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or swallowed, still not meeting his eye. Then he swallowed again.
코너는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침을 삼켰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침을 삼켰다.
긴장과 분노가 교차하는 순간이야.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을 억지로 삼키고 있는 것 같아.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프겠지.
“Can we talk about it more when Mum gets better?”
"엄마가 나으시면 이 이야기는 더 할 수 있는 거죠?"
결국 다시 엄마 이야기로 돌아왔어. 엄마가 낫는다는 전제가 없으면 코너의 세계는 무너져 버리니까. 저 간절한 물음에 아빠는 뭐라고 답할까.
His father slowly sat back in his chair again. “Of course we can, buddy. That’s exactly what we’ll do.”
아버지는 다시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물론이지, 버디. 당연히 그렇게 할 거야."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던지는 확답이야. '버디'라는 호칭이 여기서 참 낯설게 들리지? 아빠의 대답이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씁쓸해.
Conor looked at him again. “Buddy?” His father smiled. “Sorry.”
코너가 아버지를 다시 쳐다보았다. "버디라고요?" 아버지가 미소를 지었다. "미안하다."
미국식 친근함의 무리수였어. 코너의 싸늘한 반응에 바로 사과하는 아빠의 모습이 좀 웃프지. 둘 사이의 거리가 태평양만큼이나 멀어 보여.
He lifted his wine glass and took a drink long enough to drain the whole glass.
그는 와인 잔을 들어 올리고 잔을 통째로 비울 때까지 길게 들이켰다.
술기운을 빌려야만 이 상황을 견딜 수 있나 봐. 와인 한 잔에 책임을 다 털어버리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빠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보이지?
He set it down with a small gasp, then he gave Conor a quizzical look. “What was all that you were saying about a tree?”
그는 작은 숨을 내쉬며 잔을 내려놓더니, 코너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아까 나무에 대해 말하던 건 다 뭐였니?"
갑자기 화제를 전환하네. 아까 들었던 괴물 이야기가 찝찝하긴 했나 봐. 이제야 아들의 정신 상태가 걱정되기 시작한 걸까.
But the waitress came and silence fell as she put their pizzas in front of them.
하지만 종업원이 다가와 그들 앞에 피자를 내려놓자 침묵이 흘렀다.
피자가 등장했는데 분위기는 얼음장이야. 맛있는 냄새가 나도 식욕이 전혀 안 생길 것 같은 상황이지. 침묵이 피자보다 더 두껍게 깔려 있네.
“Americano,” Conor frowned, looking down at his. “If it could talk, I wonder if it would sound like you.”
"아메리카노." 코너는 자기 피자를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 피자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아빠 같은 목소리가 날 것 같아요."
코너의 드립력이 거의 예술이지. 아빠의 가식적인 미국식 태도를 피자에 빗대어 비꼬고 있어. 시크한 독설 한 마디가 피자 토핑보다 강렬해.
AMERICANS DON’T GET MUCH HOLIDAY
미국인들은 휴가를 길게 내지 못한다.
소제목이야. 아빠가 왜 그렇게 빨리 떠나야 하는지를 정당화하는 문장이기도 하지. 제목부터가 벌써 이별을 예고하고 있어.
“Doesn’t look like your grandma’s home yet,” Conor’s father said, pulling up the rental car in front of her house.
"할머니가 아직 집에 안 오신 것 같구나." 코너의 아버지가 할머니 집 앞에 렌터카를 세우며 말했다.
집에 불이 꺼져 있나 봐. 할머니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더 불안해할까. 차 안의 공기가 참 차갑게 느껴지네.
“She sometimes goes back to the hospital after I go to bed,” Conor said. “The nurses let her sleep in a chair.”
"가끔 제가 잠든 뒤에 다시 병원으로 가세요." 코너가 말했다. "간호사들이 의자에서 자게 해준대요."
할머니의 지극한 정성이 엿보이는 대목이야. 코너 몰래 엄마 곁을 지키는 할머니의 마음이 참 뭉클하지. 의자에서 주무신다니 고생이 많으시네.
His dad nodded. “She may not like me,” he said, “but that doesn’t mean she’s a bad lady.”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할머니가 나쁜 분이라는 뜻은 아니야."
아빠가 오랜만에 맞는 소리를 하네. 자기와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할머니를 깎아내리지는 않는 거지. 어른들의 복잡한 감정선이 살짝 읽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