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es, Conor thought with dread as he walked home. It was after school, and he’d made his escape.
이야기라니. 코너는 두려움을 느끼며 집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겨우 빠져나온 참이었다.
이야기가 가진 힘이 무서울 때가 있지. 코너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된 듯 싶어. 탈출 성공인가?
He’d got through the rest of the day avoiding Harry and the others,
코너는 해리와 그 일당을 피해 다니며 남은 학교 일과를 겨우 마쳤다.
눈치 싸움의 연속이지. 해리 일행이랑 마주쳐봤자 좋은 꼴 못 볼 테니까.
though they probably knew better than to risk causing him another “accident” so soon after nearly getting caught by Miss Kwan.
콴 선생님에게 걸릴 뻔한 직후라 놈들도 또 다른 '사고'를 치는 모험은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걸 아는 모양이었다.
놈들도 눈치는 있나 봐. 학년 주임 선생님 포스가 좀 무서워야 말이지. 덕분에 잠시 평화가 찾아왔네.
He’d also avoided Lily, who had returned to lessons with red, puffy eyes and a scowl you could hang meat from.
코너는 릴리도 피했다. 그녀는 눈이 퉁퉁 부은 채 고기를 걸어둬도 될 만큼 험악한 표정으로 수업에 돌아와 있었다.
릴리 표정 보소. 도살장 갈고리마냥 험악한 거 보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모양이야. 울어서 부은 눈이 더 무서운 법이지.
When the final bell went, Conor had rushed out fast, feeling the burden of school and of Harry and of Lily drop from his shoulders
종례 벨이 울리자마자 코너는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왔다. 학교와 해리, 그리고 릴리라는 짐이 어깨에서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학교라는 감옥에서 탈출 성공이야. 인간관계가 제일 무거운 짐이라는 게 딱 이럴 때 쓰는 말이지.
as he put one street and then another between himself and all of that.
학교와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모든 것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한 블록씩 멀어질 때마다 수명 연장되는 기분 아닐까? 도망치는 게 가끔은 최선의 방책이지.
Stories, he thought again. “Your stories,” Mrs Marl had said in their English lesson.
다시 이야기 생각이 났다. 영어 시간에 말 부인께서 말씀하셨다. "여러분의 이야기 말이에요."
영어 선생님이 숙제를 던져주셨네. 자기 이야기를 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숙제라는 거 알지?
“Don’t think you haven’t lived long enough to have a story to tell.”
"여러분이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인생을 덜 살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선생님 말씀이 정답이지. 13살 인생에도 파란만장한 스토리는 차고 넘치니까.
Life writing, she’d called it, an assignment for them to write about themselves.
그녀는 그것을 '인생 쓰기'라고 불렀다. 자신에 대해 써보는 과제였다.
자서전 예행연습인가 봐. 코너에게는 쓰기 싫은 기억들이 더 많을 텐데 걱정이네.
Their family tree, where they’d lived, holiday trips and happy memories. Important things that had happened.
가계도나 살던 곳, 가족 여행이나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인생에서 벌어진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써야 했다.
평범한 애들한테는 쉬운 주제겠지. 근데 코너한테 '중요한 사건'은 좀 결이 다르잖아.
Conor shifted his rucksack on his shoulder. He could think of a couple of important things that had happened.
코너는 어깨 위의 배낭을 고쳐 멨다. 살면서 일어난 몇 가지 중요한 사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과제 하려니까 생각나긴 하나 봐. 근데 그 기억들이 과연 '행복한 기억'일지 의문이 드네.
Nothing he wanted to write about, though. His father leaving. The cat wandering off one day and never coming back.
하지만 어느 것 하나 글로 쓰고 싶지는 않았다. 아빠가 떠난 일이나, 키우던 고양이가 가출해서 영영 돌아오지 않은 일 같은 것들 말이다.
목록 보소. 상처뿐인 영광도 아니고 슬픈 일들뿐이야. 고양이까지 가출하다니 운도 없지.