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es
PART ONE YOU ARE ENTERING CAMP GREEN LAKE
1부. 당신은 지금 초록 호수 캠프에 들어서고 있다.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문장이야. 마치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처럼 독자를 이야기 속 배경으로 쑥 밀어 넣는 거지. 이름은 '초록 호수'인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니? 참고로 여기서 'Green'이 진짜 초록색 풀밭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이끼 낀 녹조 라떼를 의미하는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
There is no lake at Camp Green Lake. There once was a very large lake here, the largest lake in Texas.
초록 호수 캠프에는 호수가 없다. 한때 이곳에는 텍사스에서 가장 큰, 아주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
첫 문장부터 배신감이 느껴지지? 이름은 '그린 레이크'인데 호수가 없다니, 이건 마치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보다 더 심각한 사기야. 텍사스에서 제일 컸던 호수가 사라졌다는 건, 이곳에 뭔가 엄청난 일이 있었다는 복선이지. 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상상이 가니?
That was over a hundred years ago. Now it is just a dry, flat wasteland.
그건 백 년도 더 된 일이다. 지금은 그저 메마르고 평평한 황무지일 뿐이다.
시간의 흐름이 잔인하지? 10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 거대한 물이 다 말라버렸대. 상전벽해라는 말이 딱 이럴 때 쓰는 거야. 물 한 방울 없는 황무지에 서 있는 기분을 상상해봐. 입안이 바싹바싹 마를걸?
There used to be a town of Green Lake as well. The town shriveled and dried up along with the lake, and the people who lived there.
예전에는 초록 호수 마을도 있었다. 마을은 호수와 함께 쪼그라들어 말라버렸고, 그곳에 살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호수만 마른 게 아니었어. 마을도, 사람도 다 말라비틀어졌대. '쪼그라들었다(shriveled)'는 표현이 참 섬뜩하면서도 문학적이지 않니? 물이 생명이라는 걸 이렇게 건조한 유머로 보여주고 있어. 여기서 '사람들도 말라버렸다'는 건 진짜 미라가 됐다는 게 아니라, 삶의 활기를 잃고 떠나거나 사라졌다는 비유야.
During the summer the daytime temperature hovers around ninety-five degrees in the shade— if you can find any shade.
여름철 낮 기온은 그늘에서도 섭씨 35도 안팎을 맴돈다. 그늘을 찾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 캠프 날씨, 정말 사악하지 않니?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폭포수처럼 흐를 것 같아. 근데 더 킹받는 건 '그늘이 있다면'이라는 조건부라는 거야. 사실상 그늘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소리거든. 참고로 화씨 95도는 우리에게 익숙한 섭씨로 바꾸면 약 35도 정도야. 찜통더위 그 자체지!
There’s not much shade in a big dry lake. The only trees are two old oaks on the eastern edge of the “lake.”
이 거대하고 메마른 호수에는 그늘이 그리 많지 않다. 유일한 나무라고는 "호수" 동쪽 끝자락에 있는 오래된 참나무 두 그루뿐이다.
호수였던 곳이 사막처럼 변했으니 나무가 있을 리가 있겠어? 딱 두 그루 있는 참나무가 이 넓은 땅의 유일한 희망인 셈이지. 근데 여기서 'lake'에 따옴표가 붙은 거 보여? 이름만 호수지 실제로는 물 한 방울 없는 땅이라는 걸 작가가 대놓고 비꼬고 있는 거야.
A hammock is stretched between the two trees, and a log cabin stands behind that.
그 나무 두 그루 사이에 해먹 하나가 걸려 있고, 그 뒤로 통나무집 한 채가 서 있다.
뙤약볕 아래 나무 두 그루와 해먹, 그리고 통나무집... 언뜻 보면 휴양지 같지만, 여기 배경이 '소년 캠프'라는 걸 잊지 마. 저 해먹에 누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지만, 과연 주인공 스탠리가 저기 누울 수 있을까? (답은 너도 알지?)
The campers are forbidden to lie in the hammock. It belongs to the Warden. The Warden owns the shade.
캠프 대원들은 해먹에 눕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해먹은 소장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소장님이 그늘을 독점하고 있다.
와, 소장님 인성 보소. 그늘까지 자기 거라고 딱 못을 박아버리네. 아이들은 뙤약볕에서 구덩이를 파는데 소장님 혼자 해먹에서 꿀잠 자는 그림... 벌써부터 빌런의 향기가 강하게 느껴지지? 여기서 '그늘을 소유한다'는 말은 이 캠프의 생사여탈권을 소장님이 쥐고 있다는 비유이기도 해.
Out on the lake, rattlesnakes and scorpions find shade under rocks and in the holes dug by the campers.
호수 밖 벌판에서는 방울뱀과 전갈들이 바위 아래나 캠프 대원들이 판 구덩이 속에서 그늘을 찾는다.
이 동네는 사람만 그늘을 찾는 게 아니야. 방울뱀이랑 전갈도 '나도 더워 죽겠다'면서 그늘을 찾아다니지. 근데 그 그늘이 어디냐고? 바로 주인공들이 땀 흘리며 파놓은 구덩이야. 열심히 집 지어놨더니 무단 침입자가 방울뱀인 상황이지. 완전 '내 집 마련의 비극' 아니니?
Here’s a good rule to remember about rattlesnakes and scorpions: If you don’t bother them, they won’t bother you.
방울뱀과 전갈에 대해 기억해야 할 좋은 규칙이 하나 있다. 네가 그것들을 괴롭히지 않으면, 그것들도 너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작가님이 생존 꿀팁을 전수해주고 계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를 뱀 버전으로 바꾼 느낌이랄까? 근데 이게 말은 쉽지, 구덩이 파다가 실수로 꼬리라도 밟는 날엔...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치?
Usually. Being bitten by a scorpion or even a rattlesnake is not the worst thing that can happen to you. You won’t die. Usually.
대개는 그렇다. 전갈이나 심지어 방울뱀에게 물리는 것이 네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아니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대개는.
작가님이 '보통은 안 죽어'라고 하시는데, 뒤에 붙은 'Usually(대개는)'가 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질까? 99%는 살지만 1%는 장담 못 한다는 소리잖아. 게다가 이게 최악이 아니라니... 그럼 이거보다 더 끔찍한 게 대체 뭐라는 걸까? 복선이 아주 그냥 오싹하지?
Sometimes a camper will try to be bitten by a scorpion, or even a small rattlesnake.
가끔 어떤 대원은 전갈이나 심지어 작은 방울뱀에게 일부러 물리려 하기도 한다.
아니, 얼마나 캠프 생활이 힘들면 독사한테 일부러 물리고 싶어 할까? 죽지는 않으면서 며칠 쉴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을 선택하겠다는 건데, 이건 진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생계형 자해' 아니니? 여기서 'try to be bitten'은 정말 필사적인 마음이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