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mond made a strange sound, something between a cough and a sneeze. Sammy smiled kindly at me.
레이먼드가 기침과 재채기의 중간쯤 되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새미는 나를 향해 친절하게 미소 지었다.
레이먼드의 반응이 압권이야! 에리너의 오글거리는 운명론을 듣고 뿜을 뻔한 걸 참느라 기침인지 재채기인지 모를 소리가 난 거지. 반면에 천사표 새미 할아버지는 에리너의 엉뚱한 열변을 다 받아주며 인자하게 웃어주고 계셔. 정말 대조적인 반응이지?
“Is that right? Well, you can tell her yourself, hen,” he said.
“그런가? 그럼 직접 말해주게나, 꼬마 아가씨.” 그가 말했다.
할아버지가 에리너의 엉뚱한 조언을 쿨하게 받아치셔. '직접 말해주라'는 건 이제 곧 딸이 올 거라는 복선이기도 하지? 에리너를 'hen(스코틀랜드식 애칭)'이라고 부르는 할아버지의 다정함이 느껴져. 에리너는 이제 곧 운명의 상대(?) 로라와 대결하게 생겼네!
“They’ll all be here soon.” A nurse walked past as he said this and had clearly overheard.
“다들 곧 여기 도착할 걸세.” 그가 이 말을 할 때 간호사 한 명이 옆을 지나갔는데, 분명히 우리의 대화를 엿들은 모양이었다.
폭풍 전야의 병실이야! 곧 가족 부대가 들이닥칠 예정이지. 그런데 에리너의 그 화려한 '운명과 섭리' 강의를 간호사가 지나가다 다 들었대. 'Clearly overheard'라는 표현을 보니 간호사도 속으로 꽤나 황당해하며 지나갔을 것 같아. 병동의 구경거리가 된 에리너!
She was grossly overweight and was wearing rather attractive white plastic clogs,
그녀는 심각한 과체중이었으나, 꽤 매력적인 하얀색 플라스틱 클로그 신발을 신고 있었다.
에리너의 묘사는 정말 가차가 없지? '심각한 과체중'이라고 팩폭을 날리면서도, 신발은 '매력적'이라며 패션 센스를 인정해주는 저 객관성 좀 봐. 역시 몸매와 취향은 별개라는 걸 에리너도 알고 있나 봐.
teamed with striking black-and-yellow-striped socks—her feet looked like big fat wasps.
여기에 눈에 띄는 검은색과 노란색 줄무늬 양말을 맞춰 신었는데—그녀의 발은 마치 커다랗고 뚱뚱한 말벌처럼 보였다.
꿀벌도 아니고 '말벌(wasp)'이라니! 노랑과 검정 줄무늬를 보고 말벌을 떠올리는 에리너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해. 간호사의 발이 금방이라도 붕붕 날아오를 것 같지 않니? 에리너식 '패션 비평'의 정점이야.
I made a mental note to ask her where she’d purchased them before we left.
나는 이곳을 떠나기 전에 그녀에게 그 양말을 어디서 샀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메모해 두었다.
말벌 같다고 디스하더니 사실은 자기도 그 양말이 갖고 싶었나 봐! '마음속 메모(mental note)'까지 남기는 걸 보니 에리너의 취향도 참 독특하지? 에리너가 말벌 양말을 신고 출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
“There’s a maximum of three visitors to a bed,” she said, “and we’re strictly enforcing that rule today, I’m afraid.”
“한 침상당 방문객은 최대 세 명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은 그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거든요.” 그녀가 말했다.
간호사가 등장하자마자 찬바람을 쌩 날리네! '유감스럽게도(I'm afraid)'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빨리 나가!'라고 정중하게 압박하는 중이야. 역시 병원 규칙은 에리너의 논리만큼이나 엄격하다니까.
She didn’t look afraid. Raymond stood up. “We’ll go, and let your family visit, Sammy,” he said.
그녀는 전혀 유감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레이먼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미 어르신,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족분들이 면회하시게 자리를 비켜드려야죠." 그가 말했다.
'I'm afraid'라고 말한 간호사가 전혀 '유감스럽거나 미안해' 보이지 않는다는 에리너의 관찰 좀 봐. 에리너는 단어의 액면가보다 사람의 기세를 읽는 데 천재라니까? 레이먼드는 분위기를 딱 파악하고 매너 있게 자리를 비켜주네.
I stood up too; it seemed appropriate. “No rush, no rush now,” Sammy said.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이 적절한 처신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서두를 것 없네, 천천히 가게나." 새미가 말했다.
에리너가 '적절하다(appropriate)'라는 판단을 내리고 드디어 몸을 움직였어! 새미 할아버지는 아쉬운 듯 '서두르지 말라'고 하시지만, 가족 부대가 들이닥치기 전에 조용히 탈출하는 게 상책이라는 걸 에리너도 직감했나 봐.
“Shall we return later in the week?” I asked. “Is there a magazine or a periodical you’d like us to bring?”
“주 후반에 다시 올까요?” 내가 물었다. “가져다주길 바라는 잡지나 정기간행물이 있나요?”
에리너가 다음 약속을 잡으려는데, 단어 선택이 참 '에리너'스럽지? 그냥 '잡지(magazine)'라고만 해도 될걸 굳이 '정기간행물(periodical)'이라는 학술적인 용어를 덧붙여. 예의를 차리면서도 자신의 지적 수준을 은근히 드러내는 에리너 특유의 화법이야.
“Eleanor, it’s like I said—you two saved my life, we’re family now. Come and visit anytime you like.
“에리너, 내가 말했듯이—자네 둘이 내 목숨을 구했어. 우린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네. 언제든 편할 때 찾아오게나.”
새미 할아버지가 에리너를 '가족'으로 임명했어! 에리너에겐 이 '가족'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낯설고 묵직하게 다가올까? 할아버지의 진심 어린 초대가 꽁꽁 얼어붙은 에리너의 마음을 조금씩 녹이고 있는 아주 따뜻한 순간이야.
I’d love to see you, hen,” Sammy said. His eyes were damp, like periwinkles in seawater.
자네를 보는 게 즐거울 것 같네, 꼬마 아가씨.” 새미가 말했다. 그의 눈가는 바닷물에 젖은 나사고동처럼 촉촉했다.
할아버지가 에리너를 다시 'hen(꼬마 아가씨)'이라고 불러주네. 그리고 할아버지의 젖은 눈시울을 '바닷물 속 나사고동(periwinkles)'에 비유한 에리너의 관찰력이 돋보여. 지적이면서도 왠지 해산물(?) 냄새가 날 것 같은 독특한 묘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