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ought about the E. coli and campylobacter and Clostridium difficile that were very likely an ongoing part of Davis’s microbiota.
대장균과 캄필로박터, 그리고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가 데이비스의 미생물 총의 일부로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구체적인 세균 이름까지 등장했어. 에이자의 뇌는 이미 전공 서적을 훑고 지나간 수준이야. 데이비스의 입안이 로맨틱한 장소가 아니라 위험한 세균 배양 접시로 보이기 시작한 거지.
A fourth thought arrived. Then many more. “I have to go to the bathroom,” I said. “I’ll be right back.”
네 번째 생각이 찾아왔다. 그러고는 훨씬 더 많은 생각들이 밀려왔다.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어.” 내가 말했다. “금방 올게.”
앞서 눈송이 비유에서 말한 '네 번째 눈송이'가 드디어 에이자의 뇌를 때렸어. 이제부터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공포가 눈보라처럼 몰아칠 거라는 신호지. 에이자는 이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화장실이라는 '비상구'를 택했어.
I emerged from the basement to find the dying light of the day shining through the windows, making the white walls look a little pink.
지하실에서 나오자 저물어가는 햇살이 창문 너머로 비치고 있었고, 그 빛에 하얀 벽들이 약간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어두운 지하실(영화관)에서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마주한 풍경이야. 노을이 지는 'dying light'가 하얀 벽을 분홍색으로 만드는 모습이 몽환적이면서도, 마치 피가 섞인 듯한 묘한 불안감을 주기도 해.
Noah, playing a video game on the couch, said, “Aza?” I spun around and entered a bathroom.
소파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던 노아가 “에이자?” 하고 불렀다. 나는 몸을 휙 돌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데이비스의 동생 노아가 에이자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이름을 불렀어. 하지만 에이자는 지금 대답할 여유가 전혀 없지. 거의 도망치듯 화장실로 직행하는 긴박한 순간이야.
I washed my face, stared at myself in the mirror, watching myself breathe.
세수를 하고 거울 속의 나를 빤히 바라보며, 숨을 쉬고 있는 내 모습을 지켜보았다.
화장실에 들어온 에이자가 자신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는 장면이야.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며 '나 살아있나? 나 괜찮나?' 확인하듯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고 있어. 일종의 '생존 확인' 같은 행위지.
I watched myself for a long time, trying to figure a way to shut it off, trying to find my inner monologue’s mute button, trying.
나는 오랫동안 내 자신을 지켜보았다. 그것을 멈출 방법을 찾아내려 애쓰면서, 내면의 독백을 멈출 음소거 버튼을 찾으려 노력하면서, 그렇게 계속해서 시도했다.
에이자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머릿속의 폭풍 같은 생각들을 멈추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장면이야.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멈추지 않는 강박적 사고를 '음소거 버튼'이 없는 상태로 비유하고 있어. 마지막에 'trying'을 반복하며 그녀의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져.
And then I pulled the hand sanitizer out of my jacket and squeezed a glob of it into my mouth.
그러고 나서 나는 재킷에서 손 소독제를 꺼내어 그 덩어리 한 움큼을 입안에 짜 넣었다.
에이자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려. 손 소독제로 입안의 '세균'을 죽이겠다는 말도 안 되는 강박적 논리가 이성을 압도한 거야. 'glob'이라는 단어가 소독제의 끈적한 질감을 생생하게 전달해줘서 더 충격적이지.
I gagged a little as I swished the burning slime of it around my mouth, then swallowed.
입안에서 타는 듯한 점액질을 굴리자 약간 구역질이 났지만, 이내 그것을 삼켜 버렸다.
소독제가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감각적인 고통이 생생하게 묘사됐어. 알코올의 'burning'한 느낌과 'slime' 같은 질감이 에이자의 혐오감을 극대화해. 결국 삼켰다는 대목에서 그녀가 얼마나 막다른 길에 몰렸는지 알 수 있어.
“You watching Jupiter Ascending?” Noah asked as I left the bathroom. “Yeah.” “Dope.”
“너 <주피터 어센딩> 보고 있어?” 내가 화장실을 나오자 노아가 물었다. “응.” “쩐다.”
방금 화장실에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나온 에이자와, 아무것도 모른 채 천진하게 영화 얘기나 하는 노아의 대조적인 모습이야. 'Dope'이라는 짧은 슬랭이 노아의 무심함과 평범한 일상을 잘 보여줘서 더 서글퍼.
I turned to leave, but then he said, “Aza?” I walked over to him and sat next to him on the couch.
나는 떠나려 몸을 돌렸지만, 그때 그가 말했다. “에이자?” 나는 그에게 다가가 소파 옆자리에 앉았다.
에이자는 지금 머릿속이 손 소독제와 세균 걱정으로 꽉 차서 빨리 이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해. 그런데 노아가 뒤에서 이름을 부르니까 차마 무시하지 못하고 돌아선 거지. 노아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이 에이자의 발길을 붙잡았어.
“Nobody wants to find him.” “Your dad, you mean?” “It’s like I can’t think about anything else. I... it’s...
“아무도 그를 찾으려 하지 않아.” “네 아빠 말이야?”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어. 나는... 그게...”
노아가 드디어 속마음을 털어놔. 아빠가 사라졌는데 세상 사람들은 물론, 경찰까지도 이제는 포기한 것 같아서 무지 서운한 거지. 에이자는 노아가 느끼는 그 '생각의 루프'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조용히 들어주고 있어.
Do you think, like, he would really disappear and not even text us? Do you think maybe he’s trying and we just haven’t figured out how to listen?”
“정말로 그가 우리한테 문자 한 통 없이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어쩌면 그는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가 단지 어떻게 듣는지 모르는 것뿐일까?”
노아의 희망 고문이 시작됐어. 아빠가 정말 자기를 버린 게 아니라,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자기가 못 알아듣는 거라고 믿고 싶은 거야. 'how to listen'이라는 표현에서 아빠의 흔적을 찾으려는 노아의 간절한 귀 기울임이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