymond got his exam results.” She looked at him with obvious pride.
“저건 레이먼드가 시험 결과를 받은 날 찍은 거란다.” 그녀는 분명한 자부심을 담아 아들을 바라보았다.
레이먼드가 공부를 꽤 했었나 봐! 성적표 받은 날 샴페인까지 터뜨리다니, 가문의 겹경사였던 게 분명해.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빛에 자부심이 가득 차 있는 게 에리너의 레이더에 딱 걸렸어.
“Our Raymond was the first one in the family to go to university,” she said.
“우리 레이먼드가 우리 집안에서 대학에 간 첫 번째 사람이었거든.” 그녀가 말했다.
우와, 레이먼드 대단한데? 온 집안 식구들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 문턱을 넘은 인재였대! 어머니가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얼마나 어깨가 으쓱하셨을지 상상이 가니? 에리너는 이런 '가족의 역사'를 듣는 게 참 묘한 기분이었을 거야.
“His dad was pleased as punch. I only wish he could have been there for your graduation.
“그 애 아빠가 정말 어찌나 기뻐했는지 몰라. 그 사람이 네 졸업식에도 거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아빠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셨대! 'Pleased as punch'라는 재밌는 비유를 썼는데, 이게 영국인들이 정말 많이 쓰는 표현이거든. 하지만 졸업식을 못 보고 돌아가신 아빠 생각에 할머니 목소리가 조금 잦아드네. 에리너의 마음 한구석도 조금 찌릿해졌을 것 같아.
What a day that was, eh, Raymond son?” Raymond smiled, nodded.
“정말 대단한 날이었지, 그치, 아들?” 레이먼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가 레이먼드에게 동의를 구하며 추억을 마무리해. 'Eh?'라고 묻는 게 정말 정겹지 않니? 레이먼드도 그날의 공기, 소리, 아빠의 웃음소리를 기억하는지 조용히 끄덕이고 있어. 에리너는 이런 끈끈한 '공유된 기억'이 부러우면서도 낯설 거야.
“He had a heart attack not long after I started uni,” he explained to me.
내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아버지가 심장마비가 오셨어요, 라고 그가 나에게 설명했다.
레이먼드가 왜 아버지가 자신의 졸업식에 올 수 없었는지,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점이 언제였는지를 앨리너에게 덤덤하게 말해주는 상황이야.
“Never got to enjoy his retirement,” his mother said. “It often happens that way.”
은퇴 생활은 즐겨보지도 못하셨지, 그의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보통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단다.
평생 일만 하다가 이제 좀 쉬어볼까 하니까 세상을 떠난 남편을 기리며, 인생의 얄궂은 운명에 대해 해탈한 듯 말하는 엄마의 대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