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spoke quietly, to herself rather than to me.
그녀는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혼잣말처럼 나직하게 말했다.
준 멀런의 태도 좀 봐. 에리너를 앞에 두고 투명인간 취급하며 혼잣말을 하네? 사회복지사라면서 정작 소통은 안 하고 서류랑만 대화하는 모습이야. 엘리너가 아까 '사회성 부족' 운운하며 준을 분석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어. 서로가 서로를 '사회성 결핍'으로 보고 있는 웃픈 대치 상황이지!
“Biannual visits... continuity of community integration... early identification of any additional support needs...”
“연 2회 방문... 지역 사회 통합의 지속성... 추가 지원 필요 사항의 조기 식별...”
서류 내용을 훑으며 핵심 키워드를 읊는 장면이야. '지역 사회 통합(community integration)'이니 '조기 식별(early identification)'이니 하는 어려운 행정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지? 에리너라는 인간을 돕는 게 아니라 서류상의 수치와 규정으로만 관리하려는 차가운 관료주의의 현장을 중계해주는 것 같아.
She continued to read, and then I saw her face change and she glanced at me, her expression a mixture of horror, alarm and pity.
그녀는 계속해서 읽어 내려갔고, 그러다 나는 그녀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공포와 경악, 그리고 동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드디어 준 멀런의 포커페이스가 무너졌어! 서류에서 에리너의 '엄마'나 '그 사건'에 대한 충격적인 내용을 읽었나 봐. 공포(horror)와 경악(alarm), 그리고 동정(pity)까지... 에리너의 과거가 얼마나 처참했길래 저렇게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여자가 저런 표정을 지을까? 이제 분위기가 아주 무거워지기 시작했어.
She must have got to the section about Mummy. I stared her out.
그녀가 엄마에 관한 대목에 도달한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녀가 고개를 돌릴 때까지 빤히 쳐다보았다.
준 멀런의 표정이 일그러진 이유, 에리너는 단번에 눈치챘어. 바로 '엄마'에 대한 기록을 읽은 거지. 에리너는 당황해서 피하는 대신 'stared her out(눈싸움해서 이기다/빤히 쳐다보다)'을 시전해. '그래, 우리 엄마가 그런 사람인데 뭐 어쩔 거야?'라는 무언의 압박 같아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도네.
She took a deep breath, looked down at the papers and then exhaled slowly as she looked up at me again.
그녀는 심호흡을 하더니 서류를 내려다보았고, 다시 나를 올려다보며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준 멀런도 충격이 꽤 컸나 봐. 심호흡(deep breath)까지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어. 서류 속의 잔혹한 진실과 눈앞의 덤덤한 에리너 사이에서 감정을 추스르려 애쓰는 모습이지. '천천히 내뱉는 숨(exhaled slowly)'에 그녀의 복잡한 심경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아.
“I had no idea,” she said, her voice echoing her expression. “Do you... you must miss her terribly?”
“전혀 몰랐어요.” 표정만큼이나 어두운 음성으로 그녀가 말했다. “어머니가... 무척 보고 싶으시겠어요?”
준 멀런이 던진 이 한마디, 'miss her terribly(엄청나게 그리워하다)'. 보통의 모녀 관계라면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에리너의 과거를 아는 우리에겐 정말 번지수 잘못 찾은 질문이지? 준의 목소리에 담긴 그 섣부른 동정이 에리너에겐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하지만 준은 자기가 대단한 위로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
“Mummy?” I said. “Hardly.” “No, I meant...” she trailed off, looking awkward, sad, embarrassed.
“엄마요?” 내가 말했다. “설마요.” “아니, 제 말은...”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어색하고 슬프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엘리너의 단칼 거절! 'Hardly(설마/천만에)'라는 한마디로 준의 동정을 박살 내버렸어. '엄마가 보고 싶냐고? 꿈도 꾸지 마!'라는 뉘앙스지. 민망해진 준 멀런이 말을 흐리며(trailed off) 짓는 저 'awkward, sad, embarrassed' 트리오 표정 좀 봐. 엘리너는 지금 이 상황을 아주 흥미진진하게 관찰 중이야.
Ah, I knew them well—these were the holy trinity of Oliphant expressions.
아, 나는 그 표정들을 잘 알았다. 그것들이야말로 올리펀트를 대하는 이들이 짓는 신성한 삼위일체의 표정들이었으니까.
엘리너의 명언 탄생! 남들이 자기 보고 짓는 어색함, 슬픔, 당혹감을 'holy trinity(성스러운 삼위일체)'라고 이름 붙였어. 자기를 '불쌍한 애' 취급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리액션을 데이터베이스화해둔 거지. 'Oliphant expressions'라고 성(surname)을 붙여서 부르는 게 마치 학술적인 현상을 분석하는 학자 같아서 더 웃프네.
I shrugged, having no idea whatsoever what she was talking about.
그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에,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준 멀런은 나름 공감해보겠다고 애쓰는데, 에리너는 진짜 '1도 모르겠다'는 반응이야. 'no idea whatsoever(도무지 전혀 모름)'라며 어깨만 으쓱(shrugged)해. 준의 감상적인 위로가 에리너의 철벽 논리에는 전혀 가닿지 않고 튕겨 나가는 중이지. 이 불통의 미학... 정말 엘리너답지 않니?
Silence sat between us, shivering with misery. After what felt like days had passed,
침묵이 우리 사이에 내려앉았다. 비참함에 몸을 떨며. 며칠은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 흐른 뒤,
이 어색한 정적 어떡할 거야? 준 멀런은 방금 에리너의 충격적인 과거를 읽었고, 에리너는 그런 준을 빤히 쳐다보고 있어. '비참함에 몸을 떨다(shivering with misery)'라는 표현이 이 방 안의 공기를 완벽하게 설명해주네. 1초가 1년 같은 이 분위기, 정말 숨 막히지 않니?
June Mullen closed the file on her lap and gave me an overly bright smile.
준 멀런은 무릎 위에 놓인 서류철을 덮고는 나에게 지나치게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갑자기 분위기 반전? 준 멀런이 어색함을 깨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 중이야. 근데 그 미소가 'overly bright(지나치게 밝은)' 하대. 우리도 가끔 너무 당황하면 입만 웃게 되잖아? 딱 그런 비즈니스용 억지 텐션 미소를 장착하고 에리너를 대하려는 거지.
“So, Eleanor, how have you been getting on, generally, since Heather’s last visit, I mean?”
“그래서, 에리너 씨, 그러니까 제 말은, 헤더 씨의 마지막 방문 이후로 전반적으로 어떻게 지내 오셨나요?”
드디어 준이 입을 뗐어! 근데 질문이 너무 공무원스러워. '어떻게 지냈냐'고 묻는데 'generally(전반적으로)' 같은 단어를 끼워 넣어서 거리감을 두네. 에리너의 충격적인 과거를 보고 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횡설수설하는 느낌도 좀 있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