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sked her if she thought girls were pretty, and she looked at me like I was stupid and said, “That’s not the point.”
내가 여자애들이 예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날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순진한 찰리의 헛발질! '레즈비언이면 여자애들이 예뻐서 좋아하는 건가?' 하는 1차원적인 질문을 던졌다가 메리 엘리자베스한테 지적으로 무시당했어. 찰리야, 메리 엘리자베스랑은 그냥 입 닫고 리액션만 하자. 그게 살길이야!
Mary Elizabeth’s favorite movie is Reds. Her favorite book is an autobiography of a woman who was a character in Reds.
메리 엘리자베스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레즈(Reds)>야. 제일 좋아하는 책은 그 영화 속 등장인물이었던 어떤 여자가 쓴 자서전이고.
찰리가 쉴 새 없이 듣기만 했다는 증거가 여기 있네. 메리 엘리자베스의 취향 리스트가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어. 영화 <레즈>는 러시아 혁명을 다룬 꽤 무겁고 정치적인 영화야. 고등학생 데이트에서 나올 법한 영화 취향은 아니지? 메리 엘리자베스가 얼마나 '지적이고 싶어 하는지' 딱 보여주는 대목이야.
I can’t remember her name. Mary Elizabeth’s favorite color is green. Her favorite season is spring.
그 여자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 메리 엘리자베스가 제일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이야.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고.
찰리의 머릿속 과부하 상태가 보이지? 정보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작가 이름 따위는 기억할 공간이 없는 거야. 색깔, 계절... 이건 뭐 거의 초등학교 프로필 교환장 수준인데, 찰리는 이걸 다 기억하고 있어. 정말 성실한 리스너 아니니?
Her favorite ice cream flavor (she said she refuses to eat low-fat frozen yogurt on principle alone) is Cherry Garcia.
제일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맛은 체리 가르시아야. (저지방 프로즌 요거트는 신념상 절대 안 먹는대.)
이 문장이 진짜 웃긴 포인트야. 아이스크림 먹는데 '신념(principle)'까지 나오는 거 봐. 메리 엘리자베스는 가짜(저지방 요거트)는 취급 안 한다는 거지. 찰리는 '체리 가르시아'라는 정보보다 저 확고한 고집에 더 놀란 눈치야.
Her favorite food is pizza (half mushrooms, half green peppers). Mary Elizabeth is a vegetarian, and she hates her parents.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야. (버섯 반, 피망 반으로 토핑해서.) 메리 엘리자베스는 채식주의자고, 자기 부모님을 아주 싫어해.
피자 토핑 정보랑 부모님 싫어한다는 정보를 한 문장에 넣은 찰리의 센스 좀 봐. '피자는 버섯 반 피망 반이고, 엄마 아빠는 극혐해.' 이게 찰리가 받아들인 정보의 흐름이야. 10대들의 반항심이 채식주의와 부모님 혐오로 표출되는 전형적인 패턴이지.
She is also fluent in Spanish. The only thing she asked me the whole time was whether or not I wanted to kiss her good night.
그리고 스페인어도 유창하게 해. 데이트 내내 걔가 나한테 물어본 건 딱 하나였어. 작별 키스 하고 싶냐고.
이게 바로 하이라이트야. 몇 시간 동안 자기 자랑, 자기 취향, 자기 철학만 떠들던 메리 엘리자베스가 찰리한테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어. '나 어때?'도 아니고 바로 '키스할래?'라니. 찰리는 이 급전개에 정신이 혼미해졌을 거야. 스페인어 유창하다는 정보랑 키스 질문이 붙어있는 것도 찰리식 의식의 흐름이지.
When I said that I wasn’t ready, she said she understood and told me what a great time she had.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하니까, 자기는 이해한다면서 오늘 정말 즐거웠다고 하더라고.
찰리의 철벽 방어! 하지만 메리 엘리자베스의 반응이 의외로 쿨해. 거절당했는데도 '즐거웠어'라고 말하는 건, 찰리가 자기 얘기를 군말 없이 다 들어줬기 때문일 거야. 자기 말만 실컷 하고 기분 좋아진 거지. 찰리는 얼떨떨하겠지만, 사실상 최고의 '경청 알바'를 뛴 셈이야.
She said I was the most sensitive boy she’d ever met, which I didn’t understand because really all I did was not interrupt her.
그녀는 자기가 지금까지 만나본 남자애들 중에서 내가 제일 섬세하대. 난 잘 이해가 안 갔어. 사실 난 그냥 걔 말을 가로막지 않았을 뿐인데 말이야.
메리 엘리자베스가 찰리한테 푹 빠진 모양이야! 자기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남자는 태어나서 처음 봤나 봐. 찰리는 영혼 없이 고개만 끄덕인 건데, 그게 '섬세함'으로 둔갑하다니... 리액션 봇의 의문의 1승이네.
Then, she asked me if I wanted to go out again sometime, which Sam and I hadn’t discussed, so I wasn’t prepared to answer it.
그러더니 다음에 또 언제 데이트하고 싶냐고 묻더라고. 샘이랑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얘기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 준비가 안 돼 있었어.
헉, 애프터 신청이다! 찰리는 지금 연애를 책과 샘의 가이드로 배우는 중인데, 예상 질문 리스트에 없던 게 튀어나왔어. 뇌 정지 온 찰리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I said yes because I didn’t want to do anything wrong, but I don’t think I can think of a whole other night’s worth of questions.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일단 그러자고 했어. 그런데 밤새 물어볼 질문들을 또 하나하나 생각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착한 아이 증후군 찰리! 거절 못 하고 일단 '예스'를 외쳤는데, 다음 데이트 때 쓸 질문 주머니가 텅 비었나 봐. 이번 데이트 때 쓴 질문들 짜내느라 영혼까지 탈곡됐을 텐데, 다음엔 무슨 질문을 할지 벌써부터 앞날이 캄캄하네.
I don’t know what to do. How many dates can you go on and still not be ready to kiss?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 대체 데이트를 몇 번이나 더 해야 키스할 준비가 되는 걸까?
찰리의 순수한 고뇌가 폭발한다! 데이트의 끝은 키스라는 공식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안 따라주는 거야. 키스 진도 나가는 게 찰리에겐 거의 수학 정석 푸는 것보다 어려운 난제인 듯해.
I don’t think I will ever be ready for Mary Elizabeth. I’ll have to ask Sam about this.
메리 엘리자베스랑은 평생 가도 준비가 안 될 것 같아. 이건 샘한테 물어봐야겠어.
결국 정답은 샘! 찰리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샘의 조언에 의지하고 있어. 메리 엘리자베스랑은 아무리 노력해도 스파크가 안 튀는 걸 찰리 본인도 은연중에 느끼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