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m would say she must not be very sick, she hollered so.
젬 오빠는 할머니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걸 보면 분명히 많이 아픈 게 아닐 거라고 말하곤 했어.
젬의 합리적인 의심이야. '아니, 진짜 아픈 사람이 저렇게 목청 좋게 욕을 퍼부을 수 있다고?' 싶었던 거지. 아빠는 아파서 그런다는데, 젬이 보기엔 그냥 성깔이 고약한 거거든. 젬의 억울함이 느껴지니?
When the three of us came to her house, Atticus would sweep off his hat, wave gallantly to her and say,
우리 셋이 할머니 댁에 다다르면, 아빠는 모자를 쓱 벗으면서 할머니에게 아주 폼 나게 손을 흔들며 말씀하시곤 했지.
아빠의 필살기 '매너 폭격' 시간이야. 상대가 아무리 무례하게 굴어도 나는 나만의 '스웩' 있는 예의를 지키겠다는 거지. 모자까지 쓱 벗으면서 정중하게 인사하는 아빠 모습,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니? 젬과 스카웃은 옆에서 환장하겠지만 말이야.
“Good evening, Mrs. Dubose! You look like a picture this evening.”
"안녕하세요, 듀보스 할머니! 오늘 저녁은 정말 그림처럼 아름다우시네요."
아빠의 립서비스가 거의 국보급이야. '그림 같다'는 표현을 써서 할머니 기분을 최고로 맞춰주려 하시는데, 사실 어떤 그림인지는 말 안 했다는 게 함정이지! 스카웃도 속으로 '무슨 그림일까?' 궁금해했을 정도니까.
I never heard Atticus say like a picture of what. He would tell her the courthouse news,
아빠가 대체 무슨 그림 같다는 건지 말씀하시는 건 한 번도 못 들어봤어. 아빠는 할머니한테 법원 소식들을 들려주시곤 했지.
아빠가 할머니한테 '그림 같네요'라고 칭찬하는데, 사실 그게 예쁜 풍경화인지 아니면 심오한 추상화인지 말 안 해주는 게 킬포야!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법원 이야기로 주제를 돌리는 아빠의 스킬이 거의 회피 만렙 수준이지.
and would say he hoped with all his heart she’d have a good day tomorrow.
그리고 진심을 다해 할머니가 내일 즐거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씀하시곤 했어.
할머니는 독설을 퍼붓는데 아빠는 '진심으로' 축복을 빌어줘. 이게 바로 진정한 '어른의 품격' 아니겠어?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말하는 아빠의 성인군자 모먼트야.
He would return his hat to his head, swing me to his shoulders in her very presence, and we would go home in the twilight.
아빠는 다시 모자를 쓰시고는, 할머니가 보는 바로 앞에서 나를 어깨 위로 휙 들어 올리셨어. 그러고는 우린 땅거미가 질 무렵 집으로 향했지.
인사 다 하고 쿨하게 모자 딱 쓰고, 딸내미 어깨에 무등 태워서 가는 뒷모습... 이거 완전 영화 한 장면 아니냐? 할머니가 욕을 하든 말든 아빠는 자기 페이스대로 가족 챙기며 퇴근하는 '간지' 폭발 순간이야.
It was times like these when I thought my father, who hated guns and had never been to any wars, was the bravest man who ever lived.
총을 싫어하고 전쟁터에도 한 번 가본 적 없는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건 바로 이런 때였어.
용기가 꼭 총 들고 싸우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스카웃이 깨닫는 감동적인 순간이야. 남들이 욕해도 허허 웃으며 예의를 지키는 아빠의 강철 멘탈이, 전쟁 영웅보다 더 대단해 보였던 거지.
The day after Jem’s twelfth birthday his money was burning up his pockets, so we headed for town in the early afternoon.
젬 오빠의 열두 살 생일 다음 날, 오빠는 주머니 속의 돈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났어. 그래서 우린 이른 오후에 시내로 향했지.
젬이 생일 선물로 용돈을 두둑하게 받았나 봐!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나가서 뭔가를 사야만 할 것 같은 그 근질근질한 기분 알지? 우리 남매는 그 뜨거운 열기를 식히러(?) 바로 시내 쇼핑 투어를 떠난 거야.
Jem thought he had enough to buy a miniature steam engine for himself and a twirling baton for me.
젬 오빠는 자신을 위한 미니어처 증기 기관차랑 나를 위한 트월링 바톤을 사기에 충분한 돈이 있다고 생각했어.
오빠가 자기 것만 사는 게 아니라 동생 선물까지 챙기다니, 젬 오빠 은근히 '츤데레' 스타일 아니냐? 그 시절 아이들에게 증기 기관차랑 바톤은 요즘으로 치면 거의 최신형 태블릿급 워너비 아이템이었을 거야.
I had long had my eye on that baton: it was at V. J. Elmore’s, it was bedecked with sequins and tinsel, it cost seventeen cents.
나는 오래전부터 그 바톤을 찜해두고 있었어. 그건 V. J. 엘모어네 가게에 있었는데, 반짝이 조각이랑 번쩍이는 장식용 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가격은 17센트였지.
스카웃이 이미 쇼윈도 앞에서 침 좀 흘렸나 본데? 엘모어 잡화점은 당시 메이콤의 '핫플'이었나 봐. 17센트라니 요즘 물가로 보면 껌값이지만, 당시 꼬마들한테는 거금이었을 거야. 반짝이(sequins)까지 붙어있다니, 이건 못 참지!
It was then my burning ambition to grow up and twirl with the Maycomb County High School band.
그때 내 간절한 야망은 어른이 되어서 메이콤 카운티 고등학교 밴드부와 함께 바톤을 돌리는 거였어.
스카웃의 꿈이 아주 구체적이지? 고딩 언니들 사이에서 멋지게 바톤을 휘두르는 모습... 초딩 눈에는 그게 세상에서 제일 멋진 커리어 우먼처럼 보였을 거야. '불타는 야망'이라는 표현에서 스카웃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니?
Having developed my talent to where I could throw up a stick and almost catch it coming down,
막대기를 위로 던졌다가 떨어지는 걸 거의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내 재능을 갈고닦아 온 터라,
스카웃이 막대기로 바톤 연습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근데 '거의(almost)' 잡는다는 건 사실 열 번 중에 몇 번은 놓친다는 뜻인데, 본인 스스로는 엄청난 재능이라고 믿고 있는 게 너무 귀엽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