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ing some strange thrill at being this close to a blood relative of the woman
그 여자의 혈육과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기묘한 전율을 느끼는 듯했다.
준의 표정에서 '전율(thrill)'이 읽힌다니, 참 소름 돋는 통찰이야. 사람들은 끔찍한 범죄자의 가족을 보면 공포와 동시에 일종의 쾌감을 느끼나 봐. 준도 자기가 정의로운 사회복지사라고 생각하겠지만, 속으론 '내가 그 유명한 사건의 주인공 딸이랑 마주 보고 있다니!'라며 흥분하고 있는 거지.
the newspapers still occasionally referred to, all these years later, as the pretty face of evil.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신문에서 가끔 '악의 예쁜 얼굴'이라고 지칭하는 그 여자 말이다.
에리너의 엄마를 수식하는 표현 좀 봐. 'the pretty face of evil(악의 예쁜 얼굴)'. 얼마나 자극적이고 잔인한 표현이니? 신문사들이 클릭수(당시엔 발행 부수) 높이려고 붙인 저 타이틀이 에리너에겐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된 거야. 세월이 흘러도 가끔(occasionally) 소환된다는 게 더 징글징글하지?
I watched her eyes run over my scars. Her mouth hung slightly open,
나는 그녀의 시선이 내 흉터 위를 훑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입이 약간 벌어졌다.
준의 시선이 드디어 에리너의 흉터(scars)에 닿았어. 마치 벌레라도 본 듯 입을 벌리고 있는 준의 모습, 정말 실례 아닌가? 에리너는 그런 준의 무례함을 '지켜보았다(watched)'고 해. 자기가 관찰당하는 와중에도 상대를 역으로 관찰하는 에리너의 저 무심한 강철 멘탈!
and it became apparent that the suit and the bob were an inadequate disguise for this particular slack-jawed yokel.
정장과 단발머리조차 이 멍청한 시골뜨기의 정체를 숨기기에는 부적절한 변장임이 명백해졌다.
에리너의 촌철살인 드립 폭발! 준의 깔끔한 정장과 세련된 단발머리(bob)를 'disguise(변장)'라고 표현했어. 겉은 도시 전문가처럼 꾸몄지만, 흉터를 보고 입을 떡 벌리는 꼬락서니를 보니 본질은 그냥 'slack-jawed yokel(입 벌리고 멍하니 서 있는 시골뜨기)'이라는 거지. 에리너의 독설은 정말 우아하면서도 치명적이야.
“I could probably dig out a photograph, if you’d like one,” I said.
“원하신다면 사진 한 장 정도는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내가 말했다.
준이 에리너 얼굴에서 엄마 흔적 찾으려고 빤히 쳐다보니까, 에리너가 아예 대놓고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해버려. 준의 무례한 호기심을 정면으로 받아치면서 민망하게 만드는 에리너의 고급 기술이지. 'dig out(파내다/찾아내다)'이라는 단어 선택도 참 절묘해. 묻혀있던 과거를 억지로 꺼내는 느낌이랄까.
She blinked twice and blushed, then busied herself by grappling with the bulging file, trying to sort all the loose papers into a tidy pile.
그녀는 눈을 두 번 깜빡이더니 얼굴을 붉혔다. 그러고는 부풀어 오른 서류철과 씨름하며 흩어진 종이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준 멀런이 에리너의 돌직구 제안에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졌어! 창피하니까 갑자기 서류 정리하는 척 바쁜 척을 하네. 서류가 'bulging(불룩하게 튀어나온)' 상태라는 건 에리너의 과거가 그만큼 두껍고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해서 좀 씁쓸하기도 해.
I noticed a single sheet flutter down and land under the coffee table.
종이 한 장이 팔랑거리며 떨어져 커피 탁자 밑에 안착하는 것이 내 눈에 띄었다.
이 미묘한 상황에서 에리너의 매의 눈 좀 봐! 종이 한 장이 'flutter down(팔랑거리며 떨어지다)'하는 걸 아주 슬로우 모션으로 관찰하고 있어. 준은 지금 창피해서 정신이 없는데, 에리너는 그 종이가 탁자 밑 어디에 'land(착륙/안착)'했는지까지 정확히 파악 완료했어.
She hadn’t seen it make its escape, and I pondered whether or not to tell her.
그녀는 종이가 탈출하는 것을 보지 못했고, 나는 그것을 말해줄지 말지 곰곰이 생각했다.
에리너의 엉뚱함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종이가 떨어진 걸 'make its escape(탈출하다)'라고 의인화했어. 마치 종이가 답답한 서류철에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걸 응원하는 기분 아닐까? 말해줄까 말까 'ponder(곰곰이 생각하다)'하는 저 여유로움이 준의 당황함과 대조돼서 더 재밌어.
It was about me, after all, so wasn’t it technically mine? I’d return it at the next visit, of course —I’m not a thief.
어쨌든 그것은 나에 관한 것이니, 엄밀히 말해 내 것이 아닌가? 물론 다음 방문 때 돌려줄 생각이다. 나는 도둑이 아니니까.
에리너의 기적의 논리 탄생! '내 얘기가 적힌 종이니까 내 거 아냐?'라며 슬쩍 챙기려는 속셈이야. 'technically(엄밀히 따지면)'라는 단어를 써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게 너무 에리너답지? 그러면서도 '나는 도둑이 아냐'라고 선 긋는 저 고지식함이 포인트야.
I imagined Mummy’s voice, whispering, telling me I was quite right, that social workers were busybodies, do-gooders, nosy parkers.
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상상했다. 그녀는 내 말이 전적으로 옳으며, 사회복지사란 참견하기 좋아하고 위선적인 참견쟁이일 뿐이라고 속삭였다.
에리너가 꼼수를 부릴 때마다 머릿속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이 소름 돋는 순간! 'busybodies, do-gooders, nosy parkers'까지... 참견쟁이를 뜻하는 단어를 3단 콤보로 날리네. 엄마가 에리너의 가치관을 얼마나 지독하게 오염시켰는지 알 수 있어. 에리너는 지금 이 비뚤어진 응원에 힘입어 종이를 슬쩍하기로 마음먹은 거야.
June Mullen snapped the elastic band around the file, and the moment to mention the sheet of paper had passed.
준 멀런은 서류철 둘레에 고무줄을 챙 하고 튕겨 끼웠고, 종이 한 장에 대해 언급할 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준이 서류 정리를 끝내버렸어. 그 고무줄 튕기는 소리 'snap'과 함께 에리너가 종이 얘기를 할 타이밍도 영영 날아간 거지. 에리너는 지금 이 '우연한 득템'을 아주 자연스럽게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고무줄 소리가 마치 에리너의 완전범죄(?)를 알리는 신호탄처럼 들리지 않니?
“I... is there anything else you’d like to discuss with me today?” she asked.
“저... 오늘 저와 더 논의하고 싶은 다른 사항이 있나요?” 그녀가 물었다.
준은 이제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은 거야. 서류 정리도 다 했고, 예의상 '더 할 말 없지?'라고 묻는 거지. 에리너의 독특한 아우라에 기가 눌린 사회복지사의 마지막 비즈니스 멘트랄까. 준의 목소리에 섞인 그 미묘한 '이제 나 좀 보내줘'라는 뉘앙스가 느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