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turned and wrote “distraught” on the instructional board. Beside it he wrote “distracted.”
그는 몸을 돌려 교육용 게시판에 “정신이 혼미한”이라고 적었다. 그 옆에는 “주의가 산만해진”이라고 적었다.
칠판에 두 단어를 나란히 적어서 애셔의 실수를 박제하는 중이야. '이건 너무 센 거, 이게 딱 적당한 거'라며 보여주는 거지. 애셔 입장에서는 칠판 볼 때마다 민망할 것 같지 않니?
Jonas, nearing his home now, smiled at the recollection.
이제 집에 가까워진 조너스는 그 회상에 미소를 지었다.
자전거 타고 집에 가면서 아까 그 칠판 장면을 떠올리며 피식 웃는 조너스의 모습이야. 친구 애셔의 엉뚱한 실수랑 선생님의 깐깐한 지적이 조너스 눈에는 참 재미있었나 봐. 너도 친구가 헛소리하다 혼난 거 생각나서 길 가다 웃어본 적 있지?
Thinking, still, as he wheeled his bike into its narrow port beside the door,
문 옆에 있는 좁은 자전거 보관소로 자전거를 밀어 넣으면서도, 그는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주차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머릿속은 온통 아까 그 단어 생각뿐이야. 자전거 주차하랴, 단어 고민하랴, 조너스 이 녀석 완전 멀티태스킹 장인이네.
he realized that frightened was the wrong word to describe his feelings, now that December was almost here.
12월이 거의 다가온 지금, 자신의 기분을 묘사하기에 '두려움'은 잘못된 단어라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아까 친구 애셔가 단어 잘못 써서 선생님한테 '언어의 정석' 수업 들었잖아. 조너스도 자극받았는지 자기 기분을 아주 현미경으로 보듯 정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어.
It was too strong an adjective. He had waited a long time for this special December.
그것은 너무 강한 형용사였다. 그는 이 특별한 12월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조너스한테 '두려움'이란 단어는 너무 매운맛이었나 봐. 기대 반 걱정 반인 자기 마음을 표현하기엔 단어의 수위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거지. 아주 섬세한 영혼이야.
Now that it was almost upon him, he wasn’t frightened, but he was... eager, he decided. He was eager for it to come.
그 순간이 거의 코앞에 닥치자, 그는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고 그는 결론지었다. 그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드디어 디데이(D-Day)가 다가오니까 마음이 바뀐 거야. 무서운 게 아니라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설렘이 더 커진 거지. 소풍 전날 잠 못 자고 뒤척이는 딱 그 마음 아닐까?
And he was excited, certainly. All of the Elevens were excited about the event that would be coming so soon.
그리고 그는 분명히 들떠 있었다. 곧 다가올 그 행사를 앞두고 모든 11살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너스만 그런 게 아니야. 같은 학년 친구들 전체가 단체로 에버랜드 수학여행 가기 전날처럼 들썩거리고 있어. '열한 살(Elevens)'이라는 나이가 이 공동체에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종의 운명 공동체 같은 느낌이지.
But there was a little shudder of nervousness when he thought about it, about what might happen. Apprehensive, Jonas decided. That’s what I am.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할 때면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어 몸이 미세하게 떨려 왔다. 조너스는 자신의 상태를 '염려스러운' 상태라고 정의했다. 바로 그것이 자신의 현재 기분이었다.
단순히 설레는 게 아니라, 롤러코스터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의 그 찌릿한 기분 알지? 조너스는 드디어 자기 마음의 정확한 주소를 찾아냈어. '두려움'은 너무 맵고, '염려'가 딱 적당한 맵기였던 거야.
“Who wants to be the first tonight, for feelings?” Jonas’s father asked, at the conclusion of their evening meal.
“오늘 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누가 가장 먼저 감정을 이야기해 볼까?”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 조너스의 아버지가 물었다.
자, 이제 이 집안의 기괴하면서도 엄격한 루틴이 시작됐어. 밥 다 먹으면 '나 오늘 기분이 이랬어요'라고 고백 성사를 해야 해. 아빠가 아주 인자하게 묻고 계시지만 사실상 필수 참여 과제야.
It was one of the rituals, the evening telling of feelings. Sometimes Jonas and his sister, Lily, argued over turns, over who would get to go first.
그것은 저녁마다 감정을 털어놓는 의식 중 하나였다. 때로는 조너스와 그의 여동생 릴리가 서로 먼저 하겠다며 순서를 두고 다투기도 했다.
이 동네는 뭐 하나 그냥 하는 게 없어. '감정 말하기'조차 '의식(Ritual)'이라고 불러. 릴리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자기 이야기를 빨리하고 싶어서 오빠랑 투닥거리나 봐. 어느 집이나 동생들은 참 활기가 넘치지?
Their parents, of course, were part of the ritual; they, too, told their feelings each evening.
물론 부모님들도 그 의식의 일부였으며, 그들 역시 매일 저녁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했다.
이 동네는 어른이고 애고 할 것 없이 무조건 저녁마다 감정을 털털 털어내야 해. 부모님들도 예외는 아니지. 마치 '오늘 하루 반성문'을 온 가족이 돌아가며 낭독하는 분위기랄까? 참 숨 막히는 가족 대화 시간이야.
But like all parents—all adults—they didn’t fight and wheedle for their turn. Nor did Jonas, tonight.
하지만 모든 부모가, 아니 모든 성인이 그렇듯, 그들은 자신의 차례를 두고 다투거나 감언이설로 조르지 않았다. 오늘 밤은 조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른들이니까 “내가 먼저 할래!” 하고 애들처럼 싸우진 않아. 체면이 있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늘 조너스가 평소랑 다르게 동생한테 순서를 양보하네? 철이 든 건지, 아니면 말하기 싫은 고민이 있어서 미루는 건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