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 but surely you must have thought about what happens to them,
“맞아요, 하지만 분명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셨을 거 아니에요.”
헤이즐은 포기하지 않고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해 봅니다. 만든 사람이 결말을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논리죠.
I mean as characters, I mean independent of their metaphorical meanings or whatever.”
“제 말은 은유적인 의미 같은 건 집어치우고, 캐릭터 그 자체로서 말이에요.”
어려운 용어는 생략하고 인간적으로 대답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제발 좀 평범하게 소통해주면 좋겠네요.
“They’re fictions,” he said, tapping his glass again. “Nothing happens to them.”
“그들은 허구일 뿐이야.” 그는 다시 술잔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그들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술잔 두드리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릴 지경입니다. 그냥 대답하기 싫다는 말을 참 어렵게도 하네요.
“You said you’d tell me,” I insisted. I reminded myself to be assertive. I needed to keep his addled attention on my questions.
“말해주신다고 했잖아요.” 나는 고집스럽게 말했다. 나는 당당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의 흐릿한 주의력을 내 질문에 고정시켜야 했다.
정신 못 차리는 작가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겁니다. 당당하게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헤이즐이 대견하네요.
“Perhaps, but I was under the misguided impression that you were incapable of transatlantic travel.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네가 대서양을 건너올 수 없을 거라는 잘못된 인상을 받았거든.”
대서양 건너올 줄 몰라서 대충 대답했다네요. 이 아저씨 인성은 정말 대서양보다 깊은 바닥인 것 같애 ㅋ.
I was trying... to provide you some comfort, I suppose, which I should know better than to attempt.
“내 딴에는... 네게 위안을 주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런 시도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
위안을 주려고 했다는 말로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애초에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하는 게 예의 아닌가요?
But to be perfectly frank, this childish idea that the author of a novel has some special insight into the characters in the novel...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소설가가 자기가 만든 캐릭터에 대해 어떤 특별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는 이 유치한 생각은...”
작가의 통찰력을 기대한 팬들을 유치하다고 비하합니다. 자기가 쓴 책에 대한 애정조차 없어 보이네요.
it’s ridiculous. That novel was composed of scratches on a page, dear.
“정말 어처구니없군. 얘야, 그 소설은 그저 페이지 위에 휘갈긴 낙서에 불과하단다.”
자기 작품을 낙서라고 비하하다니 제정신이 아닙니다. 예술가병이 도져도 아주 제대로 도진 모양이네요.
The characters inhabiting it have no life outside of those scratches.
“거기 사는 캐릭터들은 그 낙서 밖에서는 아무런 생명력도 없어.”
낙서 밖에는 생명이 없다니 정말 냉정하네요. 캐릭터와 함께 울고 웃은 독자들은 뭐가 되는 건지 모르겠어.
What happened to them? They all ceased to exist the moment the novel ended.”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고? 소설이 끝나는 순간 그들은 모두 존재하기를 멈췄네.”
소설 끝과 함께 존재도 끝난답니다. 희망을 찾아온 아이 면전에 대고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죠?
“No,” I said. I pushed myself up off the couch. “No, I understand that, but it’s impossible not to imagine a future for them.
“아니요.” 내가 말했다. 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니요, 저도 그건 이해하지만,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지 않는 건 불가능해요.”
헤이즐이 소파에서 일어나 정면 승부를 선언합니다. 독자의 상상력은 작가의 무책임보다 훨씬 강하니까요.
You are the most qualified person to imagine that future. Something happened to Anna’s mother.
“당신은 그 미래를 상상할 자격이 가장 충분한 사람이잖아요. 안나의 엄마에게는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어요.”
안나 엄마의 미래가 궁금한 건 결국 본인 엄마의 미래가 걱정돼서일 겁니다. 헤이즐의 절박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