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nt to stop thinking about death. I just want to go home, put on normal clothes and watch television.”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건 이제 그만하고 싶어. 그냥 집에 가서 편한 옷 입고 텔레비전이나 보고 싶어.”
심오한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기가 다 빨려버린 엘리너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인 '집가서 눕고 싶다'를 시전하는 중이지.
Raymond stubbed his cigarette out and then buried it in the flower bed behind us.
레이먼드는 담배를 비벼 끄더니 우리 뒤에 있는 화단에 묻어버렸어.
엘리너의 징징거림을 다 들어준 레이먼드가 이제 일어날 채비를 하며 담배를 정리하는 장면인데, 화단에 묻는 건 좀 양아치 같긴 하지?
“No one wants to go to these things, Eleanor,” he said gently. “You have to, though. For the family.”
“이런 데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엘리너,” 그가 다정하게 말했다. “그래도 가야 해. 가족을 위해서라도.”
장례식 뒤풀이 장소인 호텔에 가기 싫어서 떼쓰는 엘리너를 레이먼드가 어른스럽게 달래는 중이야. 어쩔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목이지.
I must have looked sad. “You don’t need to stay long,” he said, his voice soft and patient.
내가 슬퍼 보였나 봐. “오래 머물 필요 없어,” 그가 부드럽고 인내심 있게 말했다.
엘리너가 나라 잃은 표정을 짓자 레이먼드가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직장인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채고 탈출 전략을 짜주는 장면이야.
“Just show face; have a cup of tea, eat a sausage roll—you know the drill.”
“그냥 얼굴만 비춰. 차 한 잔 마시고, 소시지 롤 하나 먹고. 뭔지 알지?”
레이먼드가 사회생활 만렙 포스로 '국룰'을 전수하고 있어. 얼굴 도장 찍고 밥 먹고 튀기 전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지.
“Well, I hope they’ve at least got a high meat content and friable pastry,” I said, more in hope than in expectation, and shouldering my handbag.
“글쎄, 적어도 고기 함량이 높고 바삭한 페이스트리였으면 좋겠네,” 기대보다는 희망을 담아 말하며 가방을 어깨에 메었다.
가기 싫다더니 갑자기 음식 퀄리티 따지는 엘리너의 확고한 취향 좀 봐. 억지로 가는 마당에 먹을 거라도 맛있어야 한다는 굳은 의지지.
The Hawthorn House Hotel was walking distance from the crematorium.
호손 하우스 호텔은 화장장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장례식 끝나고 밥 먹으러 가는 길이 아주 가깝다는 소리야. 슬픔을 뒤로하고 배고픔을 해결하러 가기에 딱 좋은 동선이지.
The woman at the reception desk smiled, and it was impossible not to notice that she had only one front tooth;
안내 데스크에 있는 여자가 미소를 지었는데, 앞니가 하나밖에 없다는 걸 눈치채지 않을 수가 없었어.
호텔에 딱 들어섰는데 직원이 환영해준답시고 웃거든? 근데 그 웃음이 좀... 임팩트가 강렬했던 거지.
the remaining molars were the exact same shade as Colman’s English mustard.
남은 어금니들은 콜맨즈 잉글리시 머스터드와 똑같은 색깔이었어.
엘리너의 관찰력이 여기서도 빛을 발해. 그냥 노란 게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소스 색깔에 비유하는 저 꼼꼼함 좀 보소.
I’m not one to make judgments about other people’s personal appearance, but really;
내가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해 판단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진짜로;
'나 그런 사람 아닌데~'라고 밑밥 까는 건 만국 공통의 뒷담화 시작 멘트지. 본격적으로 까기 전에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는 고단수의 전략이야.
of all the available staff, was this woman the best choice for the front desk?
그 많은 직원들 중에서, 이 여자가 프런트 데스크를 맡기에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호텔의 얼굴이라는 리셉션에 앞니 하나뿐인 직원을 배치한 경영진의 인사 안목을 심각하게 의심하는 중이야.
She directed us to the Bramble Suite and flashed us a gappy, sympathetic smile.
그녀는 우리를 브램블 스위트로 안내하더니 이가 빠진 채로 동정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어.
호텔 리셉션 직원이 안내를 해주는데 그 비주얼이 참 묘해. 이가 빠져서 휑한 입으로 '참 고생 많으셨죠' 하는 표정을 짓는데 엘리너 입장에서는 그게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