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my’s parting gift. Getting to Dr. Temple’s office involved a bus journey into town and then a short walk.
새미의 작별 선물. 템플 박사의 사무실에 가려면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좀 걸어야 했어.
할아버지의 스웨터를 '작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 상담을 받으러 가는 엘리너의 모습이야. 마음은 따뜻하지만 발걸음은 현실적인 이동 경로를 밟고 있지.
My travel pass had expired, and it was symptomatic of my general feeling of Weltschmerz, of anomie, that I hadn’t even bothered to renew it last week.
내 교통카드는 만료되어 있었는데, 이건 지난주에 카드 갱신조차 귀찮아했던 나의 전반적인 우울함과 사회적 무력감을 보여주는 증상이었어.
엘리너의 멘탈이 얼마나 바닥이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교통카드 갱신하는 그 사소한 일조차 못 할 정도로 세상만사 다 부질없다고 느꼈던 거지. 웰트슈메르츠(Weltshmerz) 같은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엘리너답지?
Marianne. Everything else was just trivia.
마리안. 그 외의 모든 것들은 그냥 하찮은 잡동사니였을 뿐이야.
엘리너에게 있어서 상담사 마리안과의 관계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보여줘. 마리안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일들은 그냥 퀴즈쇼에나 나올 법한 쓸데없는 지식(trivia)일 뿐이라는 엘리너의 단호박 같은 마음이지.
I dropped two pounds into the driver’s slot, caring not one whit that it bore an ugly sticker saying No Change Given,
나는 운전석 옆 돈 투입구에 2파운드를 툭 던져 넣었는데, 거기 '거스름돈 없음'이라는 못생긴 스티커가 붙어 있다는 것쯤은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았어.
평소의 깐깐한 엘리너라면 거스름돈 1펜스에도 기사님과 토론을 벌였겠지만, 지금은 상담사 마리안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진 상태야. 한마디로 '자본주의적 해탈'의 경지에 오른 거지.
and that I had therefore needlessly sacrificed twenty pence.
그리고 그 때문에 내가 불필요하게 20펜스를 희생했다는 사실도 말이야.
2파운드를 넣고 거스름돈을 못 받았으니 20펜스(우리나라 돈으로 몇백 원 정도)를 그냥 버린 셈이지. 평소의 엘리너라면 피눈물을 흘렸겠지만 지금은 '상담'이라는 거사를 위해 이 정도 플렉스는 허용하고 있어.
Who gave a fig about twenty pence, when it came down to it?
따지고 보면, 고작 20펜스 따위에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
사실 속으로는 피눈물이 날지도 모르지만, '나는 20펜스 정도는 우습게 아는 쿨한 여자다'라고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하는 중이야. 정신 승리의 현장이지.
All of the seats already had an occupant, which meant I was going to have to position myself next to a stranger.
모든 좌석에 이미 주인이 있었는데, 그 말은 즉 내가 낯선 사람 옆에 자리를 잡아야만 한다는 뜻이었지.
버스에 탔는데 빈자리가 하나도 없을 때의 그 막막함, 알지? 특히나 사회성이 0에 수렴하는 엘리너에게 모르는 사람 옆에 앉는 건 에베레스트 등반만큼이나 큰 도전이야.
In a different mood, I enjoyed this game: one had ten seconds to scan the occupants
기분이 좀 다를 때는 이 게임을 즐기기도 했어. 탑승객들을 훑어보는 데 딱 10초의 시간이 주어지는 게임 말이야.
평소의 엘리너라면 버스에서 누구 옆에 앉을지 고르는 걸 나름의 서바이벌 게임처럼 즐겼다는 소리야. 오늘은 멘탈이 나가서 그럴 여유도 없지만 평소엔 아주 전략적으로 자리를 골랐나 봐.
and select the slimmest, sanest, cleanest-looking person to sit next to.
그리고 옆에 앉을 사람 중에서 가장 날씬하고, 제정신이고, 깔끔해 보이는 사람을 고르는 거지.
엘리너의 인간 분류 기준이 아주 명확하게 드러나. 외모와 위생, 그리고 정신 상태까지 10초 만에 견적을 내야 하는 고난도 미션이야. 거의 인간 감별사 수준이지.
Choose wrongly, and the fifteen-minute journey into town would be a much less pleasant experience—
만약 선택을 잘못하면, 시내까지 가는 15분 동안의 여정은 훨씬 덜 유쾌한 경험이 될 거야.
15분이 짧아 보이지만, 빌런 옆에 앉으면 그건 영겁의 시간이지. 엘리너에게 이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평화로운 이동권을 지키기 위한 생존 문제야.
either squashed beside a sprawling fatty, or mouth-breathing to minimize the penetration of the reek emanating from an unwashed body.
옆으로 퍼진 뚱보 옆에 끼여서 가거나, 씻지 않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의 침투를 최소화하려고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거든.
엘리너의 묘사력 좀 봐. 자기 영역 침범하는 거랑 냄새나는 거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지. 입으로 숨 쉬는 건 진짜 최후의 수단인데, 그걸 버스에서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 난다.
Such was the excitement of traveling on public transport.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묘미란 게 바로 이런 거였지.
버스에서 옆자리에 누가 앉을지 긴장하며 지켜보는 이 쫄깃한 상황을 '익사이팅'하다고 비꼬는 거야. 거의 뭐 롤러코스터 타기 전의 심장 떨림 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