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leaned toward his bedside cabinet, grabbing something from the shelf.
그러고는 침대 옆 수납장 쪽으로 몸을 기울여 선반에서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수납장을 뒤지기 시작해. 에리너 같은 성격에선 저 수납장 안에 뭐가 들었을지 온갖 상상을 다 하고 있을 거야. 'Grabbing(낚아채듯 집는)'이라는 단어에서 할아버지의 투박하고 성급한 손길이 느껴져.
I took an involuntary step back— who knew what he might be about to pull out of there?
나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가 거기서 무엇을 꺼낼지 누가 알겠는가?
에리너의 생존 본능이 발동했어! 'Involuntary(본능적인/무의식적인)'라는 단어를 보니 몸이 머리보다 먼저 반응한 모양이야. 할아버지가 혹시 무기라도 꺼내는 건 아닌지 의심하는 에리너의 엉뚱한 경계심이 살짝 엿보여서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네.
He inserted something into his ear and fiddled about for a moment, a high-pitched squeal emitting from that side of his head.
그는 귀에 무언가를 끼워 넣고 잠시 만지작거렸는데, 그의 머리 한쪽에서 날카로운 금속성 소음이 흘러나왔다.
새미 할아버지가 갑자기 수납장에서 꺼낸 '비밀 무기'의 정체는 바로 보청기였어! 그런데 기계가 익숙하지 않으신지 '삐익-' 하는 하울링 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지는 상황이지. 에리너는 이걸 아주 관찰자적인 시점에서 묘사하고 있어. 보청기 소리를 'High-pitched squeal(높은 비명)'이라고 표현하는 거 봐, 정말 에리너답지?
It stopped, and he smiled. “Right then,” he said, “that’s better. Now the dog can see the rabbit, eh?
소음이 멈추자 그는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됐군." 그가 말했다. "훨씬 낫네. 이제야 상황 파악이 좀 되는구먼, 안 그래?"
보청기가 드디어 자리를 잡았나 봐!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시며 영국식 아재(?) 관용구를 던지셔. 사냥개가 토끼를 봐야 사냥을 하듯이, 이제야 귀가 들리니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겠다는 뜻이야. 할아버지의 유머 감각이 슬슬 발동 걸리는 중이지!
So, what’s the story with you pair—church, is it? Or are you trying to rent me a telly again?
"그래, 너희 두 사람 정체가 뭐냐? 교회에서 나왔어? 아니면 나한테 또 텔레비전 빌려주러 온 게냐?"
귀가 열리자마자 할아버지의 질문 공세가 시작됐어! 에리너와 레이먼드를 'You pair(한 쌍)'라고 부르시는 게 재밌지? 교회에서 전도하러 온 건지, 아니면 병실에 TV 빌려주러 온 업자인지 묻고 계셔. 할아버지 눈엔 두 사람이 꽤 수상해 보였나 봐.
I don’t want one, son—I’ve already told your pals. There’s no way I’m paying good money just to lie here and watch all that shite!
"난 그런 거 필요 없다, 얘야. 네 동료들한테도 이미 말했어. 여기 누워서 그따위 개떡 같은 방송이나 보려고 내 금쪽같은 돈을 낼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할아버지 진짜 단호하시네! TV 안 보겠다고 못을 박으시는데, 'Shite'라는 단어에서 스코틀랜드 아재의 거친 매력이 뿜뿜 터져. 게다가 자기 돈을 'Good money(금쪽같은 돈)'라고 부르시는 거 보니까, 에리너랑 돈에 대한 철학이 아주 잘 통하실 것 같지 않니?
Fatties doing ballroom dancing, grown men baking cakes, for the love of God!”
"뚱보들이 사교댄스를 추고 다 큰 남자들이 케이크나 굽고 자빠졌으니, 맙소사!"
할아버지가 요즘 유행하는 서바이벌 예능들을 극혐하시는 모양이야. 댄스 서바이벌이나 요리 경연 대회를 아주 신랄하게 비판하고 계셔. 'For the love of God(맙소사/제발)'이라며 절규하는 부분에서 할아버지의 깐깐한 취향이 정점에 달하지. 에리너도 속으로 '맞아, TV는 시간 낭비야'라고 격하게 공감하고 있을걸?
Raymond cleared his throat again and repeated his introduction, while I leaned forward and shook Sammy’s hand.
레이먼드는 다시 헛기침을 하며 자기소개를 반복했고, 그사이 나는 몸을 숙여 새미의 손을 잡았다.
할아버지의 독설이 끝나자 레이먼드가 다시 분위기를 잡고 자기를 소개해. '저희 그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려는 거지. 그리고 드디어 에리너가! 아까는 거부당했던 그 손을 다시 뻗어 할아버지와 악수를 해. 두 사람의 마음이 처음으로 맞닿는 감동적인 순간이야.
His expression changed instantly and he beamed at us both. “Oh, so it was you pair, was it?
그의 표정이 즉시 바뀌더니 우리 두 사람을 향해 환히 미소 지었다. "오, 그러니까 바로 당신들이었구먼, 그렇지?
새미 할아버지가 보청기를 끼고 드디어 두 사람의 정체를 파악했어! 아까의 그 까칠하고 공격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생명의 은인을 알아보고는 얼굴에 꽃이 피었네. 'You pair'라고 부르는 게 꼭 귀여운 녀석들을 보는 할아버지의 인자한 눈빛 같지 않아?
I kept asking the nurses who it was that had saved my life—“Who brought me in?”
나는 간호사들에게 내 생명을 구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계속 물었다. "나를 누가 데려왔나요?"
할아버지가 정신이 들자마자 자기를 구해준 은인을 찾으려고 간호사들을 엄청나게 달달 볶으셨나 봐. 'I kept asking'에서 할아버지의 그 집요한(?) 감사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니?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상남자 스타일이셔.
I said. “How did I get here?”—but they couldn’t tell me.
나는 그렇게 말하곤 했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죠?"—하지만 그들은 내게 말해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계속 '내가 여기 어떻게 왔지?' 하며 과정을 궁금해하셨는데, 간호사들은 정보를 몰랐거나 아니면 의료 규정상(?) 입을 다물었을 수도 있어. 답답해 죽을 뻔한 할아버지에게 에리너와 레이먼드의 등장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을 거야.
Have a seat, come on, sit down next to me and tell me all about yourselves.
앉으시게, 어서, 내 옆에 앉아서 당신들 이야기를 전부 들려주게나.
할아버지가 이제 두 사람을 거의 가족처럼 대하기 시작하셨어! 'Come on'하며 옆자리를 내어주시는 저 친화력 좀 봐. 에리너에겐 낯선 사람 옆에 앉는 게 고문 같을 수도 있겠지만, 할아버지의 저 무장 해제된 호의를 거절하긴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