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mean that.” “I do.” I was staring at the frozen movie screen, waiting for him to un-pause it.
“진심 아니잖아.” “진심이야.” 나는 멈춰버린 영화 화면을 빤히 바라보며, 그가 일시 정지를 해제하기만을 기다렸다.
에이자는 데이비스의 스윗한 말이 믿기지 않아. 자기가 봐도 자긴 너무 이상하니까. 하지만 데이비스는 "I do(진심이야)"라고 쐐기를 박아버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에이자는 다시 영화로 도망치려 하고 있어. 화면은 멈춰있지만 에이자의 불안은 계속 흐르는 중이지.
“I overheard you talking to Noah.” I could still feel his spit in my mouth, and the respite the hand sanitizer had provided was dwindling away.
“네가 노아랑 이야기하는 걸 우연히 들었어.” 나는 여전히 내 입안에서 그의 침이 느껴졌고, 손 소독제가 선사했던 일시적인 안도감은 차츰 사라져 가고 있었다.
데이비스는 에이자가 동생 노아랑 대화한 걸 알고 있었어. 하지만 에이자의 머릿속은 지금 '노아'가 아니라 아까 삼킨 '손 소독제'의 유효 기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아 미칠 지경이지. 안도감이라는 풍선에서 바람이 쉭쉭 빠져나가는 중이야.
If I could still feel his spit, it was probably still in there. You might need to drink more of it.
그의 침이 여전히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을 터였다. 손 소독제를 더 마셔야 할지도 몰랐다.
에이자의 강박적 사고가 다시 시작됐어. '느껴지면 실재하는 것'이라는 무서운 논리가 그녀를 지배해. 그리고 그녀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더 마셔'라는 유혹적인 명령이 독자들을 오싹하게 만들지.
This is ridiculous. Billions of people kiss, and nothing bad happens to them. You know you’ll feel better if you drink more.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키스를 하지만, 그들에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더 마시면 기분이 나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너는 알고 있다.
에이자의 뇌 안에서 이성과 본능(강박)이 정면충돌하고 있어! '키스는 위험하지 않아'라는 팩트와 '마셔야 살아'라는 거짓 위안이 싸우고 있지. 하지만 결국 강박이 승기를 잡으려 하는 절망적인 순간이야.
“He needs to see somebody,” I said. “A psychologist or something.” “He needs a father.”
“그는 누군가를 만나야 해.” 내가 말했다. “심리학자라든가 뭐 그런 사람.” “그에게 필요한 건 아버지야.”
에이자는 노아의 상태를 보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 본인도 상담을 받고 있으니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거지. 하지만 데이비스는 뼈 때리는(?) 대답으로 정적을 만들어. 노아에게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니라 사라진 아빠라는 거지.
Why did you even try to kiss him? You should’ve known. You could’ve had a normal night, but you chose this.
왜 그에게 키스하려 했단 말인가. 알았어야 했다. 평범한 밤을 보낼 수도 있었건만, 나는 이것을 선택하고 말았다.
에이자의 자아분열이 정점을 찍었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기기는커녕 '내가 왜 그랬지?'라며 스스로의 멱살을 잡고 자책하는 중이지. 평범한 데이트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렸어.
Right now needs to be about Noah, not me. His bacteria are swimming in you.
지금은 내가 아니라 노아에 집중해야 한다. 그의 박테리아가 내 안에서 헤엄치고 있다.
에이자는 필사적으로 동생 노아 걱정을 하며 강박을 떨쳐내려 하지만, 이미 뇌는 데이비스의 박테리아가 입안에서 자유형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점령당했어. 정신 승리 실패 직전이야.
They’re on your tongue right now. Even pure alcohol can’t kill them all.
그것들은 지금 내 혀 위에 있다. 순수 알코올조차 그것들을 모두 죽일 수는 없다.
혀 위에 박테리아가 있다는 생각에 에이자의 멘탈은 바사삭... 아까 마신 손 소독제로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며 절망의 구덩이로 빠져들고 있어.
“Do you just want to watch the movie?” I nodded, and we sat next to each other, close but not touching, for the next hour, as the spiral tightened.
“그냥 영화나 볼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선이 점점 조여오는 가운데, 우리는 그 후 한 시간 동안 서로 가깝지만 닿지는 않은 채 나란히 앉아 있었다.
데이비스는 어색함을 깨려고 영화에 집중하자고 해. 둘이 붙어 앉았지만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 에이자의 고통스러운 심리적 장벽을 그대로 보여줘서 안타까움이 폭발해.
FIFTEEN
제15장.
드디어 15장의 문이 열렸어! 에이자의 머릿속 나선이 더 꼬이기 시작할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니? 숫자로만 되어 있어도 왠지 모를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
AFTER I GOT HOME THAT NIGHT, I went to bed but not to sleep.
그날 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침대에 누웠으나 잠들지는 못했다.
집에 오면 바로 뻗어야 정상인데, 에이자의 뇌는 쉬지 않고 풀가동 중이야. 침대는 잠을 자는 곳이 아니라 고뇌의 링이 되어버린 거지. 이럴 때 꼭 이불킥할 일들만 생각나더라.
I kept starting texts to him and then not sending them, until finally I put the phone down and took my laptop out.
나는 그에게 보낼 문자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결국 휴대폰을 내려놓고 노트북을 꺼냈다.
문자창 켜놓고 '뭐해?' 썼다가 지우고 '자?' 썼다가 지우고... 이거 썸 타는 사람들의 공통 증상 아니냐고? 에이자의 손가락이 고생이 많다. 결국 폰을 포기하고 노트북으로 갈아탄 건 더 본격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선전포고 같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