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 lines, and the world went quiet. I’m sorry for telling everyone about your mum, read the first line.
네 줄의 글에 세상이 고요해졌다. '너희 엄마 이야기를 모두에게 말해서 미안해', 첫 줄에 적힌 내용이었다.
첫 줄부터 사과네. 릴리도 그동안 마음고생 꽤나 했을 거야. 세상이 고요해졌다는 건 코너에게 그만큼 큰 울림이었다는 거겠지.
I miss being your friend, read the second. Are you okay? read the third.
'너의 친구였던 때가 그리워', 두 번째 줄이었다. '너 괜찮니?', 세 번째 줄이었다.
그리움과 안부를 묻는 짧은 문장들이네. 투박하지만 진심이 뚝뚝 묻어나는 게 보여.
I see you, read the fourth, with the I underlined about a hundred times.
'내가 널 보고 있어', 네 번째 줄이었다. '내가'라는 글자 아래에는 수백 번도 넘게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특히 저 밑줄 수백 번 그은 '내가'라는 단어가 포인트야. 세상 사람 다 외면해도 자기는 코너를 보고 있다는 강력한 선언인 거지.
He read it again. And again. He looked back over to Lily, who was busy receiving all kinds of praise from Mrs Marl,
그는 다시 읽었다. 그리고 또다시 읽었다. 그는 릴리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말 부인에게 온갖 칭찬을 듣느라 정신이 없었다.
보고 또 봐도 믿기지 않는 내용인 걸까? 릴리는 아무렇지 않은 척 칭찬 듣고 있는데 말이야.
but he could see that she was blushing furiously and not just because of what Mrs Marl was saying.
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건 부인의 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 수 있었다.
칭찬 때문이 아니라 쪽지 때문에 부끄러워서 빨개진 거네. 릴리도 이 쪽지를 건네기 위해 큰 용기를 낸 거야.
Mrs Marl moved on, passing lightly over Conor. When she was gone, Lily looked at him. Looked him right in the eye.
말 부인은 코너를 가볍게 지나쳐 다음으로 넘어갔다. 부인이 가고 나자 릴리가 그를 보았다.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드디어 눈이 마주쳤어. 피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응시하는 저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지지 않나 싶어.
And she was right. She saw him, really saw him. He had to swallow before he could speak.
그리고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그를 보고 있었다. 정말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침을 삼켜야만 했다.
릴리만큼은 코너를 제대로 보고 있었네. 목이 메어오는 코너의 심정이 너에게도 전달되지?
“Lily–” he started to say, but the door to the classroom opened and the school secretary entered, beckoning to Mrs Marl and whispering something to her.
“릴리—” 그가 말을 시작하려는데 교실 문이 열리고 학교 서기가 들어왔다. 그녀는 말 부인에게 손짓하더니 무언가 속삭였다.
릴리한테 뭔가 말 걸려는데 타이밍 참 안 도와주네. 서기가 들어와서 귓속말하는 거 보니까 분위기 싸한 게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터진 모양이야.
They both turned to look at Conor.
두 사람 모두 고개를 돌려 코너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시선이 동시에 코너한테 꽂혔어. 이럴 때 주인공 된 기분 느끼면 안 되는 거 알지? 등줄기 서늘해지는 게 눈에 보이네.
100 YEARS
100년
새로운 챕터의 제목이야. 100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게도 느껴지네. 무슨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Conor’s grandma stopped outside his mum’s hospital room. “Aren’t you coming in?” Conor asked. She shook her head.
코너의 할머니는 엄마의 병실 밖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안 들어가세요?” 코너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는 왜 병실 앞에서 멈췄을까. 같이 안 들어가는 모습에서 불안한 공기가 감도네. 질문하는 코너 마음은 오죽하겠어.
“I’ll be down in the waiting room,” she said, and left him to enter on his own.
“나는 대기실에 가 있으마.” 그녀가 말하고는 코너 혼자 들어가게 두었다.
대기실로 피하는 할머니의 선택. 코너 혼자 감당하라는 건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닐까? 병실 문의 무게가 천 근 만 근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