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ould never tell Bill this.
빌 선생님한테는 이런 말 절대 못 할 거야.
빌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 너무 어려워서 멘붕 왔다는 사실을 찰리는 죽어도 비밀로 하고 싶어 해. 선생님이 자기를 똑똑하다고 믿어주는데,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그 귀여운 제자의 마음, 너도 알지?
Sam told me that William S. Burroughs wrote the book when he was on heroin and that I should “go with the flow.”
샘이 그러는데 윌리엄 S. 버로스가 헤로인에 취해서 쓴 책이라 그냥 '흐름에 맡겨야' 한다더라고.
샘이 찰리에게 꿀팁을 전수해줬어. 이 책은 맨정신으로 쓴 게 아니니까 논리적으로 따지지 말고 그냥 멍하니 읽으라는 소리지. 역시 우리 샘, 조언의 스케일이 남다르지 않니?
So, I did. I still had no idea what he was talking about, so I went downstairs to watch television with my sister.
그래서 그렇게 해봤어. 그런데도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누나랑 TV 보러 아래층으로 내려갔지.
샘 말대로 멍 때리고 읽어봤지만 찰리의 지능으로는 역부족이었나 봐. 결국 독서 포기 선언! 현실 도피처로 누나가 있는 거실을 택했어. 찰리 뇌가 파업을 선언한 시점이지.
The show was Gomer Pyle, and my sister was very quiet and moody.
'고머 파일'이라는 쇼를 하고 있었는데, 누나는 엄청 조용하고 기분이 안 좋아 보였어.
찰리가 내려갔을 때 TV에선 옛날 시트콤이 나오고 있었어. 근데 누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TV는 웃긴데 누나는 시베리아 벌판처럼 차가운 이 온도 차, 느껴지니?
I tried to talk to her, but she just told me to shut up and leave her alone.
누나한테 말을 걸어보려고 했는데, 그냥 닥치고 자기 좀 내버려 두라고 하더라고.
눈치 없는 찰리가 누나한테 말 걸었다가 본전도 못 찾고 까였어. 누나가 '닥쳐!'라고 할 정도면 진짜 기분이 바닥인가 봐. 찰리야, 오늘은 그냥 네 방에 박혀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So, I watched the show for a few minutes, but it made even less sense to me than the book,
그래서 몇 분 동안 그 쇼를 지켜봤는데, 그 책보다 훨씬 더 이해가 안 가는 거야.
누나한테 까이고 멍하니 TV를 보는데, 웃긴 쇼라는 게 책보다 더 이해가 안 돼! 찰리의 뇌가 오늘 단체로 휴가 간 게 분명해. 세상 모든 게 외계어로 보이는 마법 같은 날이지.
so I decided to do my math homework, which was a mistake because math has never made any sense to me.
그래서 수학 숙제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건 내 실수였어. 수학은 단 한 번도 이해된 적이 없었거든.
책도 TV도 안 되니 만만한 게 수학이었나 봐. 근데 찰리야, 너 원래 수포자(수학 포기자)잖아!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수학 숙제 폈다가 뇌가 타버릴 뻔했네. 오늘 찰리는 뭘 해도 안 되는 날인가 봐.
I was just confused all day.
하루 종일 그냥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빌 선생님이 준 책은 외계어 같고, 누나는 까칠하고, 수학 숙제는 노답이고... 찰리의 멘탈이 이미 안드로메다로 수학여행을 가버린 날이야. 뭘 해도 꼬이는 날, 너도 있지?
So, I tried to help my mother in the kitchen, but I dropped the casserole,
그래서 부엌에서 엄마를 도와드리려다가, 그만 캐서롤 그릇을 떨어뜨리고 말았어.
효도 좀 해보려던 찰리의 착한 마음이 대참사를 불러왔어. 찰리의 '파괴의 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지. 저녁 메뉴인 캐서롤이 바닥이랑 뽀뽀를 해버렸으니 엄마의 표정은 안 봐도 비디오야.
so she told me to read in my room until my father came home,
엄마는 아빠가 집에 오실 때까지 방에 가서 책이나 읽으라고 하셨어.
엄마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도달했어!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고상하게 돌려서 하신 거지. 찰리야, 오늘 너의 효도는 여기까지야.
but reading is what started this whole mess in the first place.
근데 애초에 이 모든 난장판이 시작된 게 바로 그 '독서' 때문이었는데 말이야.
이게 바로 인생의 아이러니지! 책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서 사고 친 건데, 엄마는 또 책을 읽으래. 찰리 입장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기름 붓고, 캠프파이어 하는 격이야.
Luckily, my father came home before I could pick up the book again,
다행히 내가 다시 그 책을 집어 들기 전에 아빠가 집에 오셨어.
휴, 아빠가 찰리를 구원하러 오셨네! 책을 다시 펼쳤으면 찰리의 뇌세포들이 단체로 사표 내고 퇴사했을지도 몰라. 아빠의 등장이 구원 투수의 등판만큼이나 반가웠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