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I was afraid to tell him. He’d tell my mother and pretty soon they’d insist that I stop.
그래도, 난 아빠한테 말하기가 두려웠어. 아빠는 엄마한테 말할 테고, 그럼 머지않아 두 분이서 내게 그만두라고 고집하실 테니까.
아빠라면 줄리의 그 심오한 나무 감성을 이해해 줄 것 같긴 한데, 현실적인 문제가 하나 남았어. 부부 사이엔 비밀이 없잖아? 아빠가 엄마한테 스리슬쩍 흘리기라도 하는 날엔 줄리의 나무 타기 라이프는 그날로 강제 종료될 게 뻔하니까 섣불리 입을 열 수가 없었던 거야.
So I kept quiet, kept climbing, and felt a somewhat lonely joy as I looked out over the world.
그래서 난 입을 꾹 다물고 계속 나무에 올라갔고, 세상을 내려다보며 약간은 외로운 기쁨을 느꼈어.
엄마한테 들키면 나무 타기 금지령이 내려질 게 뻔하니까 철저히 비밀로 하는 중이야. 혼자서 그 높은 곳의 풍경을 독점하는 게 짜릿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이걸 같이 나눌 사람이 없어서 묘한 기분이 드는 거지. 진정한 고수의 고독이랄까?
Then a few months ago I found myself talking to the tree. An entire conversation, just me and a tree.
그러다 몇 달 전엔 나도 모르게 나무한테 말을 걸고 있더라고. 나랑 나무, 단둘이서 온전한 대화를 나눈 거지.
아무한테도 말 못 할 비밀이 쌓이다 보니 이제 나무가 줄리의 상담사가 됐어. 처음엔 혼잣말이었겠지만 어느새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눴나 봐. 남들이 보면 살짝 걱정하겠지만, 줄리한테는 나무가 세상에서 가장 입 무거운 단짝인 셈이지.
And on the climb down I felt like crying. Why didn’t I have someone real to talk to?
그리고 나무에서 내려오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왜 난 대화할 수 있는 진짜 사람이 곁에 없는 걸까?
나무랑 즐겁게 떠들 땐 몰랐는데, 땅으로 내려오니 갑자기 현실 자각 타임이 온 거야. 나무는 잘 들어주긴 하지만 따뜻한 위로나 대답을 해줄 순 없잖아. 줄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외로움이 팡 터져버린 순간이야.
Why didn’t I have a best friend like everyone else seemed to?
남들은 다 있는 것 같은 단짝 친구가 왜 나한테는 없을까?
인스타 보면 다들 우정 포에버 외치면서 재밌게 노는 것 같은데, 왜 나만 고립된 섬처럼 느껴지는지 서러워하는 중이야. 사실 남들도 다 속사정은 있겠지만, 지금 줄리 눈에는 자기만 빼고 온 세상이 단짝 친구들로 가득 찬 것 같아 보여.
Sure, there were kids I knew at school, but none of them were close friends.
물론 학교에 아는 애들이 있긴 했지만, 그중 누구도 절친이라고 할 만한 애는 없었어.
학교 가면 아는 얼굴은 많지. 근데 막상 내 속마음을 다 털어놓거나 같이 나무 타기 배틀을 뜰 만한 찐친은 없는 거야. 휴대폰 연락처는 꽉 찼는데 생일날 부를 사람 없는 그런 쓸쓸한 느낌 알지? 지금 줄리가 딱 그래.
They’d have no interest in climbing the tree. In smelling the sunshine.
그 애들은 나무에 오르는 데 관심이 전혀 없을 거야. 햇살의 냄새를 맡는 것에도 말이지.
줄리는 나무 위에서 햇살 냄새 맡는 게 세상 제일가는 힐링인데, 다른 애들은 '어우 더러워, 옷 버려' 이럴 게 뻔하다는 거지. 감성이 메마른 친구들 사이에서 고독한 낭만주의자가 된 줄리의 한탄이야.
That night after dinner my father went outside to paint.
그날 밤 저녁을 먹고 나서 아빠는 그림을 그리러 밖으로 나가셨어.
저녁 든든하게 드시고 갑자기 예술 혼이 불타오르신 아빠! 밤공기 마시며 캔버스 앞에 서는 아빠의 모습이 그려지지? 아빠의 예술가 모드가 켜진 순간이야.
In the cold of the night, under the glare of the porch light, he went out to put the finishing touches on a sunrise he’d been working on.
그 추운 밤에, 현관 등 불빛 아래서 아빠는 작업 중이던 일출 그림의 마지막 손질을 하러 나가신 거야.
밤은 춥고 어두운데 아빠가 그리고 있는 건 역설적이게도 '일출'이야. 어두운 데서 밝은 태양을 그리다니, 아빠 진짜 낭만 치사량 초과 아니냐고. 현관등 하나 의지해서 붓질하는 아빠의 뒷모습, 이거 완전 영화 한 장면이지.
I got my jacket and went out to sit beside him, quiet as a mouse. After a few minutes he said, “What’s on your mind, sweetheart?”
난 재킷을 챙겨 들고 아빠 옆에 앉으러 밖으로 나갔어, 쥐죽은 듯 조용히 말이야. 몇 분 뒤에 아빠가 말씀하셨지. “무슨 고민 있니, 우리 강아지?”
아빠가 밤에 그림 그리는데 슬그머니 다가간 거야. 뭔가 고민이 있는 티가 팍팍 났나 봐. 아빠의 '스윗함'이 폭발하는 타이밍이지. 딸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채는 아빠의 센스, 이거 완전 유죄 아니냐고!
In all the times I’d sat out there with him, he’d never asked me that. I looked at him but couldn’t seem to speak.
아빠랑 거기 앉아 있었던 그 수많은 시간 동안, 아빠는 단 한 번도 내게 그걸 물으신 적이 없었어. 난 아빠를 바라봤지만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는 것 같았지.
평소엔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좋았는데, 아빠가 먼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니까 줄리가 당황했어. 마음속 깊은 곳을 들킨 느낌이라 혀가 꼬여버린 상황이야. 왠지 울컥해서 말이 안 나오는 거, 다들 경험해 봤지?
He mixed two hues of orange together, and very softly he said, “Talk to me.” I sighed so heavily it surprised even me.
아빠는 두 가지 오렌지 색조를 섞으시더니, 아주 부드럽게 말씀하셨어. “말해 보렴.” 난 너무 깊은 한숨을 내쉬어서 나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였어.
아빠는 그림 그리느라 바쁜 와중에도 줄리의 기분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어. 오렌지색 물감을 섞는 아빠의 손길처럼 목소리도 참 따뜻했겠지. 줄리는 참아왔던 고민이 터져 나오기 직전, 거대한 한숨으로 '본캐' 등판 예고를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