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homeschooled after that. At Danielle’s house, her mother gave us each a Munch Bunch yogurt for pudding,
그 일 이후로 나는 홈스쿨링을 했다. 다니엘의 집에서 그녀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후식으로 '먼치 번치' 요거트를 하나씩 주었다.
엄마가 학교 선생님이랑 한판 붙고 나서 에리너를 자퇴(?)시키고 직접 가르치기로 했나 봐. 에리너의 유일한 사회적 통로가 막혀버린 셈이지. 그러면서 다시 다니엘네 집 이야기로 돌아오는데, 후식으로 요거트를 받은 게 에리너에겐 또 다른 연구 대상이 됐어.
and I snuck the empty pot into my school bag so that I could study it afterward.
나는 나중에 연구해 볼 목적으로 다 먹은 요거트 용기를 책가방 속에 몰래 집어넣었다.
요거트 통을 책가방에 슬쩍('snuck') 했대. 이유가 너무 에리너다워. '연구해 보려고(study it)'. 남들에겐 그냥 쓰레기인 요거트 통이 세상 물정 모르는 에리너에겐 현대 문명을 분석하는 귀중한 샘플이었던 거야. 엉뚱하면서도 짠하지 않니?
Apparently, it was merchandise pertaining to a children’s television program about animated pieces of fruit.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과일 캐릭터들이 나오는 어린이용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관련된 상품이었다.
요거트 통 연구 결과 발표! 알고 보니 만화 캐릭터 굿즈('merchandise')였대. 텔레비전 없는 집에서 자란 에리너에겐 이런 대중문화 지식이 고고학 유물 발굴하듯 얻어야 하는 고급 정보였던 거야. 'Apparently(보아하니/알고 보니)'라며 깨달음을 얻은 저 진지함 좀 봐.
And they said I was weird! It was a source of disgust to the other children at school that I couldn’t talk about TV programs.
그러면서 나더러 이상하다고들 했다! 내가 TV 프로그램에 대해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은 학교의 다른 아이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에리너는 억울해. TV 안 보여주는 엄마가 문제지, 자기가 이상한 건 아니라는 거지. 아이들은 자기들이 다 아는 연예인이나 만화 얘기를 모르는 에리너를 '혐오(disgust)'하기까지 했대. 대중문화가 권력인 아이들 세계에서 에리너는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던 거야.
We didn’t have a television; Mummy called it the cathode carcinogen, cancer for the intellect,
우리 집에는 텔레비전이 없었다. 엄마는 그것을 '음극선 발암 물질'이자 '지성의 암'이라고 부르셨다.
엄마의 독설 어휘력이 거의 박사급이야. TV를 'cathode carcinogen(음극선 발암 물질)'이라고 불렀대. 옛날 TV가 음극선관(CRT) 방식이었던 걸 이용한 아주 고차원적인 비난이지. 지성을 망치는 암세포 같은 존재라며 에리너의 눈과 귀를 가려버린 거야.
and so we would read or listen to records, sometimes playing backgammon or mah-jongg if she was in a good mood.
그래서 우리는 책을 읽거나 레코드판을 들었고, 그녀의 기분이 좋을 때면 가끔 백개먼이나 마작을 하기도 했다.
TV 대신 한 놀이들이 범상치 않아. 백개먼(서양 장기)이랑 마작(mah-jongg)이라니! 꼬마 에리너가 엄마 기분 살피면서 마작 패를 만지고 있었을 모습을 상상해봐. 참 우아한 척하지만 기괴한 가정 풍경이지 않니? 에리너의 어린 시절은 늘 엄마의 기분('mood')에 따라 좌지우지됐던 거야.
Taken aback by my lack of familiarity with frozen convenience food,
냉동 간편식에 대해 내가 전혀 모른다는 사실에 당황한 듯,
다니엘 엄마가 지금 문화 충격을 제대로 받았어. 영국 애라면 누구나 아는 '피쉬 핑거'나 '냉동 감튀'를 에리너가 외계 유물 보듯 하니까 동공 지진이 일어난 거지. 에리너는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순수한 무지의 상태야.
Danielle Mearns’ mother asked me what it was that I usually had for tea on a Wednesday night.
다니엘 먼스의 어머니는 수요일 밤 저녁으로 보통 무엇을 먹는지 내게 물었다.
도대체 평소에 뭘 먹길래 이런 걸 모르나 싶어서 다니엘 엄마가 호구조사에 들어갔어. 질문도 구체적이야, '수요일 밤 저녁(tea)'. 이 질문 하나가 에리너의 '다른 세상 미식 리스트'를 소환하는 방아쇠가 되지.
“There’s no routine,” I said. “But what kind of things do you eat, generally?” she asked, genuinely puzzled.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내가 말했다. “하지만 보통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니?” 그녀가 진심으로 의아해하며 물었다.
에리너의 대답이 너무 사무적이라 다니엘 엄마는 더 당황했어. 'routine(정해진 일과)'이 없다니, 무슨 고독한 미식가라도 되는 걸까? 질문자는 'generally(일반적으로)'를 붙여서 어떻게든 공통점을 찾아보려 애쓰는 중이야.
I listed some of them. Asparagus velouté with a poached duck egg and hazelnut oil.
나는 몇 가지를 나열했다. 수란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벨루테와 헤이즐넛 오일 같은 것들을.
에리너가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 아니, 미식가 엄마의 메뉴판을 열었어. 첫 번째 메뉴부터 기가 막혀. '벨루테'? '수란'? 그것도 계란이 아니라 '오리 알' 수란이야! 동네 마트만 다니는 다니엘 엄마에겐 거의 마법 주문처럼 들렸을걸.
Bouillabaisse with homemade rouille. Honey-glazed poussin with celeriac fondants.
직접 만든 루유를 곁들인 부야베스. 셀러리아크 퐁당을 곁들인 꿀 소스 영계 요리.
메뉴는 갈수록 가관이야. '부야베스'는 프랑스식 해산물 스튜고, '루유'는 거기 곁들이는 마늘 오일 소스야. 심지어 집에서 직접 만들었대! 게다가 치킨 대신 영계(poussin) 요리를 먹었다니, 다니엘 엄마는 지금 자기 집 식탁에 놓인 '피쉬 핑거'가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을까?
Fresh truffles when in season, shaved over cèpes and buttered linguine. She stared at me.
제철에 나는 신선한 송로버섯을 얇게 썰어 올린 포르치니 버섯과 버터 링귀니 파스타.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에리너 미식 리스트의 정점, 트러플 등판! '제철 트러플'을 'shaved(얇게 갈아)' 올린 파스타라니... 이건 웬만한 부자들도 매일은 못 먹는 거야. 다니엘 엄마는 이제 에리너가 자기를 놀리는 건지, 아니면 진짜 다른 차원에서 온 애인지 헷갈려서 넋이 나간 상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