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was sitting at home with my chin in my hands, bored and listless, wondering whether to stay in or go out.
지루하고 무기력해서 밖으로 나갈까 말까 고민하면서 집에만 있었던 날 말이야.
안네의 우울한 집순이 시절 묘사야. 턱 괴고 앉아서 고민만 수천 번 하는 그 모습, 우리도 시험 기간에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랑 비슷하지 않니?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 무기력함이 느껴져.
I finally stayed where I was, brooding. Yes, paper does have more patience,
결국은 가만히 앉아서 고민만 했지. 그래, 종이는 정말 인내심이 강해.
나갈까 말까 수백 번 고민하다가 결국 방구석에 주저앉아 궁상맞게 생각에 잠긴 안네의 모습이야. 그러다 다시 한번 깨달은 거지. '아, 역시 내 이야기를 묵묵히 다 들어주는 건 종이(일기장)밖에 없구나' 하고 말이야.
and since I’m not planning to let anyone else read this stiff-backed notebook grandly referred to as a “diary,”
그리고 ‘일기장’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이 딱딱한 표지의 공책을 남에게 보여줄 생각은 전혀 없거든.
안네는 이 일기장을 누구에게도 보여줄 생각이 없대. 그냥 '공책'이라고 부르지 않고 '거창하게 일기장이라고 불리는'이라고 표현하는 데서 안네 특유의 유머 감각과 약간의 시니컬함이 묻어나와.
unless I should ever find a real friend, it probably won’t make a bit of difference.
정말 진실한 친구를 만나지 않는 이상 말이야. 그러니까 남들이 관심을 갖든 말든 상관없어.
일기장 공개의 유일한 예외 조건은 '진정한 친구'를 만났을 때래. 아직 그런 친구를 못 만났다는 안네의 외로움이 슬쩍 비치네. 종이한테만은 쿨한 척하지만, 사실은 진짜 내 마음을 알아줄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Now I’m back to the point that prompted me to keep a diary in the first place: I don’t have a friend.
이제 내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 원래 이유로 돌아가 볼게. 바로 나에겐 진실한 친구가 없다는 거야.
결국 돌고 돌아 안네가 일기장을 펴든 진짜 이유가 밝혀졌어! 그건 바로 '친구의 부재'였어. 활달하고 인기 많은 안네에게 친구가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 궁금해지지 않아?
Let me put it more clearly, since no one will believe that a thirteen year-old girl is completely alone in the world.
열세 살짜리 소녀가 세상에 완전히 혼자라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 좀 더 분명하게 말해줄게.
친구 없다고 선언해놓고 보니 본인도 좀 오버했다 싶었나 봐. 세상 천지에 가족도 있고 이웃도 있는데 열세 살짜리가 덩그러니 혼자일 리가 없잖아? 독자들이 오해하기 전에 얼른 수습하면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려는 안네의 모습이 야무져 보여.
And I’m not. I have loving parents and a sixteen-year-old sister, and there are about thirty people I can call friends.
사실 난 완전히 혼자는 아니야. 사랑하는 부모님과 열여섯 살 된 언니가 있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서른 명쯤 되거든.
거봐, 안네는 아싸가 아니라 완전 인싸였어! 화목한 가족도 있고 아는 친구도 무려 30명이나 된대. 그런데도 '친구가 없다'고 했던 걸 보면, 안네가 말하는 진짜 '친구'의 기준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냥 아는 친구 무리보다 훨씬 깊고 특별한 영혼의 단짝인가 봐.
I have a throng of admirers who can’t keep their adoring eyes off me
나를 쫓아다니는 남자애들도 엄청 많아. 걔들은 나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나만 바라보지.
안네의 인기가 이 정도였어! 'throng'이라는 단어를 쓸 정도면 거의 팬클럽 수준 아니니? 사춘기 소녀다운 귀여운 자신감이 뿜뿜 느껴지는 대목이야.
and who sometimes have to resort to using a broken pocket mirror to try and catch a glimpse of me in the classroom.
교실에서 내 모습을 조금이라도 훔쳐보려고 깨진 거울 조각까지 동원하는 애들도 있을 정도니까 말이야.
이건 거의 첩보 작전 수준인데? 직접 쳐다보기는 부끄럽고 안네는 보고 싶고... 그래서 깨진 거울 조각으로 몰래 훔쳐보는 소년들의 절박함(?)이 느껴져서 더 재밌어.
I have a family, loving aunts and a good home. No, on the surface I seem to have everything, except my one true friend.
가족도 있고, 다정한 고모랑 이모들, 그리고 좋은 집도 있어. 그래, 겉보기엔 단 한 명의 진실한 친구만 빼고 다 가진 것 같아.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삶이지만 안네의 마음속엔 커다란 빈자리가 있었어. 수많은 아는 사람보다 내 영혼을 온전히 나눌 '진짜 친구'가 없다는 게 얼마나 큰 외로움인지 말하고 있네.
All I think about when I’m with friends is having a good time. I can’t bring myself to talk about anything but ordinary everyday things.
하지만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그냥 즐겁게 놀 생각뿐이야. 일상적인 이야기 말고는 그 어떤 깊은 이야기도 꺼내기가 힘들거든.
친구들하고 깔깔거리고 노는 건 좋지만 정작 마음속 깊은 고민은 꺼낼 수가 없는 상황... 다들 한 번쯤은 겪어봤을 감정이지? 안네도 겉으로는 인싸지만 속은 답답했나 봐.
We don’t seem to be able to get any closer, and that’s the problem. Maybe it’s my fault that we don’t confide in each other.
우린 서로 더 가까워지지가 않는데, 그게 문제야. 어쩌면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게 내 잘못일지도 몰라.
인간관계의 한계에 부딪힌 안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남 탓을 하기보다는 '혹시 내 문제인가?' 하고 자기를 돌아보는 모습이 참 성숙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