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took a deep breath to speak, which set her off into a terrible, heavy-sounding coughing fit.
엄마가 말을 하려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곧바로 거칠고 무거운 기침이 터져 나왔다.
말 한마디 떼는 게 에베레스트 등반 수준인 것 같아. 텍스트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지. 상황이 참 안 도와주네.
It took a few long moments before she could finally talk again.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엄마는 다시 말을 이어갈 수 있었다.
침묵이 금이라지만 여기선 독 같아. 다음 말을 기다리는 코너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겠지. 시간은 왜 이럴 때만 느리게 가나 몰라.
“I spoke to the doctor this morning,” she said, her voice weak. “The new treatment isn’t working, Conor.”
“오늘 아침에 의사 선생님이랑 이야기했단다.” 엄마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새 치료법이 효과가 없대, 코너.”
폭탄선언이네. 이런 건 보통 의사가 직접 말해줘야 하는데 엄마가 총대를 멨어. 코너의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The one from the yew tree?” “Yes.” Conor frowned. “How can it not be working?”
“그 주목나무로 만든 약요?” “그래.” 코너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효과가 없을 수가 있어요?”
주목나무 몬스터도 파업한 걸까? 코너 입장에서는 유일한 희망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걸 인정하기 싫겠지. 몬스터도 가끔은 무능할 때가 있나 봐.
His mum swallowed. “Things have moved just too fast. It was a faint hope. And now there’s this infection–”
엄마는 침을 삼켰다. “상태가 너무 빨리 악화됐어. 애초에 희망이 희박했단다. 게다가 이제 감염까지 생겨서...”
인생은 원래 타이밍인데 이번엔 너무 빨랐어. 희망 고문이 끝나고 현실 고문이 시작된 셈이지. 감염까지 가세하다니 엎친 데 덮친 격이야.
“But how can it not be working?” Conor said again, almost like he was asking someone else.
“하지만 어떻게 효과가 없을 수 있죠?” 코너는 마치 다른 누군가에게 묻는 것처럼 다시 말했다.
부정의 단계야. 현실을 못 받아들여서 남 탓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인 거지. 벽에 대고 소리치는 기분 아닐까?
“I know,” his mum said, her sad smile still there.
“나도 안단다.” 엄마는 여전히 슬픈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인 상황이야. 엄마도 본인 몸이니 누구보다 잘 알겠지. 그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다니 보살이 따로 없네.
“Looking at that yew tree every day, it felt like I had a friend out there who’d help me if things got to their worst.”
“매일 저 주목나무를 보면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 나를 도와줄 친구가 저기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나무랑 친구 먹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일 거야. 주목나무 몬스터도 면목이 좀 없겠는걸? 믿었던 친구가 결정적일 때 잠수 탄 느낌이지.
Conor still had his arms crossed. “But it didn’t help.” His mum shook her head slightly.
코너는 여전히 팔짱을 낀 채였다. “하지만 도와주지 않았잖아요.” 엄마는 고개를 살짝 가로저었다.
팩트 폭격 날리는 코너. 엄마 마음은 더 갈기갈기 찢어지겠지. 냉소적인 게 딱 사춘기 아들 같으면서도 그 속은 얼마나 썩었을까?
She had a worried look on her face, and Conor understood that she was worried about him.
엄마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스쳤고, 코너는 엄마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본인이 죽게 생겼는데 남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이라니. 엄마라는 존재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기 지분은 없나 봐. 코너는 그 사랑이 더 무겁게 느껴질 거야.
“So what happens now?” Conor asked. “What’s the next treatment?”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코너가 물었다. “다음 치료법은 뭐예요?”
플랜 B를 찾는 코너. 하지만 인생은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서 목숨이 여러 개가 아니야. 다음 판이 없다는 걸 인정하기가 힘든 거지.
She didn’t answer. Which was an answer in itself. Conor said it out loud anyway. “There aren’t any more treatments.”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대답이었다. 코너는 결국 직접 내뱉었다. “더 이상 치료법은 없는 거군요.”
정적보다 무서운 대답은 없지. 공기조차 얼어붙는 순간이야. 코너가 직접 마침표를 찍어버리니 비극이 완성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